【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아주대학병원 순환기내과 신준한 교수】
고혈압 환자는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예전부터 사람들은 혈압과 당뇨의 관계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가졌다. 그렇다면 주목하자. 평소에 궁금해하던 혈압과 당뇨 둘 사이의 진실을 속시원히 파헤쳐 보고 그와 관련된 질병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본다.
혈압과 당뇨 그 상관관계
당뇨하면 늘 따라다니는 질환이 하나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인구가 겪는 고혈압이 그것이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모두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질병이다. 두 질병 모두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고, 다양한 임상 양상으로 나타나므로 하나로 콕 집어서 그 상관관계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고혈압과 당뇨병은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이 두 질병 외에 비만, 고지혈증 등을 포함해 대사증후군이라 명하고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아주대학병원 순환기내과 신준한 교수는 “각 연령별로 그 유병률은 다르나 전체 인구 중에서 고혈압은 약 25~30%, 당뇨병은 7~11%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병이 동시에 있는 유병률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서 고혈압이 동반될 확률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약 2.5배나 많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당이 증가할 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고 유리지방산이 과량으로 분비되는 데 이로 인해 활성산소, 최종 당화종산물 등이 많이 만들어지고 결국 동맥 내피 손상이 초래된다. 동맥 내피 손상은 혈관의 확장능력이 현저히 감소되고 수축을 지속시켜서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동시에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는 경우 고혈압이 발생하는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동맥경화증을 주의하라
고혈압은 약물치료, 당뇨병은 약물치료와 인슐린치료 등이 사용된다. 당뇨병이 동반되어 있는 고혈압 환자는 합병증 발생위험이 높아져서 고혈압도 철저히 조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치료의 목표치는 140/90mmHg 미만이나 당뇨병을 함께 앓는 환자는 130/80mmHg 미만으로 더 낮다.
신준한 교수는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가 가장 주의해야 할 합병증은 동맥경화증입니다. 특히 두 질병을 동시에 앓을 때는 동맥경화증의 발병률이 매우 높아질 뿐 아니라 병의 진행도 빨라지게 됩니다.”라고 충고한다.
동맥경화증은 전신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뇌혈관 및 경동맥을 침범하여 뇌경색이나 출혈 등이 유발되고 이로 인해 치매의 발병도 더 높아진다. 심혈관을 침범하여 협심증, 심근경색증, 급사 등을 유발하고 당뇨성 신증을 악화시키며, 말초혈관의 동맥경화증으로 족부 궤양 또는 괴사 등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것은 생명을 단축시킬 뿐 아니라 삶의 질을 크게 악화시킨다.
혈압과 당뇨, 주의해야 할 점
당뇨병이 있는 환자가 고혈압까지 함께 앓으면 많은 사람들이 흔히 ‘당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하지만 당뇨병과 고혈압의 인과관계를 단순하게 연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런 용어는 바르지 않다. 다만 당뇨병은 위에서 언급한 혈관의 손상 외에도 신장에 병변을 유발하기도 하는데(이것을 당뇨성신증이라고 한다) 이 역시 고혈압의 한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혈압을 적당히 유지하고 당뇨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생활을 하는 것이 좋은지 신준한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흡연, 고지혈증, 가족력 등은 주요 위험인자!
따라서 담배를 피우는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서양 사람들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지혈증이 적은 데도 불구하고 급격히 동맥경화증이 발병하는 것의 가장 큰 이유가 담배이다.
▶과체중을 막아라
과체중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서 이들 질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식이요법을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전체적인 칼로리를 줄여서 체중을 정상적으로 유지한다.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억제하라
동물성 기름, 달걀노른자, 갑각류, 육고기의 지방부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식이요법으로 줄일 수 있는 콜레스테롤 양은 약 10%이다. 따라서 현재의 콜레스테롤 농도가 식이요법만으로 감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약물 복용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꾸준한 운동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므로 혈압 및 당뇨의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속보로 1시간~1시간 30분 정도 매일 운동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절에 이상이 있거나 기관지 천식이 동반된 환자는 수영을 하거나 물속에서 걷는 운동을 하도록 한다. 마라톤이나 축구 등 격렬한 운동은 정밀 검사를 통해 선별된 환자들에서만 시행하도록 한다.
▶음식에는 염분을 제한해야 한다
식단은 신선한 야채, 곡물류, 생선 등으로 갖추는 것이 좋다. 또한 소식을 하되 가려서 식사 하지 않는다. 일부 환자들은 극단적으로 지방을 섭취하지 않거나 특정 음식만 섭취하는 데 이런 경우 오히려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술은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다
적당한 양의 알코올 섭취는 심질환이나 심부전증을 감소시키고 당뇨에도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에 맥주 약 720ml 정도, 소주 약 3잔 정도를 권유하며, 여성은 남성의 약 절반 정도를 마시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