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고주파 온열 암치료가 방송에 보도되면서 이 치료를 받기 위해서 기기가 설치된 병원으로 암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암이 열에 약한 원리를 이용한 이 치료법은 기존의 병원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없는 무통치료라는 점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연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이 암 환자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열에 약한 암, 고주파가 대안?
암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식물에 포함된 대부분의 항산화 영양소(카로티노이드, 플라보노이드, 비타민 CㆍE, 폴리페놀 등)나 산소, 열 등에 약한 성질이 있다.
이 중 고주파 온열 치료법은 열을 이용한 암치료법으로 정의할 수 있다. 병원치료인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 등이 치료 효과에 비해 부작용이 심해 환자가 고통에 빠질 가능성이 많은 반면 고주파 온열 치료법은 효과는 증가시키고 부작용은 없는, 환자에게는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에는 외부의 열을 몸 안으로 전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있다가 13.56MHz의 고주파를 암세포에 전달시키는 방법이 개발됨으로써 열로 암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결국 이 치료법의 기본원리는 세포 외액의 온도를 올려 암세포의 세포막을 파괴시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라 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이 방송을 통해 보도되면서 고주파 온열치료기가 설치된 병원은 암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100% 치료 장담은 억측 신중한 접근 필요
그러면 과연 고주파 온열 암치료가 암환자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우리들내과 류영석 원장(종양내과)은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 기존의 암 치료법은 1~2기 환자, 즉 비교적 초기 암 환자들에게는 유효하지만 3기 이상의 암 환자들에게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은 한계에 부딪힌 병원치료를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즉 암의 활성을 억제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과 긍정적인 암 투병을 위해 활용되고 있는데, 100% 치료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으나 다수의 좋은 사례가 계속 데이터화 되고 있어 향후 이 치료법이 확산 보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우리들내과를 포함해 14개 암 전문병원이 고주파 온열 암치료기를 도입, 환자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과연 이 치료법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아직 암을 100% 치료하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 또한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100% 장담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이 치료법을 도입, 적용하고 있는 일부 병원에서는 마치 이 치료법으로 암을 완전 소멸시킬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지나친 주장이다.
실제로 이 치료법을 받은 두경부암 환자인 K씨는 “방송과 인터넷 홍보글을 보고 고주파 온열 암 치료를 받았는데 상황은 더 악화됐어요. 누구나 모두 좋은 성과를 얻는 것은 아니니 선택 시 여러 가지를 따져보고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어떤 치료법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 무분별하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고주파 암 치료법이 주목 받는 이유
고주파 온열 암치료를 결정하기 전에 다음의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가 많이 든다. 1회 1시간 정도로 월 12회 치료를 받는데 약 400여 만 원이 든다.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장기간 걸리므로 조급한 성격 소유의 환자에겐 적합하지 않을 수 있고 치료기간이 길기 때문에 치료비 부담도 크다.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은 전신요법이 아니라 국소요법이므로 한 번 치료받는데 한 군데밖에 적용할 수 없다. 여러 군데 다발성 전이가 있는 경우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식이요법과 심리요법, 운동요법 등과 병행하는 것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덩어리진 고형 암에는 유효하지만 혈액암 등의 유동 암에는 부적합하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을 검토해 한 번쯤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양성자 치료나 토모테라피 등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사용되는 고가의 치료법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으며 항암화학요법과 병행해서 적용하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수술이 안 되는 암 환자의 경우 통상 항암화학요법에만 기대게 되는데 이럴 경우 각종 부작용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 먹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고주파 온열 암치료를 병행하게 되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등이 의미가 없다고 진단받은 암 환자의 경우에는 고주파 온열 암치료만으로 증상 완화를 가져올 수 있다.
●통증이 심한 말기 암 환자의 경우에는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으로 증상 완화를 가져올 수 있고 진통제 사용 양도 줄일 수 있다.
●고주파 온열 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은 없다.
고주파 온열요법+생활요법으로 암 완치 이끌어야
암이 열에 약한 성질을 이용한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은 분명 유용한 암치료법이다. 통상 암세포는 38.5℃ 정도에서 활성을 잃기 시작해 42℃가 되면 대부분 사멸된다. 반면 정상세포는 47℃ 정도에서 파괴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38.5~42℃의 열을 암세포 주위에 침투시킬 수 있다면 암의 활성을 억제하거나 소멸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 때문에 온열요법이나 찜질요법이 이용돼 왔다. 일반적인 온열요법이나 찜질요법은 몸 전체의 온도를 높여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의 흐름을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영양소와 산소의 운반을 도와 암 치유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몸 밖의 온도는 몸 안으로 전달할 수 없다. 이는 우리 몸의 생체항상성이란 생체시스템이 체내 온도를 항상 36.5℃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사실상 36.5℃ 이상의 온도를 체내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고주파(13.56MHz)가 암세포 주위에서 38.5~45℃의 열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해져 암 치료법으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과 찜질요법 등의 온열요법이 공통적으로 암 치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며, 다만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은 직접 치료에 도움이 되고 찜질요법 등 온열요법은 암 치유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은 분명 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법이다. 실제 치료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암 환자가 이에 희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만으로 암을 치유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암이 열과 상극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으로 암을 소멸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암이 특정 한 물질에 의해서 소멸되는 것은 자연법칙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암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는 밥상, 스트레스, 발암물질, 환경, 유전자의 근본적 변화 없이는 암의 자연치유를 유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주파 온열 암치료법을 선택하더라도 치유밥상, 스트레스 해소, 주거환경 개선, 발암물질 주의 등 생활습관의 근본변화를 함께 시도해야 한다. 그래야 암의 완전 소멸을 유도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