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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부부성클리닉 이윤수 박사의 부부 性 이야기

2006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황금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부부성클리닉 이윤수 박사】

가깝고도 먼 사이 부부, 전혀 남남이던 사람이 부부라는 이름으로 만나 살을 섞고 자식을 낳고 그리고 함께 늙어간다. 때로는 내가 너인 듯, 네가 나인 듯, 또 두 몸이 한 몸인 듯 그렇게 백년해로를 꿈꾼다. 그러나 한평생을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갖가지 장애가 부부 사이를 금가게 한다. 특히 은밀한 침실사정은 많은 부부들의 말못할 고민거리 중 하나다. 이번 호부터 드러내놓고 말하기 쑥스런 우리 부부의 성 고민을 부부성클리닉 이윤수 박사의 명쾌한 처방으로 알아본다.

CASE 1. 각방 쓰기를 요구하는 아내 어쩌면 좋아요?

오늘도 아내는 저녁 설거지가 끝나자마자 아들 방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애써 외면하며 TV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지만 왠지 서글프다.

마흔 여덟이라는 나이도 서러움이고, 아내의 저 끝없는 무관심도 나를 슬프게 한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원래부터 살갑게 구는 아내는 아니었지만 한 침대에서 살 부비며 그럭저럭 살았었다.

그러나 다니던 회사에서 명퇴를 당하고 난 후부터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나이 사십 줄에 당한 명퇴…그것은 내 인생에 커다란 충격이었다. 전혀 준비하지 않은 명퇴였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가장 먼저 잃었던 것은 자신감이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사는 것이 힘에 부쳤다. ‘어떻게 되겠지’ 하던 막연한 낙관도 시간이 지나면서 초조감으로 변해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내가 미용사여서 먹고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창 일할 나이의 남자가, 그것도 한 가정의 가장이 실업자라는 사실은 좀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것은 가족들에게도 심한 스트레스였던 모양이다. 처음 얼마간은 위로로 해주고, 걱정 말라며 용기도 북돋아주더니 실업 기간이 한 달 두 달 길어지면서 부쩍 아내의 짜증이 심해졌다. 중학교 다니는 하나뿐인 아들 녀석도 은근히 아빠와 함께 있는 것을 피하는 눈치였다. 언제부턴가 가족간의 대화도 없어졌다. 식탁에 앉아도 할 말이 없었고, 아내도, 아들 녀석도 그저 밥만 먹었다.

무엇보다 참기 어려운 것은 아내와 각방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부터 아내는 아들과 함께 자기 시작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아들의 공부를 돌봐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우리 부부 사이에 이미 금이 간 것을.

나와 아내만 알고 있는 비밀이 있었다. 도대체 실업자와 밤일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명퇴를 당한 뒤부터는 도통 부부관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발기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한두 번 그러다보니 점점 자신감도 없어졌다. 같이 자도 서로 등을 돌린 채 애써 잠을 청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 침묵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다. 깜깜한 밤에 서로 자는 척 숨소리를 죽이고 잠 들기를 기다려야 하는 일분 일초의 고통은 아마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결국 아내는 아들 방으로 가버렸고, 우리 부부는 한 집에서 별거 아닌 별거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보낸 지 어언 일년. 지금 우리 부부 사이에 남아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서로가 데면데면, 따뜻한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무미건조한 부부의 모습이다. 아직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자 생활을 하고 있는 나, 그리고 말이 없어진 아내, 정녕 우리집에도 희망은 있는 것일까? 과연 다시금 예전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오늘, 너무 외로워서 술 한 잔을 앞에 놓고 있지만 마시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음은 왜일까?

이윤수 박사의 어드바이스

남자들은 자신감이 가장 중요합니다. 직장을 그만 두고 집에 있다는 사실이 보이지 않게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우울한 모습을 보이게 되고 집안사람들이 말 걸기가 어렵게 됩니다. 뭔가 일을 찿아보도록 하세요.

부인이 미용실 원장이라면 아침 일찍 혹은 저녁 늦게 청소를 해줄 수도 있겠지요. 일자리가 막노동이라면 어떻습니까? 일용직이라도 어딘가에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봉사활동이라도 하면 보람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뭔가 삶을 포기한 듯한 무기력한 모습을 버리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집안식구도 변하고 따뜻하게 맞아줄 것입니다. 물론 자신감이 생기면 잃어버렸던 발기력도 되찾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발기가 안 되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CASE 2. 호기심 많은 남편 때문에 괴로워요!

부부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불가사의하다. 전혀 남남이었던 사람들이 서로 만나 살을 섞고, 자식을 낳고, 그리고 함께 늙어간다. 때로는 운명처럼, 때로는 필연처럼.

내가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것은 나이 스물 여덟 살 때였다. 얼굴 하나 잘 생긴 것에 반해 이것저것 생각해보지도 않고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18년이 지난 지금, 과연 내 결혼생활이 행복했을까? 되돌아보면 “글쎄”다.

우리 부부는 성격도, 취미도 너무나 다르다. 다혈질인 남편에 비해 나는 소심하다. 외향적인 남편에 비해 나는 내성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많은 부분에서 부딪치는 편이다.

부부관계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남편은 늘 불만이다. 내가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마지못해 응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가보다.

그런데 나도 할 말은 있다. 한마디로 남편은 실험정신이 너무 강한 편이다. 부부관계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어디서 그런 것을 알았는지 별것별것 다해보려 든다. 그것이 싫다.

사랑보다는 그때그때의 자기 감정이 먼저인 것이 싫다.

남편은 변명할지도 모른다. 사랑해서 그런 거라고. 그러나 나는 그것이 사랑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한낱 동물적인 욕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리 부부의 잠자리는 끊임없는 트러블의 불씨가 되고 있다. 방법이 없을까?

이윤수 박사의 어드바이스

모든 사람의 심리가 다 그렇듯이 한쪽에서 안 된다고 하면 더 하고 싶어합니다. 특히 남성들은 잠자리에서 군림하고 싶어하지요. 한편 상대가 너무 세게 나가면 움츠려 드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남편을 위해서 한 번쯤은 해줄 수도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해줄 때는 남편이 놀랄 정도로 과감하게 요구하십시오.

오히려 남편이 ‘아내에게 이런 면이 있나 ‘하면서 겁을 먹고 피할 수도 있으니까요.

뭐든지 안 된다고 하지 마시고 한계를 정하십시오. 내가 해줄 수 있는 한계는 여기까지니까 더이상 조르지 말라고 선언을 해두세요.

안 된다고 하면서도 마지못해 들어주다 보면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게 되고 성생활도 재미가 없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실험정신도 나이를 좀더 먹으면 힘이 떨어져 더 이상 못하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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