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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대장암의 씨앗 대장용종이 뭐길래?

2010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130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

언젠가부터 중년층의 건강검진 항목에 대장내시경 검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인의 대장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이야기다. 최근 세상을 떠난 패션계의 거장 앙드레 김 씨가 대장암 투병 중이었다는 것이 연일 보도되면서 대장암의 원인이라고 알려진 대장용종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정말 대장용종은 모두 암이 되는 건지, 대장용종이 왜 생기는 것인지 관심이 늘고 있는 것. 대장용종이란 무엇이기에 관심과 두려움의 대상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는지 대장용종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대장용종, 선종성 용종에 주목하라

대장용종이란 평탄한 대장 안쪽 점막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특정 질병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보통 피부의 작은 혹이나 사마귀 모양이다. 크기는 보통 0.5cm~2cm가량이지만 더 크게 자랄 수도 있다.

대장용종은 크게 암과 관련이 있는 용종과 암과 관련이 없는 용종으로 나눌 수 있다. 암과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대장용종은 선종성 용종이다. 선종성 용종은 그냥 두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용종이므로 반드시 없애야 한다. 장 점막을 둘러싸고 있는 상피세포가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에 접촉해 돌연변이가 생기면 세포 증식이 활발해지는데,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세포가 자라면서 선종성 용종이 만들어진다.

암과 관련이 없는 용종으로는 염증성 용종과 과형성 용종 등이 있다. 염증성 용종은 심한 장염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과형성 용종은 말 그대로 상피세포가 과증식해서 생긴 용종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는 “선종성 용종이 생기는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과 생활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며 “특히 고지방 음식, 고단백 음식, 탄 음식, 훈제 음식, 섬유질이 적은 음식을 많이 먹는 식생활 습관이 선종성 용종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50~60대가 돼서야 대장용종이 생길까 봐 걱정돼 식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덧붙인다. 올바른 식습관은 어릴 적부터, 혹은 최대한 일찍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장용종 발견·제거를 한번에~ 대장내시경

대부분은 대장에 용종이 생겼다고 해서특별한 증상이 발견되지 않고, 대장 검사를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용종이 큰 경우에는 복통과 혈변이 있을 수 있고, 드물게는 장을 막거나 변비,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천재희 교수는 “대장암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서 80~90%는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간혹 대장용종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암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암보다 매우 높은 수준의 예방 확률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나온 방법 중에 대장용종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항문을 통해 폭이 9mm 정도의 긴 내시경을 몸속으로 집어넣어 대장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검사다. 시간은 보통 15분 내외가 걸린다.

대장내시경 검사의 큰 장점은 대장용종의 발견과 제거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환자의 동의가 있으면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발견한 대장용종은 그 자리에서 제거할 수 있다. 주로 내시경 안에 3mm 폭의 올가미를 넣어서 제거를 하며, 전기를 이용해 통증 없이 시술할 수 있다. 여러 개를 한 번의 검사로 모두 제거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대장내시경 장비의 발달로 조기 대장암까지 제거할 수 있게 됐다. 대장암은 점막 아래로 얼마나 전이가 됐는지를 두고 그 심각성을 판단하는데, 점막 위에 생긴 조기 대장암은 굳이 수술하지 않아도 내시경 검사로 제거할 수 있다.

개복 수술을 했거나 체격이 매우 마른 경우는 통증이 느껴질 수 있으므로 때에 따라 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기도 한다. 이밖에 대장조영술과 S상결장경도 대장용종을 발견할 수 있는 검사이긴 하지만 대장내시경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만약 대장용종이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다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서 용종을 제거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대장용종 제거로 대장암 뿌리를 뽑자

그럼 대장용종은 모두 제거해야 좋은 것일까?

천재희 교수는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발견된 용종은 가능한 한 제거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크기가 매우 작은 대장용종은 암으로 발전하는 용종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거해서 조직검사를 해봐야 미리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용종을 제거한 후에는 담당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조직검사 결과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선종성 용종 크기가 1cm를 넘으면 10~15년 사이 20%가 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가 작으면 그보다 암이 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대장용종은 한두 개가 생길 수도 있고, 많게는 수백, 수천 개가 발견되기도 한다. 대장용종이 너무 많으면 장을 잘라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발견해 제거하는 것이 좋다.

천재희 교수는 “한 번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용종을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또다시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정기적으로 검진해야 한다.”며 “대장용종의 개수가 많을수록 더 자주 검사를 해야 제대로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보통 50대 이상이면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하라고 권장하지만 나이가 젊더라도 대장용종에서 벗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서구적인 식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을 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대장용종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천재희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대장내시경은 힘든 검사라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물론 대장내시경 검사 시행 초기에는 장비가 거칠고 두꺼워서 몸속으로 넣으면 거북스러운 느낌이 컸는데 요즘은 장비가 발달해 검사를 받기가 전보다 아주 수월해졌다는 것.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장을 비워야 하기 때문에 장정결제를 먹어서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고, 검사를 받을 때에는 장을 팽창시키기 위해서 공기를 주입해 가스가 차고 변이 마려운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검사가 끝나면 금방 없어지기 때문에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천재희 교수는 “모든 질병의 가장 좋은 방어책은 예방”이라고 밝히고 “그런 의미에서 대장내시경은 좋은 대장암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대장용종과 대장암 초기는 증상이 없어 검사가 아니면 발견되기 어려우므로 검사를 통해 건강한 대장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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