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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쉬쉬~ 말 못할 고민 무모증·빈모증 훌훌~ 해결책

2010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92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CHA의과학대 강남차병원 차움세포성형센터 박상훈 교수】

대학생 이서연 씨(가명ㆍ23세)는 중학교 때 이후로 한 번도 목욕탕에 가본 적이 없다. 친구들과 찜질방이나 온천에 가는 것도 피했다. 예쁘고 세련된 외모 덕에 인기가 많아 연애도 여러 번 했지만 스킨십은 극도로 꺼렸다. 그녀는 말 못할 고민으로 오랜 시간 끙끙 앓다 결국 전문병원을 찾았다. 그녀의 증상은 음부에 있어야 할 털이 없는 무모증이었다. 남모르게 가슴앓이 하게 되는 무모증, 말끔 해결법은 무엇일까?

원인은 남성호르몬 부족, 유전적 영향 커

흔히 음모가 있는 부위를 ‘치부’라고 부른다.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부분이라는 뜻이다. 보통 이 부위에 관해서는 고민거리나 문제가 있을 때 드러내놓고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치부의 남모를 고민. 아이에서 어른으로 커가는 사춘기 이후 다른 신체적인 성장은 정상이지만 음모가 발달하지 않는 경우를 무모증이라고 한다. 완전한 무모증은 드문 편이다.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숱이 매우 적거나 솜털처럼 털의 발육이 미약한 경우를 빈모증이라 한다. 음모가 20개 이하이거나 확연히 비어 보이면 빈모증이다.

국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여성의 경우 무모증과 빈모증을 합쳐 10% 정도로 추정한다. 일본의 2%에 비하면 5배나 더 많은 셈이다. 무모증은 서양인에게는 드물고, 몽고인에게 많다. 그 중 동남아보다는 몽고계 영향을 받은 북방 중국계 여성에게 더 많다. 대부분 여성이 걸리지만 남성도 드물게 나타난다.

발생원인은 무엇일까? CHA의과학대 강남차병원 차움세포성형센터 박상훈 교수는 “남성호르몬 부족이 무모증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한다.”며 “대개 전신적인 질환 없이 유전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유전적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약 1/4의 확률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외에 성장하기까지 문제가 없다가 후천적인 건강상 문제로 음모가 거의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부신피질호르몬이나 갑상샘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생길 수도 있다. 출산 후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빈모증이 오기도 한다. 이때는 전반적으로 대사가 잘 되지 않아 영양이 줄어들면서 털이 잘 자라지 않는다.

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곰팡이균이나 매독 등에 감염되면 아주 드물게 그 부분이 흉터가 돼 더 이상 털이 나지 않는 ‘반흔성 탈모’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건강상 질환이 있을 때는 원인을 치료하면 곧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따로 무모증ㆍ빈모증만을 치료하지는 않는다.

성생활에 지장 없지만 그래도 ‘스트레스’

음모는 겨드랑이의 털(액모)과 함께 2차 성징의 한 표현으로 발모하는 ‘성모(Sex hair)’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14세, 여자는 12세에 발모하기 시작한다. 대개 점차 굵고 검은 털로 변하는데 17세가 되면 완전히 성장한다. 음모의 길이는 여성은 평균 4cm, 남성은 5cm이며 보통 꼬불꼬불한 곱슬털이다.

우리 몸의 털은 제각기 기능이 있다. 음모의 기능은 여성의 생식기(질 입구와 클리토리스 등)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가려주며 음부의 쓸림 현상을 막는다. 그뿐 아니라 성 감촉을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성생활에서 촉각기능과 음부의 완충작용을 하는 일종의 쿠션 기능과 같은 생리적 기능을 담당한다. 이 기능들은 필요한 것이지만 털이 없다고 일반적인 생식기나 성생활에 장애를 주는 것은 아니다.

박상훈 교수는 “일반적인 무모증은 성생활과 임신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각종 편견과 열등감, 수치심 때문에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특히 우리나라 남성들의 잘못된 편견으로 결혼 적령기인 무모증 여성들은 심각한 심리적 위축감을 느낀다. 무모증 딸을 둔 부모까지도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편견에 쌓인 독특한 성문화로 서양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오히려 서양에서는 무모증이 성적인 쾌감을 올려준다고 즐겁게 생각하기도 한다.

음부에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데서 오는 고통은 때때로 큰일을 부르기도 한다. 남들과 같지 않다는 것은 묘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무모증으로 자살을 기도한 여성, 결혼을 포기한 여성, 혼기를 늦춘 여성, 이혼 당한 여성 등 피해가 만만찮다. 성생활에서 불감증은 60%일 정도로 높고, 치료를 받게 되는 동기는 수치심ㆍ열등감(33%), 남성이 싫어하기 때문(30%), 섹스 문제(20%)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가모 이식술로 말끔 해결

병원에서 무모증과 빈모증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 남성호르몬을 주사하거나 바르는 외용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간단하고 부담이 적지만, 잔털이 약간 올라오거나 기존의 털이 조금 굵어지는 정도의 효과를 보인다. 근본적인 음모 재생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기대를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옮겨 심는 자가모 이식술이다.

박상훈 교수는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고 강조한다. 실제에 거의 가까운 모습으로 만들 수 있게 되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모발에서 이식한 이식모는 90% 이상 생착이 가능하다.

완전한 무모증일 경우 1000모 정도 이식술을 시행한다. 마취를 한 뒤 머리카락의 모근을 1~3개씩 뒷머리 부분에서 떼어내 모내기 하듯 심는 방법이다. 모양은 주로 역삼각형, 마름모꼴 등을 선호한다. 적은 양을 심기 때문에 시술에 걸리는 시간도 길지 않다. 대략 2~3시간이면 가능하다.

알아 둘 사항은 처음에 심은 모발은 모근만 남기고 빠진다는 점이다. 놀라지 말고 지켜본다. 수술 후 3개월 정도 지나야 새로운 모발이 자라게 된다. 처음엔 직모로 자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곱슬곱슬하게 되며 자연스러워진다. 이것은 아마도 계속적인 속옷의 마찰로 인한 환경적 요인으로 추정한다.

이 시술은 머리에 하는 이식술과 비슷하지만 머리에 하는 것보다는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다리를 움직이면서 털이 빠질 수 있고 소변이 묻으면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식 후 최소 2주 동안은 조심해야 한다.

너무 꽉 조이는 팬티를 입거나 레이스로 된 팬티를 입으면 음부가 자극을 받기 쉽다. 염증을 유발해 심한 경우 모낭염이 생기기도 한다. 주로 음모 부위가 붉어지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면 속옷으로 바꿔주면 어렵지 않게 회복된다.

<무모증·빈모증 이것이 궁금하다!>

Q 무조건 유전이 되나요?

A. 무조건 유전되는 것은 아니나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유전되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Q. 월경, 임신, 출산 등 생식력에 문제가 있나요?

A. 아니오. 성생활이나 임신과 출산에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Q. 반드시 치료해야 하나요?

A. 아니오. 다른 건강 상 원인으로 생긴 것이 아닌 일반적인 무모증은 건강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전문센터를 방문할 것을 권합니다.

 

박상훈 교수는 현재 대한미용외과학회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모발이식기와 2500케이스 모발이식수술 발모촉진장치를 특허출원 및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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