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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목숨이냐? 섹스냐? 갈등하는 당신께…

2010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88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최형기 성공의원 최형기 원장(의학박사)】

‘엎친 데 덮쳤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쁜 일이 겹쳤음을 흔히 이렇게 표현한다. 50대 남성 이재춘 씨는 자주 ‘엎친 데 덮쳤다.’라는 말을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지금의 자신을 실감 나게 표현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고혈압 진단 때문에 즐겨 먹던 술과 고기를 끊은 채 보낸 고통스러운 시간이 어언 3개월. 그런데 고혈압 이후 몸에 안 좋을까 봐 의식적으로 부부관계를 피했더니, 몇 주 전부터는 발기부전이 찾아와 이젠 하고 싶어도 아내와의 잠자리를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내와 눈을 마주치기도 두렵고, 3개월 전에 끊은 술과 1년 전에 끊은 담배 생각만 간절하다. 이 50대 평범한 가장을 고통의 수렁 속에서 건져 올릴 방법은 과연 없을까?

아파서 포기한 성생활, 자칫하면 ‘독’

흔히 부부 중 한 명이 몸이 아프면 성생활은 잠시 한쪽으로 밀어둔다. 쉬고 싶거나 의욕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왠지 성생활을 하면 병이 더 심해질 것 같은 생각 때문이다. 배우자가 아파서 잠깐 부부관계를 하지 않는다고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다. 오히려 병이 나은 후에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배우자가 걸린 심각한 병을 치료하느라 오랫동안 부부관계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재춘 씨와 같이 병에 걸린 사람 처지에서 성 기능 이상이 오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고혈압, 당뇨병, 암 등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두 가지 고충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몸이 아픈 이후 완전히 성 기능이 불능이 되었다.”라는 말은 여성보다 성인병에 더 많이 노출된 중년과 노년의 남성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아픈 몸에 성 기능 장애까지 겹치면 스트레스는 가중돼 치료가 잘되기는커녕 악화될 수도 있다. 특히 질병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는 쉬쉬하기 쉽다. 쉽게 치료가 되는데도 몇 년 동안 혼자 고민하다가 문제가 심각해져서야 병원을 찾는 일이 흔하다.

내 몸을 살리는 약의 두 얼굴

병에 걸린 사람들이 겪는 발기부전 같은 성 기능 장애는 그들이 먹는 약과 관련이 깊다. 최형기 성공의원 최형기 원장은 “우리가 먹는 약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오래 먹으면 성 기능이 약해진다.”고 밝히고 “고혈압, 당뇨, 전립샘 비대증 등을 치료하는 약은 교감신경을 차단하기 때문에 오래 먹으면 발기부전이 오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한다.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향정신성 약물도 마찬가지다. 이런 약을 오래 복용하면 성 기능 장애가 오기 쉽다.

물론 이러한 병들은 약을 먹지 않으면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무조건 끊을 수도 없다. 최형기 원장은 “주치의와 상의해 약을 최대한 적게 먹고, 짧은 기간 동안 먹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설령 약을 먹고 있다고 해도 가능하면 성생활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적당한 부부관계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사랑을 유지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무작정 멀리해서는 안 된다.

질병 때문에 또는 약 때문에 발기부전이 왔다고 해서 빨리, 쉽게 해결하려고 발기부전 치료제를 함부로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으려면 임상시험을 마친 검증된 약을 먹어야 하며, 암시장에서 판매하는 성분도 모르는 약은 피해야 한다.

심근경색, 심부전협심증, 부정맥 등의 심혈관계질환, 고혈압, 뇌졸중, 색소성 망막염, 알코올 및 약물 중독 우울증 등의 환자들은 보통 비아그라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한 후에 처방받아야 한다.

적당한 부부관계는 질병 이기는 치료제

최형기 원장은 “병이 있을수록 오히려 적당한 성생활을 즐기는 것이 치료에 좋다.”라고 조언한다. 병 자체보다 병 때문에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수 없을 때의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말이다. 심한 경우 이로 인해 우울증에 걸린 사례도 적지 않다. 최 원장은 배우자 한쪽에 병이 있는 부부 중 상당수가 다음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 병에 걸리면 성욕이 떨어지고 발기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약을 오래 먹으면 성 기능에 이상이 오기 쉽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약을 먹고 운동과 식이요법을 꾸준히 하면 부부관계를 하는 데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치료를 받고 관리를 잘하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둘째, 병 때문에 발기가 되지 않으면 성관계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발기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오히려 부부관계를 금하고 잠자리를 따로 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남편에게 정신적 충격을 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성 기능 손상 역시 더 빨리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에는 규칙적인 운동을 권하고 긍정적으로 애무하며, 과하지 않은 섹스로 지속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

흔히 부부관계가 만족스럽다고 하면 성 테크닉까지 뛰어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부부관계의 만족감 정도는 단순히 성행위를 자주 하는 것으로 높아지지 않는다. 한 번 관계를 갖더라도 서로가 상대에게 만족하며 극치감을 느낄 수 있는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노하우만 있으면 충분하다.

셋째, 성관계 시에 반드시 삽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희 단계에서 애무 없이 삽입에 의한 관계만을 해오다가 발기가 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면 모든 것이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기 쉽다. 삽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애무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며 이 역시 진정한 사랑을 지키는 기술이다. 삽입에만 연연하지 말고 애정을 고조시키는 애무의 세계로 핑크빛 사랑을 키워가자.

넷째, 배우자의 성 기능 이상이 감지돼도 그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는 일이다. 이미 기질적 장애가 왔으면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꾸준한 운동과 약으로 불가능하다면 배우자와 합의해서 자가 주사 요법과 보형물 삽입 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만족스러운 성생활로 아픈 몸 ‘굿바이’

흔히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한다고 말한다. 질병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이 정성어린 마음으로 치료에 협조하고, 만족스러운 성생활로 활력을 준다면 충분히 질병은 극복할 수 있다. 부부관계가 만족스러우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이 병이 있다는 사실도 잊게 돼 행복해진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있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은 병을 이기는 특효약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최형기 원장의 질병 극복을 위한 부부관계 5계명>

1. 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2. 적당한 부부관계로 스트레스를 줄여라.

3. 나이가 들어도 성생활을 유지하라.

4. 성 기능 장애가 오면 혼자 해결하지 말고 부부가 함께 성 클리닉을 찾아라.

5. 자가 주사요법, 보형물 삽입 수술 등 성 기능 장애의 해결 방법은 많다.

 

최형기 원장은 국내 성의학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국내 최초로 ‘성기능 장애 클리닉’을 개설했다. 대한남성과학회 회장, 아ㆍ태 임포텐츠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발기부전 치료의 권위자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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