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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초저가 임플란트의 숨은 진실

2012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64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치과보철과 한동후 교수】

서울 신대방동에 사는 60대 홍석기 씨는 단골 치과에서 임플란트 3개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가족 모두가 다녔던 치과라서 믿고 할까 하다가 혹시 몰라 아들에게 다른 곳과 가격을 비교해달라고 했다. 다음날 아들은 임플란트 가격이 저렴하다는 치과를 알아왔고, 바로 그 치과를 찾았다. 그랬더니 단골 치과보다 무려 100만 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 치과에 다녀온 후 고민에 빠진 홍 씨. 같은 임플란트인데 이렇게 많은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임플란트, 가격보다 중요한 게 많다!

임플란트 가격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 물론 환자로서는 가격이 내려갈수록 좋다. 단, 가격이 높을 때와 똑같은 숙련도의 치료, 똑같은 임플란트 재료, 똑같은 사후 관리를 받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치과보철과 한동후 교수는 “임플란트 가격이 싸다고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덜컥 시술을 받으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저가 임플란트를 내세우는 치과라면 일단 몇 가지를 따져보자.

1. 경험이 많은 믿을 만한 의사인가?

빠진 이를 새로 채우는 임플란트는 무척 정교한 시술이다. 상대적으로 저가를 내세우는 치과라면 숙련이 덜 된 의사가 시술할 수도 있다. 시술이 잘 됐다면 다행이지만 잘못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임플란트는 보다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진짜 문제는 시술이 잘못되어도 환자는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우리 치아는 얇은 김도 씹고 있는 것을 느낄 만큼 예민하지만 임플란트를 하면 신경 분포가 훨씬 줄어든다. 한동후 교수는 “치아가 낮게 만들어져서 안 씹힌다는 것은 알아채지만 높게 만들어진 것은 느끼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조금이라도 교합이 맞지 않으면 임플란트 치아에 힘이 더 들어가 망가지기 쉽다.

2. 의사가 자주 바뀌는 치과인가?

한동후 교수는 “임플란트를 오래 쓰려면 사후 관리는 필수”라고 말한다. 시술 후 문제가 생겼을 때 원래 시술했던 의사가 책임지고 봐줄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10년 이상을 써야 하는 임플란트를 할 때는 처음부터 오래 관리해줄 수 있는 치과를 선택하자. 실제로 초저가 임플란트 관련 진료 후에 치과나 의사와 연락이 끊긴 사례가 적지 않다. 심지어는 사후 처리 때문에 의사와 환자 사이에 분쟁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미리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임플란트 시술은 크게 임플란트를 심고, 중간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새로운 치아를 만드는 3단계로 나눈다. 그러나 저가일 경우에는 가격을 줄이려고 중간 단계가 소홀해질 수도 있다. 한동후 교수는 “비용 때문에 중간 기둥 재료를 정품으로 쓰지 않거나 저가를 쓰고, 맞지 않는 제품을 깎아서 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임플란트와 중간 기둥이 정교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연결부위가 벌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3단계가 각각 잘됐다면 사후 관리 비용도 절감된다. 만약 문제가 생겨도 그 부분만 수리하거나 교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 맞지 않게 만들어졌다면 임플란트부터 모조리 다시 바꿔야 할 수도 있다.

3. 의사가 체계적인 치료 계획을 세워주는가?

한동후 교수는 “임플란트를 하러 온 환자라고 해도 의사는 전반적인 치아 상태를 살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먼저”라며 “임플란트 시술과 별개로 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지, 다른 부위와 조화를 이루게 될지도 살피는 의사가 믿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상대적으로 고가인 임플란트 시술만 신경 쓰는 의사가 아닌지도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수입산 임플란트 VS 국산 임플란트

임플란트가 보편적인 인공치아로 자리 잡으면서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해졌다. 치과에서 임플란트 상담을 받으면 수입산 임플란트와 국산 임플란트를 소개해준다. 수입산 중 몇 가지는 개발된 지 오래되어 임상기간도 길고 좋은 임상결과를 가지고 있다. 국산은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그 품질이 수입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안정된 상태에 접어들었다. 안전성이 검증된 수입산 임플란트는 고가이며, 그에 비해 국산 임플란트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수입산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것은 아니며, 국산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많다.

한동후 교수는 “수입산인지 국산인지를 따지기보다 안전성이 보장된 믿을 만한 제품이고, 나에게 맞는 임플란트 재료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뼈가 가는 경우에는 특수하게 만들어진 수입산 임플란트를 써야 한다. 국산은 아직 이 경우에 적합한 임플란트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적인 경우에는 국산을 써도 무방하다.

비싼 임플란트 오래~쓰는 법

임플란트는 이가 썩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풍치 같은 잇몸질환은 생긴다. 잇몸질환이 심해지면 임플란트를 빼야 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한동후 교수는 “임플란트 관리는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칫솔질을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잇몸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또한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야 한다. 한동후 교수는 “2~3년까지는 6개월에 한 번, 그 이후는 1년에 한 번씩 치과에 가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상이 생겨도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흔들거릴 때쯤이면 이미 문제가 커진 후다. 임플란트를 한 지 10년이 넘었다면 관리를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때부터는 2년에 한 번씩 치과를 찾아가 검사를 받으면 된다.

한동후 교수는 “임플란트를 하면 신경이 둔해져서 딱딱한 것도 잘 씹힌다고 느껴진다.”며 “잘 씹어진다고 계속 무리하게 씹으면 임플란트 수명이 짧아진다.”고 지적한다.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도 바꿔야 한다. 한쪽만 임플란트를 하면 그쪽으로만 씹기 쉽지만 이는 임플란트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뭐니뭐니해도 원래 내 이가 최고!

한동후 교수는 “아무리 임플란트 기술이 발달하고 치아와 근접하다고 하지만 진짜 치아를 따라갈 순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최대한 자신의 치아를 살려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 관리를 하지 않고 ‘나중에 임플란트를 하면 되지.’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치아를 살릴 가망이 없다면 빨리 뽑아서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한동후 교수는 “문제가 있는 치아와 잇몸을 방치하면 잇몸 뼈가 자꾸 내려앉아서 나중에는 임플란트 시술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옆 치아에 안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한동후 교수는 “이것이 전체적인 치과 치료 계획이 필요한 이유”라며 “평생 씹고 뜯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한동후 교수는 연세대 치과대학 보철학교실 주임교수 및 임상과장, 미국 Loma Linda 치대 임플란트 센터 및 보철과 방문교수, 대한치과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대한치과보철학회 차기회장이며, 중국 길림대학 구강의학원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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