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성지동 교수】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면 동맥경화를 비롯한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건강의 최대 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근래에는 콜레스테롤이라고 해서 모두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며, 좋은 콜레스테롤(HDL)도 있고 나쁜 콜레스테롤(LDL)도 있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모두 없애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좋은 것(HDL)은 늘리고, 나쁜 것(LDL)은 줄여야 진정으로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콜레스테롤을 ‘좋고’ ‘나쁜’ 것으로 구별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견도 들려온다. 역할의 차이일 뿐 ‘좋은 것’ ‘나쁜 것’으로 구별해서도,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무조건 줄여서도 안 된다고도 한다.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인 심혈관질환 유발자이며 만성질환의 싹인 콜레스테롤을 관리하기는 해야겠는데,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해야 콜레스테롤을 제대로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인지 일반인들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콜레스테롤에 관한 올바른 이해와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콜레스테롤 관리법 등 콜레스테롤의 정체를 밝혀본다.
PART 1. 콜레스테롤, 좋아? vs 나빠?
콜레스테롤과 그 수치
‘콜레스테롤’. 많이 들어보고 써보기도 하지만, 콜레스테롤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성지동 교수는 “콜레스테롤은 인체의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지방질의 하나”이며 “세포막을 형성하고 부신피질호르몬,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등 여러 호르몬의 재료가 된다.”고 말한다.
콜레스테롤은 수치에 매우 민감하다. 그 수치가 기준(200~240㎖/㎗)보다 높을 경우 고혈압, 심근경색증, 뇌경색, 협심증 등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 된다.
반면에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기준보다 낮을 경우에는 세포막 형성과 호르몬 분비 이상을 초래해 노화를 촉진하고, 세포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콜레스테롤은 그 수치가 높아져도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의 특별한 자각증세가 없지만 수치가 상당히 높은 경우에는 피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작은 종양처럼 보이는 황색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콜레스테롤, 좋아 vs 나빠
콜레스테롤이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모두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에는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과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이 있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고 혈관 내의 콜레스테롤을 떼어내는 ‘좋은 콜레스테롤’ 역할을 하므로 많을수록 좋지만,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하는 ‘나쁜 콜레스테롤’ 역할을 하므로 적을수록 좋다.
성지동 교수는 “근래에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심근경색증 등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 이는 식생활의 서구화가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콜레스테롤이 높은지 낮은지, 또 약을 먹고 얼마나 좋아졌는지, 이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일차적인 지표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성지동 교수는 “콜레스테롤 검사에서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가장 중요한 지표”라며 “지금 당장 지난번 건강검진 결과표를 꺼내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 보라.”고 조언한다. 만일 130이 넘는다면 정상보다 높은 것이니 낮추어야 하고, 190이 넘는다면 당장 약을 먹어야만 한다.
PART 2. 콜레스테롤 길들이기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높이려면?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먹으면 나쁜 콜레스테롤이 올라간다. 하지만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식품을 먹으면 나쁜 콜레스테롤을 올리지 않으면서 좋은 콜레스테롤을 다소 올릴 수도 있다. 따라서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섭취는 줄이면서 체중조절, 운동, 금연을 병행하면 혈중의 나쁜 콜레스테롤은 낮아지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높아지게 할 수 있다. 성지동 교수는 “체중조절, 운동, 금연 등이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들”이라고 강조한다.
TIP 1. 많이 먹으면 좋은 식품들
● 지방을 제거한 육류, 껍질 벗긴 닭고기, 생선류, 두부,
● 저지방(1%)이나 탈지우유, 저지방 치즈, 저지방 요구르트
● 콩류, 잡곡, 식이 섬유소가 많은 시리얼
● 과일(사과, 배, 감, 복숭아, 대추)
● 해조류(김, 미역, 다시마)
● 채소류(시금치, 취나물, 근대, 아욱, 시래기, 상추, 깻잎)
●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고도의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식용유들(들기름, 콩기름, 참기름, 옥수수기름)
●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 단일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올리브유
TIP 2. 음식은 저지방으로 조리하세요!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품을 선택해 저지방으로 요리하자.
1. 요리하기 전 육류에 있는 지방 제거한다.
2. 육류는 튀기지 않는다.
3. 고기를 두들기면 지방이 떨어진다.
4. 지방이나 기름은 적게 사용한다.
5. 조리할 때는 굽거나 찌거나 끓이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음식은 피하고, 불포화지방산과 섬유소가 함유된 음식은 충분히 섭취하고, 유산소 운동 등을 병행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일 수 있다.
피해야 할 음식에는 삼겹살, 베이컨, 소시지, 간, 심장 등과 같은 내장과 오징어, 낙지, 게, 전복 등 뼈가 없거나 껍질이 딱딱한 해산물이 있다. 이들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으므로 피한다. 달걀노른자, 생선 알, 초콜릿, 아이스크림, 케이크,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한다.
먹어야 할 음식에는 불포화지방산인 참기름, 올리브유, 옥수수유와 등푸른 생선류는 물론 잡곡류, 해조류, 채소류에 많이 들어있는 섬유소와 순 살코기 등의 단백질 섭취는 늘린다.
운동은 필수이다. 규칙적으로 빨리 걷기, 가벼운 조깅, 등산 등의 유산소 운동을 매주 하는 것이 좋다. 비만하거나 무릎 관절이 안 좋을 경우는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좋다.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이 현상유지를 목적으로 한다면 일주일에 3~4시간을, 동맥경화를 개선하려면 일주일에 5~6시간의 운동량이 필요하다.
식이요법과 운동으로도 충분하지 못할 경우에는 혈중 지질 저하 또는 개선 약물요법을 사용하는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PART 3. 콜레스테롤에 관해 풀어야 할 오해!!
1 달걀노른자는 무조건 피하는데요?
‘콜레스테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달걀노른자이다. 노른자의 노란 색깔이 콜레스테롤 덩어리처럼 연상되기 때문이다. 성지동 교수는 “‘달걀노른자는 콜레스테롤 덩어리’라는 표현은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달걀을 혐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달걀 1개에 약 200mg 이상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라면 매일 달걀 1개씩 먹어도 괜찮다. 다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심장병이 있는 경우 일주일에 달걀 2개 정도가 적당하다.
2 고기는 안 먹고 과자는 매일 먹는데요?
고기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서 고기를 줄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중에는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억울하다는 사람도 있다. 성지동 교수는 “고기를 먹지 않더라도 여자들이 즐겨 먹는 케이크나 패스추리, 남자들이 즐겨 먹는 과자나 커피믹스에도 상당량의 포화지방이 숨겨져 있다.”며 “이처럼 기름기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지방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에는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 체중을 줄여야 하나요?
과체중과 비만은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 모든 현대 성인병의 근본원인이다. 단지 2~5kg만 줄여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진다. 성지동 교수는 “가장 권하는 체중 감량 방법은 3개월에 3kg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체중감량 속도가 느리기에 몸에 무리가 없고, 식사요법과 운동을 적절히 병행하면 대부분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운동 안 하고 좋아질 수는 없나요?
성지동 교수는 “물론 음식 조절만으로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지만, 식이요법과 운동을 함께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말한다. 운동은 신체와 정신에 광범위하고도 강력한 영향을 끼치기에 운동 없이는 건강증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성지동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였고, Johns Hopkins School of Medicine 임상강사를 지냈으며, KBS MBC SBS 등의 방송매체와 다수 언론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건강 정보를 전하고 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와 건강의학센터 부교수로서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예방, 심장재활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