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이화여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심봉석 교수】
우리 일상에서 대수롭지 않은 일 중 하나로 늘 보고 있는 소변. 우리 삶에 너무도 밀착되어 있어 오히려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소변을 통해 매일매일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확인해볼 수 있다고 한다. 하루하루 착실한 건강관리로 100세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요즘, 소변에 숨어있는 놀라운 건강 비결의 지혜를 터득해보자.
PART 1. 왜 소변인가?
소변으로 전신 건강 상태를 짐작해볼 수 있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화여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심봉석 교수는 “우리 몸의 대사 결과로 생긴 여러 가지 물질들이 물에 녹아 있는 것이 소변”이라며 “소변에 들어있는 물질들은 우리 몸의 모든 부위에서 나온 것이기에 소변을 통해 영양 상태, 당뇨병, 간 기능, 전해질 상태, 신장 기능 등 전신 건강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건강검진에서 소변 검사를 통해 몸의 건강상태를 알아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잠시 생각해보자. 오늘 소변을 몇 번이나 보았는가? 횟수를 생각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숨 쉬는 일이 그렇듯이 우리 삶 속에 너무도 가까이 밀착되어 있어서 오히려 간과하기 쉬운 것이 소변이다. 하지만 평소에 소변 건강에 신경 쓰는 습관을 들이고 잘 관리하면 매일같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소변을 통해 특정 질환의 발생을 미리 감지할 수도 있다. 바로 이점이 소변 건강이 중요한 이유이다.
PART 2. 소변으로 건강 체크법
소변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때는 소변의 색, 냄새, 탁한 정도, 거품, 속도, 빈도, 양을 살펴보아야 한다.
심봉석 교수는 “소변이라고 하면 대부분 노란색 그리고 특유의 지린내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사실 바로 받아놓은 건강한 오줌은 냄새가 거의 없거나 약한 냄새를 띄는 것이 정상”이라고 말한다. 즉 무색무취가 가장 정상이고 옅은 색깔, 약한 냄새 등은 먹은 음식의 종류나 물의 양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비뇨기과 계통이나 신체 내 다른 이상을 동반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소변의 이상은 자체의 병이라기보다 신체 내 다른 병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소변의 색 맑고 투명하게~
정상적인 상태에서 대부분의 소변색은 특별한 색이 없이 맑고 투명하거나 맑고 옅은 갈색 정도를 띠고, 갈증이 났을 때에는 짙은 노란색이 되기도 하다. 또한 비타민이나 영양제 등을 복용했을 때도 진한 노란색을 띤다.
결핵약인 리팜핀을 복용하면 오렌지나 붉은색 소변을, 메틸렌블루나 인디고카민 계통의 약은 파란색 소변을 만든다. 식용색소나 수박을 많이 먹어도 소변이 붉은색으로 변할 수 있다.
색을 살펴볼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소변의 색은 붉은색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색깔이기도 한데, 이런 경우 소변에 피가 섞여서 나오는 혈뇨일 가능성이 많다.
혈뇨는 소변의 붉은 색깔 정도에 따라 상태를 달리 구별할 수 있는데, 오렌지색이나 콜라색이면 급성출혈이라기보다는 오래전에 출혈된 핏덩어리가 녹아서 나오는 경우이거나 신장의 기능 이상으로 인한 것이다. 선홍색이나 붉은색은 요로의 급성출혈로 인한 혈뇨를 나타낸다.
심봉석 교수는 “40대 이후에는 제일 많은 것이 방광암”이라며 “이 나이대에 혈뇨를 한두 번이라도 발견한다면, 그 이후에 혈뇨를 보지 않더라도 반드시 방광암 검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두 번의 혈뇨가 방광암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일 뿐만 아니라 40대 이후에는 방광암 발병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비뇨기과적으로는 소변의 색깔이 아니라 현미경 검사에서 적혈구가 보여야 혈뇨로 정의한다. 이런 경우라면 비뇨기과적인 질환, 즉 요로결석, 감염, 방광암, 신장암, 전립선비대증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옆구리에 큰 충격을 받거나 심하게 뛰고 난 후에도 일시적으로 혈뇨가 나타날 수 있다.
2 냄새 무취(無臭)가 정상
건강한 소변은 냄새가 없거나 가벼운 냄새만을 풍기지만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지린내라고 하는 코를 자극할 정도로 강력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심봉석 교수는 “이것은 세균에 의해 소변에 들어있는 요소나 요산이 분해되어 암모니아가 생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달콤한 냄새나 고소한 냄새는 당이나 단백질이 섞여 있는 경우이고 강한 암모니아 냄새, 즉 지린내가 심할 때는 탈수 또는 염증이나 세균감염이 있는 경우이다.
3 탁한 정도 뿌옇게 보이면 체크!
건강한 소변은 맑고 투명하다. 간혹 뿌연 소변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요로에 염증(신우신염, 방광염 등)이 있거나 신장암이나 방광암에 의해서 점막 조직의 일부가 떨어져나와 뿌연 소변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드물기는 하지만 임파액이 소변으로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뿌옇거나 우유 빛깔의 소변을 보일 수 있다. 전신 질환으로는 요산의 농도가 높아 생기는 통풍에 의한 경우가 있다.
4 거품뇨 계속 남아있으면 조심!
소변에 거품이 많으면 흔히 단백뇨라고 착각하기 쉬우나 정상인 경우가 많다. 서서 소변을 보는 남성이 여성보다 거품이 많다. 즉 소변 누는 각도나 변기에 부딪히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 그밖에 고열, 탈수, 육류를 많이 먹었을 때도 거품이 난다. 그러나 다 정상은 아니고 신장 기능 이상으로 인한 단백뇨에서 거품이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소변을 받아서 관찰해보면 거품이 자연스럽게 없어지지 않고 그냥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5 소변의 속도 종모양의 커브를 그리면 정상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때 소변이 나가는 속도는 서서히 시작하여 최고속도에 이르렀다가 다시 서서히 줄어들게 되는 ‘종모양’의 커브를 그린다. 최대속도가 보통 20mL/sec이다. 하지만 시작하기가 힘들고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혹은 중간에 한두 번 끊었다가 다시 시작하여야 하는 경우는 요도에 이상이 있는 경우로, 주로 50대 이상 남성에서 전립선비대증을 가진 경우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런 경우 마무리도 잘 되지 않아 다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소변의 줄기가 약해도 문제이지만, 너무 급하게 시작해도 문제이다.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면 화장실에 가서 준비 자세를 갖출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한 번 마려운 느낌이 들면 참기가 어렵고, 급하게 화장실에 가야 하고, 가는 도중에 찔끔찔끔 흘리거나 화장실에 막 도착해서 왈칵 쏟아지기도 한다면, 이는 주로 과민성 방광을 가진 경우나 방광염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6 횟수 하루 6~8회 정도로~
하루에 소변을 보는 횟수는 먹는 음식의 종류나 양, 수분 섭취, 생활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6~8회 정도가 정상이다. 이 중 대변을 보면서 소변을 동시에 보는 경우를 제외하면 5~7회가 정상인데 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되는 여름철에는 5회 정도, 겨울철에는 7회 정도이다. 또한 자는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한 번도 소변을 보면 안 된다.
그래서 이 횟수 이상 소변을 보는 경우를 ‘빈뇨’, 야간에 일어나는 경우가 있으면 ‘야간빈뇨’라고 한다. 남녀 모두 방광에 이상이 있을 경우 나타나는 증상이다.
7 소변의 양 한 번에 350cc 정도~
소변을 보는 양은 한 번에 350cc 정도가 정상인데 빈뇨가 있는 경우는 소변을 자주 보다 보니까 이보다 적은 양을 배출한다. 야간빈뇨의 경우에도 적은 양의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데, 소변의 양이 적을수록 소변보기는 더 힘들어진다. 또한 당뇨의 경우에는 소변이 만들어지는 양이 많으므로 많은 양의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을 보인다.
심봉석 교수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였고,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사, 대한전립선학회 고문, 아시아요로감염학회 (AAUS) 실행위원,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이사, 만성골반통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마르퀴스 후즈후 (Marquis Who’s Who) 2009~2010년 판에 등재, 영국 국제인명센터 (International Biographical Center: IBC) 2010 올해의 의학자 선정, 미국 인명정보기관 (American Biography Institute; ABI) 21세기 위대한 지성에 선정되었다. KBS <비타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MBC <뉴스투데이>, SBS <생활경제> 등에 다수 출연하였으며, 현재 이대 목동병원 비뇨기과에서 배뇨장애·요실금, 전립선, 골반·요로생식기계 통증, 요로생식기감염·염증, 결석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