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욕심은 내려놓고 가진 것은 나누면 절로 건강해져요”
?세계 최초로 갑상선항진증을 유발하는 자가항체가 개인마다 다르다는 것을 밝혀내고, 갑상선 질환 환자들을 위해 다양한 치료법을 연구하며 국내외에 400여 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애쓰고 있는 갑상선 질환의 명의. 바로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조보연 교수이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조보연 교수를 만나 그의 삶과 건강하게 사는 비결에 관해 들어보았다.
물 흐르듯이 의사가 되었노라고…
의사가 된 계기를 묻자 조보연 교수는 “특별한 게 없다.”고 답한다. 고교시절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이과를 선택했고, 또 그렇게 자연스럽게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어떤 대상에 집중하여 파고들며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좋아서 논리적 사고가 요구되는 내과, 그중에서도 자신의 적성에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내분비계를 선택했다. 그리고 당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갑상선 분야의 진료를 시작했던 이문호 교수와 고창순 교수를 지도교수로 만나면서 갑상선학을 공부했다.
조보연 교수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워 특이한 게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특별한 것 없다던 그 말이 정말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과에서 간도 보고, 위도 보고, 장도 보던 그 시절, 다른 동료들이 여러 분야를 두루 거칠 때에도 조보연 교수는 오로지 갑상선에만 집중했다. 당시엔 관심 갖는 이도 거의 없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았던 분야였지만 그저 ‘내가 교수로서 이것(갑상선학)을 하기로 했으니 나는 이것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바보처럼 한 눈 안 팔고 한 우물만 팠다. 또 그렇게 평생을 갑상선에 몰두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그를 ‘명의’라 부르기 시작했다.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를 선택해 그것 하나에만 집중하고 몰입하여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삶. 평범해 보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길임을 알기에 “특별한 게 없다.”는 조보연 교수의 말이 더욱 특별하게 들렸다.
환자에게 가까이, 좀 더 가까이…
?중앙대병원 갑상선센터는 내과·외과·이비인후과·영상의학과·병리과·핵의학과 의료진과의 협진체제를 통해 갑상선 질환 환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갑상선을 진료하는 내분비 의사를 정점으로 해서 여러 과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환자들이 기다림 없이 필요한 치료를 원활하게 받을 수 있다.
?또한 환자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자신의 질환에 대해 전문의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또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을 수 있다. 환자의 편의와 효율적인 치료에 중점을 둔 이 진료 시스템은 바로 조보연 교수의 아이디어다.
의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자기 분야에 모르는 것이 없어야 하고, 못하는 것도 없어야 하고, 실수도 없어야 한다며 조보연 교수는 의사의 전문성과 숙련된 기술을 강조한다.
하지만 조보연 교수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한다. “전문성과 숙련된 기술을 갖추면 유능한 의사는 되겠죠. 하지만 훌륭한 의사는 못돼요. 훌륭한 의사는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거든요. 의사는 자신이 다루는 대상이 생명체이기에, 더구나 자신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인간이기에 질병만 보면 안 되고 사람에 대한, 사람을 도와주겠다는 휴머니즘, 인본주의적인 사랑이 있어야 해요.”
중앙대병원 갑상선센터의 원스톱 서비스에 대해 “환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진료를 하고, 환자가 편리하게끔 환자 위주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의사로서도 만족스럽다.”고 말하는 조보연 교수에게서 그가 말하는 훌륭한 의사의 면모가 엿보였다.
욕심은 버리고 가진 것은 나누고…
조보연 교수는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을 하고, 걷는 것을 좋아해 틈날 때마다 자주 걷는다. 주말이면 카메라를 챙겨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전국의 사찰을 찾아다닌다. 불상, 불화, 목조 건축물 등 사찰문화재가 좋아 오래 기억해두고 싶은 마음에 하나둘 사진으로 담기 시작한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사진 찍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조보연 교수는 “사진 찍는 그 순간은 피사체와 내가 하나가 돼야 하기 때문에 집중하게 돼요. 그 순간만큼은 잡념은 사라지고 몰아의 경지에 들어가죠. 마음도 차분해지고 마음수련, 정신건강에도 좋아요.”라고 말한다. 취미 삼아 찍는 사진이지만 제자들의 요청으로 전시회도 했고, 그 중 일부는 서울대분당병원에 전시되어 있다. 이외에 조보연 교수가 최고의 건강비결로 꼽는 것이 있다. 바로 ‘욕심은 버리고 가진 것은 나누는 것’이다.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욕심 때문이죠. 아무리 가져도 부족하고, 또 가진 것을 뺏길까 봐 두렵고…그 무거운 욕심을 내려놓고 가진 것을 자꾸 나눈다면 행복하게 오래 살 수 있지 않겠어요?”
의사로서 환자를 중심에 두고 환자에게 가까이 다가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조보연 교수 역시 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한 눈 팔지 않고,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 몰입하고 집중하여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조보연 교수. 그에게는 특별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인간에 대한 사랑, 바로 ‘휴머니즘’이다. 조보연 교수를 통해 이것이 진정한 최고를 만드는 원천임을 깨닫게 된다.
TIP. 갑상선 명의 조보연 교수가 추천하는 건강비결
1. 규칙적인 생활하기
2. 육류보다는 채식을 더 많이 먹기
3. 가능한 자주 걷기
4.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취미생활 하기
5. 욕심을 내려놓고 가진 것을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