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황소 같은 왕이 살고 있었다. 왕은 식사량도 엄청났다. 참새, 잉어, 수탉, 스튜, 라드, 꿩, 오리, 갈매기, 토끼, 철갑상어 등이 나오고, 또 디저트도 줄줄이 이어지고, 맨 나중에 포도주가 나왔다. 결국 그의 몸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비대해졌다.
헨리 8세(Henry, The 8th, 1491 ~1547) 자신도 죽을 때는 신장병, 통풍, 순환기질환, 관절통, 담석증, 암 등에 걸려 곧 죽고 말았다. 하지만 진짜 선행사인은 결국 과식과 비만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많이 먹어서 비만이 된 사람이 오래 살 방법은 없다. 그리고 요즘 세상에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정말 매우 스마트하고 우아하고 적절하게 통통하거나, 오히려 좀 더 늘렸으면 좋을 것 같은 예쁜 분들이 체중을 빼겠다고 해로운 약을 복용하며 자신의 육체를 해치고 수명을 단축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적정체중 계산법’에 사정없이 인색한 공식, 잘못된 지식을 대입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체형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누고 있다. 갈래누스(Galenus 129~201)는 인간의 체형을 ‘다혈질, 점액질, 담즙질, 흑담즙질’로 나누었다. 전자와 후자는 결국 유사한 내용을 서로 다른 용어로 표현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인간들을 이렇게 4가지 분류로 정확히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체형에 따라서, 적정체중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체형에 따라 체중조절법도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어찌 키가 같다고 체중까지 같을 수 있겠는가? 체형에 따라서 키가 좀 커도 체중이 적어야 유리한 경우도 있고, 키가 좀 작아도 체중이 더 많아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타입도 있는 것이다.
무조건 키 크고 늘씬하면 좋은 것이 아니고, 적정 체중이 유지될 때에만 질병이 덜 생기고 수명이 더 길어질 수 있는 법이다.
비만이란 체중이 많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체중 중에 체지방 비율이 높음을 뜻한다. 체형에 따라 감량법이 각각 다른 법인데, 그걸 모르고 그냥 줄이기만 하면 정말 큰일 나는 수가 많다. 비록 체중이 많을지라도 뼈와 근육, 지방과 물, 기타 연조직의 비율이 적절하면 감량이 필요 없는 법이다.
사실 현재 한국에는 체중을 빼내야 할 사람 수보다 체중을 늘려야 될 사람 수가 더 많은데, 행여 그중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는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비만보다 저체중이 백배나 더 위험한 것이며, 치매나 파킨슨병 등에 노출되며 결국 수명이 단축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된다.
체중이 부족한 상태로 오래 살 방법은 없다. 체중은 적(敵)과 같은 존재가 아니고, 친구(同志)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