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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과 건강] 고혈압의 주범 나트륨 섭취 ‘확’ 줄이자!

2005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46p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경 기자】

【도움말 |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

우리가 맛집으로 알고 있는 대부분의 소문난 집들의 음식이 집에서 먹는 음식들보다 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더 짜고, 더 매워야만 맛있는 음식으로 인정받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만큼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짠 음식과 그 속에 포함된 다량의 나트륨과 그로 인해 생기는 고혈압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나트륨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

소금의 주성분은 영화나트륨(NaCl)인데, 그 중 40% 정도가 나트륨(Na)이다. 나트륨은 염소(Cl)와 결합하여 짠맛을 내기 때문에 소금 자체를 나트륨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소금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소금에 다량 포함되어 있는 나트륨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일명 소디움(sodium)이라고도 불리는 나트륨은 우리 몸 속의 피에 섞여서 삼투압 작용 등으로 불필요한 찌꺼기나 영양소를 밀어내거나 필요한 곳에 실어나르는 일을 한다. 또한 혈압 및 신경의 흥분을 조절하여 근육의 수축작용과 영양소의 이동 등 중요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그러나 우리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데 필요한 나트륨의 양은 극히 적기 때문에 일부러 섭취할 필요도 없으며 결핍의 우려 또한 거의 없다. 그에 비해 우리가 여러 가지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양은 매우 많아서 오히려 과잉 섭취가 문제되는 특이한 영양소로 필요 권장량으로 정하기보다는 감량 목표치를 권장량으로 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하루 기준치는 2g(소금으로 약 5g이다)으로 그 이상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

고혈압의 주원인은 소금이 아니라 나트륨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기준치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의 나트륨 섭취량은 15~20g을 넘는다. 우리와 식생활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가 11g 정도인 것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 짜게 먹는 민족이다. 이와 같은 식생활의 영향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원인 중 60%가 성인 질병이며 그 중 고혈압과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우리 혈관은 나트륨을 저장하는데 그 양이 과하면 혈관 수축률이 높아지면서 고혈압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나트륨의 위험성은 평상시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뇌출혈 등의 질환으로 찾아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것이다.

따라서 고혈압 등의 성인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은 고 염분, 저 단백 식사를 하고 육류나 과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이 부족할 때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고혈압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염분의 섭취를 줄이고 영양학적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싱겁게 먹는다고 해서 고혈압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북삼성병원 성은주 교수는 “물론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싱겁게 먹는다고 해서 고혈압이나 다른 성인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뜻이 아닙니다. 짠맛으로 대표되는 소금 때문에 건강의 위협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 때문에 고혈압이나 암 등의 질환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1일 소금 권장량 5g 속에는 2g 정도의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나트륨은 1일 200~500mg인데 이 정도의 양은 우리가 하루에 먹는 식품에 자연적으로 함유되어 있어 식사 시 전혀 소금을 추가하지 않아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양이다.

‘짠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것은 몸이 염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짠 음식을 먹으면 짠 것이 좋아지게 되고, 짠맛에 익숙해져 싱거운 맛이 싫어지게 되면 점점 더 짠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핀란드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짜게 먹기로 소문난 민족이다. 그러나 그들의 고혈압 발생률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현저히 적다는 연구 발표가 있었다.

핀란드인들은 짠 음식을 즐기지만 짠맛을 나트륨 함량이 일반 소금에 비해 현격히 적은 ‘미네랄 소금’에서 얻기 때문이다. 미네랄 소금은 일반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낮고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이 일반 소금에 비해 풍부하다. 그렇기 때문에 짠맛을 즐기면서도 고혈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나트륨은 소금 이외에 식품 첨가물에서도 얻을 수 있다. 식품첨가물로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 데히드로초산나트륨, 구연산나트륨, 폴리인산나트륨, 이디티에이칼슘이나트륨 등의 경우는 우리 몸 속에 그대로 혹은 분해되어 흡수되고 그 중에서도 나트륨은 그대로 체액 중에 포함되게 됩니다. 즉, 소금과는 다르지만, 나트륨 성분은 체액 중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식품첨가물에 사용된 나트륨의 양으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는 일은 거의 없지만 고혈압 환자라면 짠맛을 내는 소금의 형태가 아닌 식품첨가물의 형태로 섭취하는 나트륨의 양까지 신경 써야 한다.

싱겁게 삽시다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도 모르는 고혈압의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섭취하는 나트륨의 양을 체크하는 것은 ‘차라리 짜고 맛있게 먹고 일찍 죽겠노라.’고 외치고 싶을 만큼 큰 스트레스다. 지금 건강한 사람이라면 나트륨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줄이자. 대신 평상시 싱겁게 먹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에 더 이롭다.

성은주 교수는 “식품첨가물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인스턴트 식품을 지극히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반인들은 식품 첨가물 속의 나트륨량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제부터라도 점점 더 싱겁게 먹으려고 노력해 보세요.” 라고 말한다.

보다 싱겁게 먹는 7가지 비결

▶ 수분이 많은 국물이나 찌개, 조림 요리보다는 찜, 구이 등을 한다

특히 국물 요리의 경우 모든 음식에는 간이 들어가므로 아무리 싱겁게 조리한 음식이라도 국물을 많이 먹으면 섭취하는 나트륨의 양도 늘어나므로 조금만 먹거나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좋다.

▶ 식탁에 소금이나 간장 등을 올려놓지 않는다

입맛대로 간을 더해 먹을 수 있도록 식탁 위에 소금이나 간장을 올려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음식을 더 짜게 먹을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식탁 위에 간이 되는 소금이나 간장을 절대 올려놓지 않는다.

▶ 가공식품 조리 시에는 간을 하지 않는다

어묵이나 햄, 통조림 등의 가공 식품에는 그 자체로도 염분이 많이 있으므로 따로 간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되도록 자연 상태인 먹거리를 먹는 것이 좋다.

▶ 인스턴트 식품이나 외식을 삼간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밖에서 사먹는 음식에는 우리가 집에서 먹는 음식보다 짜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소금의 양도 많이 포함되어 있으니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 짠맛이 아닌 다른 맛을 즐겨라

단맛, 신맛, 고소한 맛 등 짠맛이 아닌 다른 맛을 즐기기 시작한다면 소금의 섭취량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 천천히 조금씩 줄인다

병이 난 것도 아닌데 짜게 먹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싱겁게 먹기란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하루 아침에 싱겁게 먹게 되면 오히려 짠맛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서서히 소금의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 오징어, 소금이 첨가된 땅콩류, 튀김 후 소금을 뿌린 스낵류의 짭짤한 간식을 피한다. 한끼 식사에서 섭취하는 소금의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소금을 간식에서 섭취할 수도 있으므로 짠 간식은 절대 사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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