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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알고 드세요! 약 복용 시 금기 식품

2005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행운호

【건강다이제스트 | 윤말희 기자】

【도움말 |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신현택 교수】

“술·담배 하지 마시구요. 하루에 3번 식후 30분에 드세요.” 이렇게 약사는 환자에게 지시를 내리고 환자는 어린아이처럼 처방을 지킨다. 약을 복용할 때에는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지켜야만 약효가 발휘한다. 그런데 원칙 외에도 약과 음식의 상호작용도 중요하다. 과연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 중에는 피해야 할 음식이 있는지 살펴보자.

음식과 약의 궁합

남녀 사이에도 궁합이 있고 음식에도 궁합이 있는데 과연 ‘약에는 궁합이 없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한약 복용 시에는 돼지고기, 녹두, 밀가루 등 피해야 할 몇 가지 음식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들이 무심코 먹는 일반 알약 하나에도 같이 섭취하면 안 되는 음식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신현택 교수는 “음식에 포함된 성분이 영양분과 약물의 흡수 및 대사를 촉진하거나 저해할 수 있습니다. 약물의 흡수 또는 대사에 미치는 음식의 영향은 음식의 특성은 물론 섭취시간, 음료의 섭취 및 환자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딱하니 어떤 약에는 어떤 음식이 ‘나쁘다’, ‘좋다’ 라고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분명 음식물이 약효를 증강 또는 감소시키기도 하며, 때로는 질병을 악화시키는 원인물질이 될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음식물이 질병을 악화시키는 일례로 알코올이나 커피 등은 피부질환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또한 방부제인 황산염과 식용색소는 기관지 천식의 발작을 악화시키고 담배는 간장조직의 파괴를 가속화시키는 경우도 이러한 예이다.

특정 식품과 함께 복용하면 약효 ‘뚝’ 감소

얼마 전 영국의 식품, 약품감시기관인 식품표준국과 의약ㆍ건강제품 통제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식품·의약품안전위원회에서는 200여 가지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약품과 식품 명단을 작성했다. 특정 식품과 함께 복용했을 때 약효가 줄어들거나 독성효과가 나타나는 약물은 약 200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 고혈압 치료제인 펠로디핀, 항우울제·자낙스, 항히스타민제·테페나딘 등은 자몽 주스와 함께 먹으면 약 성분의 간 대사를 방해해 혈압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스타틴 계열의 콜레스테롤 강하제·면역 억제제도 자몽 주스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 빵, 닭고기 등의 산성음식물은 아스피린과 같은 해열진통제와 페노바르비탈과 같은 수면진정제 등 산성약물의 부작용을 증가시키며, 우유나 대부분의 야채와 과일 등의 알칼리성 음식물은 대부분의 항우울제와 말라리아치료제인 키니네와 같은 알칼리성 약물의 부작용을 증가시킨다.

이 외에도 양배추는 갑상선기능부전증 치료제인 티록신의 약효를 감소시킨다. 약물의 부작용을 증가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기름기 많은 음식물은 아스피린과 같은 진통제와 페니실린, 테라마이신과 같은 항생제 그리고 일부 당뇨병치료제, 고혈압치료제, 이뇨제 등의 부작용을 증가시킨다.

반면 기름진 음식물은 무좀약 글리세오풀빈과 비타민 B2의 약효를 증강시키는 경우도 있다.

영국의 식품·의약품안전위원회가 발표한 약과 함께 먹지 말아야 할 음식들

파라세타몰을 포함한 진정제 – 알코올과 섞어 마셔서는 안 된다.

양극성장애 치료제 리듐 – 염분 섭취량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경구피임약· SSRI계열의 항우울제· 에이즈 치료제 – 식물성 약제인 세인트존스 워트와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테트라사이클린과 퀴놀론 계열의 항생제 – 우유 또는 낙농제품과 함께 먹으면 약효가 떨어진다.

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 – 콩 소스에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약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뇨제·관절염치료제·혈압강하제 – 소금 대신으로 칼륨이 첨가된 식품이 약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사의 지시 및 약사의 복약지도 따라야

음식은 모든 약이나 질병에 꼭 같이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약사와 상담을 통해 음식물과의 상관관계를 미리 알고 있는 것도 약을 정확히 사용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신현택 교수는 “아무리 같은 성분의 약이라도 사람마다 효과·반응·알레르기 등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특정음식을 가지고 약들을 국한시키는 것은 문제시 됩니다.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약물치료를 위해서 환자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의사, 약사, 간호사 등의 적절한 약물처방과 복용지도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상호작용의 위험을 예방 또는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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