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연세우노비뇨기과 도성훈 대표원장】
늦더위가 한창 심술을 부리더니 어느새 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이맘때의 밤이면 으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차 한 잔, 알싸한 국물 등 따뜻한 음식이 생각난다. 따뜻한 음식도 좋지만 올해는 사랑으로 따뜻한 밤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쓸쓸한 가을밤에는 사랑의 온기를 느껴보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더운 여름이 끝난 지금은 섹스로 부부 사랑을 키우기 딱 좋은 계절이다.
지금은 사랑을 표현하기 좋은 계절
옛말에 ‘춘3하6추1동무시(春三夏六秋一冬無時)’라는 말이 있다. 좀 낯설지만 섹스 횟수에 대한 이야기다. 봄에는 3일에 한 번, 여름에는 6일에 한 번, 가을에는 하루걸러 한 번, 그리고 겨울에는 무한정 즐겨도 된다는 이야기다. 사계절 날씨를 떠올리면 그 이유를 예상할 수 있다.
섹스를 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피곤하면 성욕이 뚝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더워서 몸이 축축 처져 쉬고만 싶은 여름이면 지나친 섹스는 자제해야 한다.
연세우노비뇨기과 도성훈 대표원장은 “여름에 과도한 성생활을 하면 체력이 쉽게 떨어져 잠복해 있던 포진 바이러스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반면에 가을과 겨울은 추워서 움직임이 다소 둔해진다. 남은 에너지를 섹스에 쏟기에 좋은 계절이다. 마음도 춥고 몸도 추워 스킨십 횟수가 늘어나기 좋은 때이기도 하다.
그럼 찬바람 부는 지금은? 당연히 부부가 섹스하기 좋은 때다. 날씨도 선선하고 가을밤은 여름밤보다도 훨씬 길다.
찬바람 불 때 사랑하면 좋은 이유 3가지
1. 면역력 쑥쑥~ 감기 비켜!
섹스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좋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심폐기능을 향상하고, 통증을 줄여준다. 특히 면역력도 높여준다. 지금처럼 일교차가 크고 건조할 때는 감기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운데 면역력은 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도성훈 대표원장은 “성관계를 하면 할수록 남성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 남성호르몬은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킨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남성호르몬이 잘 나오지 않으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정기적인 섹스를 하는 부부가 섹스리스 부부보다 면역력이 2배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만족스러운 섹스는 깊은 잠을 자게 해준다. 깊은 잠을 잘 때 나오는 멜라토닌 호르몬 역시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2. 긴~밤 집에서 하는 좋은 운동!
날씨가 추워지면 몸이 자꾸 움츠러들고 움직이기 싫어진다. 밖에 나가는 횟수도 서서히 줄어든다. 이럴 때는 부부가 함께 섹스를 하면 좋다. 사랑도 키우고 몸을 움직이는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섹스는 많은 열량을 소모하는 신체활동이다. 한 번 정열적인 섹스를 하면 200kcal 정도의 열량을 쓰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도성훈 대표원장은 “섹스는 100m 달리기를 한 번 한 것과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열량을 소비한다.”며 “추워지면 운동을 게을리 하기 쉬운데 이때 배우자와 섹스를 하면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렇다고 섹스를 하니까 운동이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복부비만으로 배가 나오면 그만큼 발기부전이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그리고 남녀 모두 배가 볼록 나오면 자유로운 체위를 하기 어렵다. 꾸준히 운동을 해야 꾸준히 행복한 성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3. 쓸쓸한 요즘, 사랑 확인법!
매년 돌아오는 계절이지만 가을만 되면 쓸쓸한 감정으로 가슴 한쪽이 헛헛한 사람이 많다. 몸도 춥고 마음도 춥다. 이런 몸과 마음을 채워주고 달래줄 수 있는 존재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내 아내요, 내 남편이다.
쓸쓸하다면 배우자의 여전한 사랑을 다시금 느껴보자. 쓸쓸한 배우자를 위해 사랑을 전해보자. 사랑이 담긴 응원의 말, 따뜻하고 다정한 스킨십, 정열적인 섹스는 쓸쓸함을 잊게 해주는 약이다.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무심코 집는 술과 담배는 앞으로의 성생활까지 방해한다. 담배와 지나친 음주는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대표 원인이다. 발기부전은 신체적인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좌절감, 무력감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하는 등 정신적인 문제로까지 커지기도 한다. 쓸쓸한 이 계절에는 마음을 터놓고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자.
찬바람 불어도 사랑 못 나눈다면…
평소 섹스와 담을 쌓고 살던 부부라면 지금이 아무리 섹스와 궁합이 맞는 계절이라고 해도 별로 달갑지 않을 것이다. 섹스가 뜸하거나 섹스리스 부부들을 위한 행복한 섹스 가이드를 소개한다.
1. 섹스보다 이해와 대화가 먼저다!
도성훈 대표원장은 “30~40대의 많은 젊은 남편들은 아내가 자신이 원하는 성행위를 비위생적이거나 변태적인 것으로 느껴서 만족스럽지 못한 섹스를 한다고 호소한다.”고 말한다. 아내는 아내대로 할 말이 있다. 도성훈 대표원장은 “아내들은 정작 자신이 원하는 섹스는 알지 못한 채 남편이 하고 싶은 섹스만 요구해서 불만이다.”고 설명한다.
남편은 아내에게 자신이 원하는 성행위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행위임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행위는 사랑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나는 이러한 섹스를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라고 하는 식이다.
또한 먼저 아내의 성적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그러면 서서히 아내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
아내는 남녀가 서로 쾌감을 느낄 수 있고, 만족스럽다면 자신이 꿈꿨던 성행위가 아니라고 해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남편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요구해도 상처 주는 말은 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다.
2. 갱년기를 이해하자!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지는 갱년기가 되면 여성의 몸에는 많은 변화가 생긴다. 섹스할 때 나오는 윤활유 분비가 적어지고, 성욕도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서로의 노력이 없다면 만족스러운 성생활이 불가능하다. 이 시기에 성생활이 삐걱거려서 외도 등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남편은 아내를 기다려주고, 아내의 몸을 이해해야 한다. 자위를 통해서 성욕을 해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예전보다 충분한 전희를 하는 것이 좋다.
아내는 자신과 다른 남편의 성욕을 이해하되, 통증이나 이상이 있다면 참지 말고 알려야 한다. 분비물이 적게 나와서 불편하다면 러브젤을 사용하는 등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도성훈 대표원장은 “섹스는 혼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문제가 있다면 배우자에게 숨기지 말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오래 오래 성생활을 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도성훈 대표원장은 남성수술, 전립선질환, 성병, 여성비뇨기질환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외래교수이며,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의무이사, 대한비뇨기과학회 정보위원회위원 등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