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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을 극복한 사람들] 지긋지긋 천식 이겨낸 봉화산사 송준 스님이 사는 법

2014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102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이제 제대로 숨을 쉬고 삽니다”

꽃가루가 날리거나 차고 건조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환절기가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한번 시작하면 숨이 끓어질 듯 고통스럽게 계속되는 기침으로 고생하는 천식 환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에게 천식은 호흡곤란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지만 낫기 어려운 고질적인 질환이기에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만 할 멍에이자 족쇄이다. 천식 완치의 길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천식을 거뜬히 이겨낸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 중에는 홍도라지로 천식을 이겨낸 경북 봉화산사의 지주 스님인 송준 스님(법랍 21세)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앓았던 천식에서 벗어나 “숨을 제대고 쉬고 산다.”는 송준 스님과 송준 스님을 천식에서 벗어나게 한 홍도라지 조청을 만든 경북 봉화산사의 한주 스님인 지욱 스님(법랍 35세)을 만나 천식 극복 방법에 관해 들어보았다.

PART 1. 천식이 인생에 태클을 걸다

언제나 교실 지킴이

언제부터 천식이 시작됐는지 송준 스님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아주 어릴 때 감기를 심하게 앓고부터가 아닌가 짐작할 뿐이다.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제가 천식 때문에 자주 결석을 하니까 어머니께서 저를 업고 등교를 해주셨어요.”

어머니 덕분에 등교는 할 수 있었지만, 학교생활은 그렇지 않았다.

“학창시절엔 언제나 교실 지킴이였죠. 숨이 차서 걷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뛰는 건 아예 생각도 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항상 교실을 지켰어요.”

송준 스님의 고향은 계룡산 신도안면. 그렇게 심하게 천식을 앓았어도 워낙 시골이라 변변한 치료를 받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당시에 천식은 심한데 약은 없고 하니까 어머니께서 기침 나면 먹으라고 산초기름을 주셨어요. 굉장히 느끼해서 먹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약이라곤 그것뿐이어서 늘 가지고 다니며 챙겨 먹었어요.”

고등학교를 대전에서 다니게 되면서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확장기 사용과 약도 처방받았다. 하지만 비위가 약해 약을 먹기만 하면 토했다. 확장기는 약보다는 나았지만, 사용하고 나면 구토를 해서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고교 입시 체력장, 오래달리기

교실 지킴이의 천식은 고교 입학에도 태클을 걸어왔다. 당시에는 고등학교에 입학을 위해 학력고사를 치러야 했고, 체력장 점수도 20점이나 됐다. 문제는 오래달리기였다. 걷는 것도 숨이 찬데 오래달리기라니! 점수가 어떻게 되든 간에 어쨌든 뛰기는 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담임선생님께서 손목을 잡고 체력장 담당 선생님께 데려가 오래달리기를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부탁을 해주실 정도였다. 하지만 결국 뛰지 못했고 점수도 얻지 못했다.

연탄가스에 숨이 막혀

대학교 1학년 때 친구네 집에서 우연하게 경봉 스님의 <야반삼경에 문빗장을 만져보거라>라는 책을 읽고, 불교가 행복한 삶을 사는 지혜를 가르쳐준다고 생각해 승려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불교 서적을 파기 시작했다.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고, 승려가 되기 위해 해인사에 찾아갔다.

“그때 제가 아는 절이 해인사밖에 없었거든요. 근데 그곳엔 남자 스님만 계시는 곳이어서 여자 스님이 계시는 조그만 암자로 보내졌어요. 그리고 거기서 하룻밤 묵게 됐지요.”

출가해 수행자가 되려던 꿈은 그날 밤에 무너져내렸다.

“당시에 절에서 연탄을 때고 있었는데, 스님께서 저더러 연탄을 갈라고 하시더라고요. 어머니께서 한 번도 시킨 적이 없으셔서 처음으로 연탄불을 갈러 나갔지요. 근데 가스가 너무 독해서 기절하기 직전까지 가서 불을 못 갈았어요.”

시쳇말로 천식에 연탄가스는 쥐약이 아니던가. 연탄불 하나를 제대로 못 가는 대학교 1년생을 본 스님은 한번 시작한 대학 공부는 마치고 오라며 하산시켰다.

“저는 대학을 졸업해야만 승려가 되는 줄 알고 졸업을 하고 갔지요. (웃음)”

유격장에서 포복하다 죽을 뻔

대학 공부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좀 바뀌었다. “시골에서 어려운 형편에 대학까지 보내주셨는데 출가하기 전에 부모님께 3년간 돈을 좀 벌어드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탄가스에 대한 공포도 좀 있었어요. 그리고 이런 몸 상태로 어떻게 내가 뭔가를 해낼까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몸을 바꾸든지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군장교후보생 1기 모집에 지원했다. 다행히 체력장에서 심하게 뛰어야 할 것이 없었고, 면접에서 만점을 받았다. 당당하게 합격을 했다. 그렇게 소위로 입대해 중위로 제대했다.

“처음 훈련받을 때 내가 여기서 죽든가 아니면 극복을 하고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유격 때 하는 달리기나 포복은 너무 힘들었어요.”

한 번은 유격장에서 포복을 하는데 숨이 차서 죽을 것만 같았다. 안경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었는데 고통스러운 호흡곤란 상태에서 안경도 짐이었다. 그래서 안경을 벗어 풀밭에 던져두었다.

“그때 생각에 포복을 끝내기 전에 죽을 텐데 안경이 뭐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안경을 벗어놓았지요. 마지막으로 죽을 힘을 다해 포복을 했는데 다행히 제가 끝까지 해냈어요.”

천식으로 인한 끔찍한 고통. 하지만 그 고통을 극복하지 못하면 제대로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힘든 군 생활을 해냈다.

수행자인데 염불을 매끄럽게 할 수 없어

출가해 수행자로 살면서 예불도 드리고 염불도 해야 하는데 천식은 이것도 힘들게 했다.

“예불 드릴 때 절을 하기 위해 엎드려야 하는데 절을 못할 정도로 기침이 났고, 염불할 때는 한두 마디만 해도 기침이 계속 나서 염불을 이어갈 수가 없었어요. 숨 쉬는 것 자체가 불편했거든요.”

이를 지켜본 봉화산사의 한주 스님으로 함께 지내는 지욱 스님이 도라지를 먹어보라고 권했다. 기관지에는 도라지가 가장 좋다고 해서 도라지물을 늘 달여서 먹었는데 좀 진하게 먹으면 속이 쓰렸다.

반격! 홍도라지 조청, 천식에 태클을 걸다!

한의학에 조예가 깊은 지욱 스님이 송준 스님의 천식을 낫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숱한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것이 홍도라지 조청이다. 도라지를 다섯 번을 찌고 말려 홍도라지로 만들어 약효를 배가시키고 그 진액으로 조청을 만들어 속쓰림 없이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홍도라지 조청을 먹고 목이 개운했는데 3일 이후부터 가래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콧물도 농도가 짙은 게 나왔고요. 그렇다고 천식이 없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한 3개월쯤 지나고 나니 숨 쉬는 게 편안해지기 시작했고 6개월쯤 되니 달리기도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됐어요. 전에는 뛰면 숨이 찼는데 그때는 개운하다고 느껴질 정도가 됐어요.”

홍도라지 조청을 3년간 먹고 있는 송준 스님은 아침 공복에 작은 수저로 한 숟가락을 먹고, 이후 시간엔 수시로 챙겨 먹는다.

“옛날에는 다른 사람도 저처럼 숨을 쉬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옛날에 제가 굉장히 힘들게 숨을 쉬었구나, 남들과 달랐구나 라고 느낄 정도예요.”

천식 때문에 염불하는 것이 두려웠다는 송준 스님. 지금은 염불하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고 한다.

PART 2. 천식을 극복한 홍도라지 조청 뭐길래?

송준 스님을 위해 홍도라지 조청을 만든 지욱 스님은 천식으로 고통 받는 송준 스님이 안타까워 ‘천식이라는 병이 있으면 나을 약도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것저것 천식에 좋다는 것들을 알아보고 연구했다.

“봉화가 추운 곳이잖아요. 송준 스님이 기침을 하시는데 아침에는 염불도 못할 정도였어요. 그래서 ‘그렇게 힘들면 고쳐야지.’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천식으로 고생하시는 송준 스님에게 도움을 줄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게 된 것이 홍도라지 조청이에요.”

병치레가 많아 한약을 많이 먹었다는 지욱 스님. 잦은 병치레는 약재에 관심을 두게 했다. 그래서 책도 찾아가며 약재 공부를 하곤 했고 어느덧 준전문가가 되었다.

“약재에 따라 증숙해야 약효가 더 좋아지는 게 있고 볶아야 좋아지는 게 있는데, 도라지는 아무리 봐도 증숙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됐어요. 그래서 도라지를 홍삼처럼 쪄서 말리고 쪄서 말리고…. 실패도 참 많이 했어요.”

천식에 좋다는 도라지의 아린 맛을 없애고 약효를 배가하기 위해 도라지를 쪄서 말려 홍도라지로 만들었고, 속쓰림을 없애고 소화·흡수가 잘 되도록 도울 천연의 것으로 생각해낸 것이 조청이었다. 그래서 홍도라지의 진액으로 조청을 만든 것이 홍도라지 조청이다.

“이거다 싶어 홍도라지 조청을 만들어 송준 스님께 드렸는데 단 며칠 만에 확장기 사용 횟수가 줄더군요. 제가 약 먹어본 경험이 많잖아요(웃음). 약이 되려면 싹수부터 다르거든요(웃음). 역시나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차츰 좋아지시더라고요.”

홍도라지 조청은 처음에는 송준 스님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던 중 절에서 하는 청소년 사업과 장학회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상품화도 했다. 반응은 예상외였다. 홍도라지 조청으로 천식이 나아졌다는 감사의 인사와 선물이 봉화산사에 끊이질 않았다. 지욱 스님은 홍도라지 조청이 천식 환자는 물론 아이들을 지원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마냥 기쁘다.

“천식이나 기관지로 고통 받는 분들이 많이 호전되었다고 연락을 주셔서 참 보람을 느껴요. 그뿐만 아니라 판매 수익으로 춘양면의 다문화가정이나 조손가정 등의 아이들에게 좀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또 장학금 지원도 할 수 있어 기뻐요.”

도라지는 본래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을 완화해 천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오래 묵으면 묵을수록 도라지는 잔뿌리가 많아지고 약성도 좋아진다. 그래서 3년 이상의 약도라지를 수증기로 무르지 않게 살짝 찐 후 햇볕에 잘 말리기를 5번 정도 반복해 홍도라지로 만들면 그 약용이 2~10배까지 높아지고, 사포닌 성분도 2배 이상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도라지의 유효성분을 농축시킨 홍도라지 조청이 도라지의 약용 성분을 배가시켜 섭취하는 방법이라며 홍도라지 조청의 효능을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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