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분당제생병원 내분비내과 김용현 교수】
당뇨환자들은 달달한 건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당뇨환자에게 있어 ‘당분’이란 말 그대로 ‘천적’이자 ‘해로운 것’으로 인식되어져 왔다. 도대체 당분이 뭐길래? 지금부터 당뇨병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는 ‘당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당분 과다섭취하면 혈당 업!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으로 꼽히는 당뇨. 그만큼 철저하게 ‘건전한’ 생활을 영위해야만 당뇨 악화를 막을 수 있으며, 꾸준한 ‘실천’을 통해서만이 당뇨를 이길 수 있다.
당뇨환자에게 있어 가장 골칫거리는 다름 아닌 혈당. 혈당 조절을 잘해야만 당뇨로부터 훌훌 탈출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환자에게 당분섭취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렇다면 당분이란 무엇인가? 분당제생병원 내분비내과 김용현 교수는 “당분이란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중, 탄수화물에 해당됩니다. 소화기관에서 분해된 뒤 포도당의 형태로 흡수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물질이죠. 특히 당뇨환자들의 경우 당분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되면 혈당이 빠른 속도로 올라갑니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었던 당분, 즉 단맛으로 대표되는 ‘당’이란 건강한 일반인에게는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당뇨환자들에게는 ‘혈당조절’과 직결되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인슐린을 자극하는 탄수화물의 경우, 당뇨환자들이 주의해서 섭취해야 할 ‘요주의 당’ 중 하나이다.
혈당지수 올리는 단순당은 피해야…
탄수화물도 종류에 따라 각기 혈당지수(GI)가 다르다. 어떤 식품은 혈당지수가 높아 당뇨환자에게는 ‘독’이 되고, 또 어떤 식품은 혈당지수가 낮아 ‘약’이 되기도 한다. 혈당과 탄수화물의 관계를 살펴보면, 일단 혈당을 내리는 탄수화물은 없지만 혈당지수가 높고 낮음에 따라 나눠볼 수 있다.
김용현 교수는 “사실 혈당을 내리는 탄수화물은 없습니다. 모든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섭취한 칼로리만큼 올라간다고 볼 수 있죠. 다만 당지수라는 개념이 있어 단순당(소화기관에서 분해과정을 별로 거치지 않고 바로 흡수되는 당)일수록 당지수가 높아, 같은 칼로리를 먹어도 더 빨리 혈당을 올리므로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경고한다.
여기서 말하는 단순당은 사탕, 설탕, 초콜릿, 꿀 등을 들 수 있으며 당뇨환자의 경우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들이다.
참고로 당지수란 50g의 포도당을 섭취했을 때를 100을 기준으로 하여 각 식품을 50g 먹었을 때의 수치로 나타낸 것이며, 당지수가 높을수록 당뇨환자에게는 불리하다.
<TIP. 알아두기>
* 당뇨환자에게 좋지 않은 식품 – 설탕, 사탕, 초콜릿, 꿀, 음료수, 요구르트 등
* 당뇨환자에게 좋은 식품 – 해조류, 두부, 시금치 등
그렇다면 당뇨환자에게 꼭 필요한 탄수화물과 피해야 할 탄수화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혈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 식품을 살펴보면 귀리, 보리, 겨, 통밀 등을 들 수 있다. 사실 당뇨환자에게 권고할 만한 식품이긴 하지만, 제 아무리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이라도 평소에 먹는 양보다 과하게 먹으면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을 먹는 것과 진배없다.
반면, 혈당지수가 높은 탄수화물에는 백미, 감자, 흰 빵, 옥수수 등을 꼽을 수가 있다. 물론 이 식품들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마찬가지로 과식은 절대 금물이다.
한 가지 더! 일반적으로 현미밥이 당뇨환자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똑같은 양의 밥을 먹었을 때 쌀밥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미밥은 섬유질도 많고 장 흡수 속도가 느려 혈당조절이 유리할 뿐이지, 무조건 현미밥이 당뇨에 좋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현미밥 역시 혈당지수가 다소 높은 탄수화물에 속하기 때문에, 과식할 경우 혈당을 올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올바른 당분 섭취가 당뇨에 관건
앞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탄수화물은 당과 직결되어 있다. 때문에 어떤 탄수화물을 얼마나 섭취하느냐가 혈당조절에 관건이라는 말이다.
김용현 교수는 “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가능한 섭취하되 흰쌀밥보다는 잡곡밥이, 흰 빵보다는 호밀빵이 섬유소가 같이 섞여 있어서 훨씬 더 좋습니다.”라고 권고한다. 또한 영원한 추억의 간식으로 꼽히는 감자와 고구마도 당지수가 높은 감자보다는 상대적으로 고구마가 더 좋으며, 설탕 등 단순당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당뇨환자의 올바른 당분 섭취방법이다.
특히 습관적으로 커피를 자주 마시는데, 이때에는 설탕이 들어있지 않은 원두커피로 대체하면 당분섭취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김용현 교수의 ‘건강나기’ 당뇨수칙>
▶당뇨치료의 기본 원칙을 반드시 지켜라.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은 충실히 이행해야 함)
▶혈당조절에 총력을 기울여라. (식이요법으로 일정한 혈당조절 및 저혈당을 방지함)
▶규칙적이고 일정한 식사습관을 지키되 정시 식사하라.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고 당뇨의 진행을 예방함)
▶지속적인 전신운동에 투자하라. (특히 비만하지 말아야 하며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