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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순한 소주… 그 오해와 진실

2006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도움말 | 건국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조희경 교수】

국민의 술 소주!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우리의 소주가, 최근 ‘순~한 전쟁(?)’을 시작했다. 저마다 순한 소주를 시판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순한 소주’ 그 명암이 내미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알아보자.

순한 소주는 건강에 좋다? 소주도 모름지기 순해야 제 맛?

최근 서민들에게 각광 받아온 소주가 조금이라도 ‘순’한 쪽을 택해야만 사랑받는 시대가 됐다. 마치 100m 경주의 기록단축을 위한 경쟁이라도 벌이듯, 25도에서 점차 낮아지던 소주가 최근 20도 안쪽으로 도수를 대폭 낮추며 19도 대의 순한 소주를 시판한 것.
그렇다면 최근 시판된 순한 소주들이 도수가 더 높은 소주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마실 수 있단 말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단 알코올 도수가 낮다고 해서 건강에 더 좋다고는 단정지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럼 순한 소주는 도수가 높은 소주보다 상대적으로 덜 취한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해석해볼 수 있다.

건국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조희경 교수는 “알코올은 섭취된 절대량에 비례해서 취합니다. 알코올 도수가 낮다고 덜 취하는 것은 아니고 도수가 낮은 술이라도 마신 절대량이 많다면 취하는 건 마찬가지이죠.”라고 설명한다.

조희경 교수에 의하면 알코올 도수란 일정 부피 내에 포함되어 있는 알코올의 함량을 말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소주 21도라면 100ml내의 부피에 알코올이 21ml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다.

이번에는 순한 소주와 일반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자.

아직도 많은 주당들, 이하 애주가들은 당연히 순한 소주에 비해 일반 소주가 인체에 더 많은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기왕지사 마실 거라면 차라리 순한 소주를 마셔야 그나마 몸에 이롭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오해요, 그릇된 진실이다.

<술술술, 소주의 평상시 적정량>

●?건강한 성인 남자 – 하루 1~2잔 이하, 1주일에 3회 이하

●?건강한 성인 여자 – 하루 1잔 이하, 1주일에 3회 이하

●?고령자, 고혈압, 당뇨, 위장·간장 질환자 – 성인남녀보다 절반 이하

간혹 순한 소주가 덜 취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술에 취한다는 것은 자신이 마신 ‘절대량’ 즉, 자신이 얼마만큼 마셨느냐에 따라 결정난다는 것.

조희경 교수는 “술에 취한다는 것은 자신이 마신 ‘절대량’에 의해 판가름나지만 ‘속도’에 의해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습니다. 사실 순한 소주처럼 도수가 낮은 술을 일반 소주와 같은 속도로 마신다면, 체내 알코올 농도가 올라가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늦기 때문에 천천히 취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소주 속의 알코올은 같은 성분이므로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라며 순한 소주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지적했다.

술은 기억력 감퇴와 치매 불러…

술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술이란 단순히 알코올을 섭취하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술자리를 통해 서로에 대한 관계가 긴밀하게 형성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잦은 알코올 섭취는 우리의 몸을 위협한다.

조희경 교수는 “과다한 알코올 섭취는 신경계, 위장질환, 간장질환, 각종 암, 비만 등 우리 몸 구석구석을 병들게 하기 때문에, 가급적 술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경고한다.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기억력이 다소 떨어지며, 실제 치매도 일찍 올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위장질환, 위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간장질환,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췌장염, 간암, 식도암, 유방암, 골다공증, 비만, 우울증 등 우리 몸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특히 매일 마시는 술은 간장 및 위장질환을 일으키며, 열량이 높은 안주를 같이 먹으면 비만의 지름길이 된다. 또 공복이나 심한 탈수 상태에서 마시는 것도 평소보다 빨리 취하게 하며, 심한 스트레스 시 마시는 술은 자제력을 잃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물론 알코올이 때론 우리 몸에 ‘좋은’ 영향을 끼칠 때도 있다. 조희경 교수에 의하면 “알코올은 소량을 먹을 시 심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병을 낮추어주며, 포도주는 포도 껍질 속의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 항암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하지만 술을 전혀 마시지 않던 사람이 일부로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술을 마시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근본적으로 알코올이란 순하건 독하건 그 효과는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사회생활에서 결코 피할 수 없는 술술술.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우리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마실 수 있을까?

조희경 교수가 소개하는 <4가지 알코올 생활수칙>

▶ 술을 마시기 전, 물과 야채를 미리 많이 먹어라.

– 몸 안의 수분이 많으면 알코올 농도가 천천히 올라가고, 술을 마시는 절대량도 줄어들게 된다.

▶ 안주는 적당히 먹어라.

– 고단백, 저지방이면서 비타민이 많은 안주를 시키는 것이 비만예방에도 좋다.

▶ 절대 분위기에 휩쓸려 ‘원샷’하지 마라.

– 가급적 천천히, 잔을 나누어 마셔야 빨리 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술 마실 때 담배를 피우지 마라.

– 술을 마실 땐 간의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는데, 담배를 피우면 산소결핍증이 초래돼 훨씬 몸에 해롭다. 또 알코올 흡수를 촉진시키고, 알코올 또한 니코틴을 용해시켜 서로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가급적 담배를 자제해야 한다.

사실 술자리를 피할 순 없어도 알코올 습관을 바꿀 수는 있다. 이와 같은 알코올 생활수칙을 통해 보다 건전한 음주문화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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