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
하루에도 몇 번씩 쓰린 속을 달래준다는 제산제 광고. 아침은 거르고 과식과 과음을 일삼다보니, 현대인들의 속은 쓰리고 아플 수밖에. 하지만 무턱대고 제산제만 남용하게 되면 우리의 속은 더욱 병들게 된다. 지금부터 제산제의 허와 실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도록 하자.
효과 빠른 제산제, 남용은 금물!
“속쓰림, 위산과다에 000. 속이 편~안합니다.”
한국인의 액체 위장약으로 31년간 군림해온 한 제약회사의 제산제가 지금까지 총 15억 포, 약 1조 천억 원어치나 팔렸다고 한다. 연간 100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는 이 제산제의 경우,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도가 거의 독점 수준으로 높다.
결국 대다수의 사람들은 속이 쓰릴 때마다 당연한 수순처럼 제산제를 찾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제산제의 빠른 효과도 무시할 수 없지만, 처방전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자칫 남용을 부를 수도 있어 문제다.
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위산에 의하여 발생하는 속쓰림에는 제산제가 효과가 있습니다. 효과도 매우 빠릅니다. 그러나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정교수에 의하면, 제산제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최근 개발되어 임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위산분비억제제’에 비해 그 효과도 매우 떨어진다는 것.
결국 우리가 맹신하고 있는 제산제의 위력은 극히 단시간일 뿐이며, 처음에는 위산이 중화되지만 되레 더 많은 위산을 분비시키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남용하면 좋지 않다.
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산제는 가격이 싸고, 약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고, 겔 형태이기 때문에 복용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정훈용 교수가 밝히는 제산제 Q&A
Q. 제산제를 습관적으로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
☞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제산제의 성분이 알루미늄이나 칼슘, 마그네슘 등이므로 과량 복용하게 되면 오히려 위산의 분비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속 좋으라고 먹는 제산제가 속을 더 나빠지게도 할 수 있으니, 과용은 금물이겠죠?
Q. 제산제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 과량 복용을 피하는 것 외에 특별한 주의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신부전증 환자의 경우 마그네슘이 포함된 제산제를 복용하면 부작용과 신독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겠죠?
Q. 제산제의 올바른 복용법은 무엇인가요?
☞ 속 쓰림의 증상을 빨리 호전시키고자 할 때 간헐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허나, 제산제는 빠른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일단 급한 불은 끌 수가 있지만 맹신하진 마시고 식간 사이의 공복 즉, 식사 전후 2시간 정도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야식과 과식을 피해야 속쓰림 예방!
앞서 제산제의 장단점에 대해 언급했다. 효과가 있긴 있지만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제산제의 약점인지라, 속 쓰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다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속이 쓰릴 때에는 제산제를 먹거나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한 방법. 또 속 쓰림을 어느 정도 방지하고 싶다면 야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밤에는 야식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떡볶이, 순대, 라면, 족발, 치킨, 만두 등등 ‘참을 인’ 석자가 있어도 모자랄 판국이니, 웬만큼 참을성이 없이는 야식을 거부하기 힘든 것도 사실.
이에 정 교수는 “잠잘 때 위 내에 음식물이 있으면 위산이 계속 분비되어 속쓰림을 유발하기 때문에 야식은 반드시 금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권고한다. 물론 과식도 속을 불편하게 만드는 복병이니, 음식은 삼시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되 소식 하는 것이 속쓰림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속쓰림에 좋은 식품열전
▶ 키위 – 식이섬유가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과일로 손꼽히는 키위. 하지만 키위를 고기와 함께 먹게 되면 소화도 잘 될 뿐 아니라 속 쓰림도 방지 할 수 있다. 특히, 질긴 고기를 요리할 때 키위 즙을 넣으면 육질도 부드럽고 고기를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
▶ 무 – 수분 많기로 유명한 무. 섬유소도 많고 비타민 C가 풍부하며 아밀라아제와 같은 효소가 있어 소화를 돕는다. 특히 떡이나 밥 등 과식한 뒤 속이 쓰리고 불편할 때 좋으며 위산을 중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껍질 째 강판에 갈아 간장을 곁들여 끼니 전 먹으면 속 쓰림 예방에 탁월.
이 외에도 쑥, 감초, 대추 등은 속 쓰림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대표식품 중 하나다. 신선한 쑥(약쑥)을 즙으로 짜서 하루 3번(소주 한 잔 정도의 양) 식사 전 먹게 되면 위장에 좋은 효과가 있으며, 감초는 달걀껍질과 1:6 비율로 섞어 잘게 가루로 만든 다음, 하루 세 번 식사 후 찻숟갈로 한 스푼 먹으면 쓰린 속을 편안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런 식품들을 꾸준히 먹는 것도 위장을 보호하는 방법이겠지만, 규칙적인 생활식습관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속’을 더욱 튼튼히 하는 방법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TIP. 편안한 ‘속’ 만들기 5계명
1. 아침을 꼭 먹는다.
2. 식사 때를 거르지 않는다.
3.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한다.
4. 과식을 피한다.
5. 야식을 자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