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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트랜스지방 제로의 ‘꿈’

2008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사색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유선미 교수】

바삭하고 고소한 맛에 탐닉하다 보면 트랜스지방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익숙한 맛에 자꾸 먹고 싶어지는 유혹을 참지 못하게 된다. 한 번 길들여지면 담배처럼 쉽게 포기 못하는 것이 트랜스지방이다. 그러나 고소하고 바삭한 냄새와 맛이 당신의 오감을 사정없이 유혹할 때 당신의 심장은 소리 없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인 식물성 지방에 수소와 촉매 등의 첨가물을 넣어 인공적으로 고체 상태로 만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마가린이나 쇼트닝인데 마가린이나 쇼트닝을 이용한 패스트푸드의 감자튀김이나 시판되는 비스킷 등의 과자류, 패스트리·크로와상 등의 빵류, 전자레인지용 팝콘 등의 가공식품에 많이 함유돼 있다.

최근에는 트랜스지방의 함량이 감소되고 있는 추세이나 이들의 무분별한 섭취는 여전히 건강에 백해무익하다. 다행스럽게도 트랜스지방을 이용한 가공식품은 주된 식재료가 아닌 간식류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심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포화지방(주로 동물성지방)보다 2~4배 정도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트랜스지방이라니 말 다했다.

동물성지방인 포화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심혈관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트랜스지방은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까지 낮추기 때문에 포화지방보다 더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유선미 교수는 “이러한 이유로 심장병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은 트랜스지방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고 심장병 환자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 비만인 사람, 흡연자, 젊을 때 심장병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은 트랜스지방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 역시 트랜스지방에 일찍 노출될수록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 한다.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적게 먹는 사람에 비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관상동맥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2배 정도 높았고, 트랜스지방에 의한 열량 섭취가 하루 섭취 열량의 2% 정도 증가하면 관상동맥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1.3배 증가하여 매년 약 십만 명이 관상동맥 심장질환으로 사망하게 된다.

뿐만 아니다. 최근 트랜스지방이 심장질환 이외에 당뇨병,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 유방암, 대장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트랜스지방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는 평균 하루 성인의 열량을 2000kcal로 볼 때, 하루 트랜스지방 섭취량을 전체 열량의 1%에 해당하는 2.2g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트랜스지방 Zero의 꿈

우리가 주로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은 인공적으로 가공된 것이지만 자연계에 원래 존재하는 트랜스지방, 즉 소나 양 등의 동물에서 얻는 육류나 버터·치즈와 같은 유제품에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아무리 트랜스지방 섭취를 피하려고 해도 전체 열량 섭취량의 0.5%는 자연계에서 섭취하게 되므로 트랜스지방을 100% 피할 수는 없다.

천연 트랜스지방은 인공 트랜스지방과 달리 체내에서 유익한 물질로 전환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뿐 아니라, 자연계에서 섭취하는 트랜스지방의 양은 건강에 무리를 줄 정도는 아니니 굳이 트랜스지방을 전혀 섭취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트랜스지방의 섭취는 반드시 피하거나 제한해야 한다. 치킨 너겟, 애플파이 등의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대신할 경우 그것만으로도 트랜스지방 섭취량은 10g이 넘고 도넛 1개에 대략 3.2g, 감자튀김 한 봉지에 6.8g, 팝콘 한 봉지에 12g의 트랜스지방이 포함돼 있다.

유선미 교수는 “트랜스지방만 신경 쓰다 보면 동물성 지방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은 무시하거나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며 실제로 식약청에서 최근 시판중인 도넛과 팝콘에 대해 조사한 결과 트랜스지방 함유량은 감소했지만 포화지방 함유량이 증가했다고 우려한다.

유 교수는 또 “트랜스지방 대신 식물성기름을 사용하더라도 너무 많은 양을 쓰면 열량 과다로 비만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곧 심장에도 무리를 주게 되므로 지방은 항상 과유불급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TIP. 트랜스지방 섭취 줄이는 노하우

♣ 튀김 등 요리시 마가린이나 쇼트닝 대신 액체 상태인 불포화지방(식용유 등)을 사용하고 토스트, 볶음밥 등을 조리 시 마가린 사용을 자제한다.

♣ 도넛, 팝콘, 파이, 패스트리, 패스트푸드(특히 감자튀김 등의 튀김류) 등의 섭취를 피한다.

♣ 식품의 영양소 표시내용에서 트랜스지방 및 지방 함유량을 확인한다.

-쇼트닝, 마가린, 정제가공유지 등 부분경화유를 사용한 가공식품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부터 식품 영양표시상의 지방을 포화지방, 트랜스지방으로 세분하여 표기토록 의무화했고 또 지방과 유사 물질인 콜레스테롤의 함량도 함께 표기하도록 했다.

-쇼트닝이나 마가린과 같은 트랜스지방 대신 팜유(포화지방산 고함량)로 대체한 식품의 경우 포화지방도 하루 섭취 열량 기준 8%를 넘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

♣ 트랜스지방 대신 참기름·올리브유·해바라기씨유 등 불포화지방이 많이 든 식물성 기름을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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