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교실 이규재 교수】
옛날 옛적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떠다 팔았다는 얘기가 현실이 된지 오래, 요즘엔 김선달처럼 그냥 물만 떠다 팔았다가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하루에도 수십 여 가지의 각종 기능성 물들이 쏟아지고 있는 시대, 어떤 물을 어떻게 마셔야 할까?
좋은 물의 기준?
인체의 5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물은 인체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라고 할 수 있다.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환경의생물학교실 이규재 교수는 “예컨대 미네랄수에 있어 좋은 물은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하고, 칼슘에 비해 나트륨 함량이 낮은 물이 좋은 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맛의 측면에서 접근할 때 칼슘, 칼륨, 규소가 풍부한 물이 물맛이 좋은 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물의 기준은 개인의 기호 혹은 국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주관적인 개념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하지만 물의 역할에 초점을 둔다면 좋은 물은 유기물이 첨가되지 않고 환경오염이나 중금속 또는 세균학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된 깨끗한 물”이라고 부연한다.
‘기능수 춘추전국시대’ 그 효능은?
사람의 기호에 따라 맛있는 물, 좋은 물의 기준이 다르듯 일반지하수나 수돗물에 비해 다양한 맛과 기능을 내세워 시판되고 있는 해양심층수, 산소수, 미네랄수, 수소수, 비타민수 등 각종 기능성 물들은 우리 몸에 효과가 있을까?
일단 기능성 물은 물 자체의 기능보다 매개물질로의 역할이 강한 물이 많다. 이는 체내에 흡수된 물의 기능은 유사하지만 물이 전달하는 물질에 따른 효능에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이규재 교수는 “알칼리이온수나 알칼리환원수의 경우 알칼리성은 체내에서 곧바로 소실되나 물 속에 존재하는 수소기체나 환원력이 몸에 전달되므로 장기적인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탄산수의 경우 장내 질환에 효능이 있으며, 다양한 미네랄은 인체에 공급되어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의학적인 검증을 받거나 학문적인 검증이 없는 물이 기능수로 오인되는 경우라며 “기능수들은 건강에 효과적인 측면을 근거하여 효과를 나타낼 정도의 함량이 안전하게 포함돼 만들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미네랄수, 천연광천수, 해양심층수, 산소수, 수소수 등 유통되는 기능수의 견지에서 기준을 정한다면 알칼리이온수는 국내외 의학적으로 효능이 인정된 물이다. 요즘 각광 받고 있는 해양심층수는 어떨까?
해양심층수는 미네랄수의 주요한 부분으로 볼 수 있지만 일부 해양심층수의 경우 심층수나 표층수 모두 미네랄 분포나 음용 관련된 성분에 있어서 제품생산 과정에서 주요 미네랄이 대부분 소실돼 일반 미네랄수나 천연광천수와 유사한 물로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또한 인체가 하루 필요한 미네랄 함량은 음용수에 포함된 함량에 비해 매우 많은 양을 요구하므로 전적으로 물을 통해 미네랄을 공급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물론 특정 지하수 또는 온천수에는 다량의 미네랄이 포함돼 있어 유효한 기능수로서의 역할을 하고, 해외의 유명한 온천수 및 지하수 역시 탄산이나 미네랄이 풍부하여 인체 유익성이나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물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에 유통되는 먹는 샘물이 미네랄수로서의 유효한 기능을 온전하게 담당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이 교수는 “분명 인체에 유익한 성분을 포함한 기능수들이 있지만 기능수가 마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냥 무분별하게 음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좋은 물의 효능과 가격이 얼마나 적정한지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한다.
똑똑한 물 마시기 방법
일반적으로 물을 마시는 시간과 방법에 대해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물을 많이 마셔서 해로운 경우는 없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치료목적으로 기능수를 마신다고 가정할 때 유효성분이나 유해성분의 함량을 정확히 파악하여 인체에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마시는 것이 좋다. 가령 신부전증처럼 신장의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 소량의 물을 마셔야 하되, 칼륨 함량이 높은 물은 피한다.
또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 후에 전해질이 풍부한 물을 마시되, 특히 마라톤과 같이 탈수증상을 동반하는 운동은 증류수와 같은 물을 마시는 경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해질을 함께 보충할 수 있는 물을 마신다.
이 교수는 “물 속의 유효성분은 미네랄인 무기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무기물은 끓여도 변하지 않으므로 영양학적으로 볼 때 끓인 물과 그냥 먹는 물의 효능은 같다고 볼 수 있다.”며 “해외의 경우 일부 지하수나 온천수의 음용과 관련하여 물 속에 인체에 유익한 세균이 있어 이를 곧바로 음용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예도 있지만 병이나 페트로 유통되는 물에서는 세균학적 유용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정수 또는 가열 멸균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부연도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