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김정민 부지점장】
직장인 노훈석 씨는 13개월째 풍차 돌리기 적금 재테크를 하고 있다. 이틀 전에는 첫 번째 5만 원짜리 적금이 만기가 되어 은행을 찾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원금 60만 원과 이자를 더해 고스란히 1년짜리 정기예금을 들고 5만 원씩 넣는 1년 만기 적금에 새로 가입했다. 이자는 얼마 안 되지만 새 통장 두 개를 손에 쥐고 나니 어느새 마음은 부자가 됐다. 다음 달에 또 적금이 만기 될 생각을 하면 풍차 돌리기 적금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노 씨처럼 요즘 풍차돌리기로 재테크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매월 만기가 돌아와 돈 불리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풍차돌리기 재테크. 그 자세한 방법을 알아본다.
매월 만기! 매월 행복!
빙글빙글 풍차처럼 목돈이 일정하게 들어온다면?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이런 기분 좋은 일이 풍차돌리기 적금을 시작하면 내 일이 될 수 있다.
최근 풍차돌리기 적금이 종잣돈 마련 맞춤 재테크로 주목받고 있다. 풍차돌리기 적금이란 한 달에 한 번씩 일정한 돈을 1년 만기 적금으로 가입하는 것이다. 첫 달에는 적금 통장이 하나, 두 번째 달에는 2개, 세 번째 달에는 3개…열두 번째 달에는 적금통장이 12개가 된다.
일 년이 지나면 첫 달에 가입했던 적금 만기가 돌아온다. 그러면 만기 된 적금을 찾아서 이자와 함께 정기예금에 다시 둔다. 정기예금을 하고 끝이 아니다. 풍차를 이어서 돌려야 한다. 정기예금과 더불어 새로운 적금 통장을 만든다. 새로운 적금 통장을 만든다고 한 달 저축 금액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매월 적금 하나가 만기되기 때문에 원래 적금을 넣었던 그 돈으로 새로운 적금 통장을 만드는 것이다.
다음 달에도 만기가 돌아온 적금은 이자와 함께 정기예금으로 돌리고, 새로운 적금 통장을 만든다. 원금에 이자를 더한 정기예금은 복리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렇게 2년이 지나면 매월 두 개의 통장 만기가 돌아온다. 늘 똑같이 붓는 적금 만기와 1년 전에 그 적금과 이자를 더했던 정기예금의 만기다. 이렇게 꾸준히 새로운 통장을 만들다 보면 종잣돈을 점점 불려 나갈 수 있다.
저축액 늘려도 부담 적은 풍차돌리기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김정민 부지점장은 “풍차돌리기 적금을 하면 저축 금액을 비교적 쉽게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매월 200만 원을 버는 사람이 지출이 너무 많아 저축은 못하고 있다고 치자. 그러다 이번 달부터는 미래를 위해서 소득의 절반은 저축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100만 원짜리 적금에 가입했다. 그 적금은 얼마 안 가 해지될 확률이 높다. 한 달 만에 오랫동안 쌓아온 지출습관을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금을 10만 원으로 시작해 매달 10만 원씩 소비를 줄이고 저축 금액을 서서히 늘려간다면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다. 풍차돌리기도 마찬가지다. 매월 5만 원씩 새로운 적금을 들면 열두 달째에는 60만 원을 저축할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60만 원을 그대로 유지만 하면 된다.
김정민 부지점장은 “첫 달부터 무리해서 적금에 가입하지 말고, 자신이 목표로 잡은 저축 금액과 열두 번째 달에 저축해야 할 금액이 같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열두 번째 총 저축 금액은 신입사원이나 아이가 없는 부부라면 소득의 70%로 잡는 것이 좋다. 김정민 부지점장은 “가정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종잣돈을 모으기로 마음먹었다면 아무리 적어도 30%는 저축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본격적인 풍차돌리기에 들어가기 전에 줄일 수 있는 소비를 점검하자. 특히 외식비, 통신비, 보험료 등이 쓸데없이 많지는 않은지 꼼꼼히 적어본다. 새고 있는 돈을 찾아내 중간중간 저축 금액을 늘리면 더 큰 풍차를 돌릴 수 있다.
급할 때 요긴한 풍차 비상금
살다 보면 병원비, 경조사비, 가전제품 구입 등 예기치 않게 큰돈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때 비상금이 충분히 없다면 적금과 같은 금융상품을 해약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풍차돌리기 재테크는 이럴 때 유용하다. 매달 적금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풍차돌리기를 한 지 2년이 넘었다면 매월 정기예금 만기+적금 만기가 돌아온다. 따라서 웬만한 상황은 돈을 빌리거나 금융상품 해지 없이도 대처할 수 있다. 이가 빠진 풍차라고 풍차돌리기를 바로 포기하거나 섭섭해 하지는 말자. 이가 빠진 풍차라도 다음 만기는 금방 돌아온다.
풍차돌리기 응용편
적금 풍차를 돌리기로 마음먹었다면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하는지가 고민일 것이다. 김정민 부지점장은 “은행마다 적금을 유도하기 위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특판 적금 상품이 있다.”며 “주거래 은행의 금리 추가 혜택을 이용하면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금리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뉴스에서 귀가 닳도록 보도하듯이 지금의 예금·적금 금리는 무척 낮다. 적금 풍차를 돌릴 때는 12번으로 쪼개서 저축하기 때문에 저축금액이 많지 않다. 금리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0.1% 적금 금리가 높다고 해서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은행에 택시타고 가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온다면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김정민 부지점장은 “풍차돌리기 재테크의 목표는 이자 소득보다는 종잣돈 마련”이라며 “저축 금액을 늘리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금리가 낮아 수익률이 아쉽다면 ‘퓨전 풍차돌리기’를 해도 된다. 김정민 부지점장은 “적금과 비교적 안전한 투자 상품인 적립식 펀드를 번갈아가면서 가입해도 된다.”며 “홀수 달에는 적금, 짝수 달에는 수익률이 높은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는 식이다.”고 설명한다. 적립식 펀드도 적금처럼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적립하는 투자 상품이다. 적금과 적립식 펀드를 반반씩 섞었을 경우 일 년 후 만기가 2달에 한 번씩 돌아온다고 보면 된다. 적립식 펀드는 최소 3년은 유지해야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민 부지점장은 “적립식펀드는 가입할 때 목표 수익률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며 “그 수익률을 달성하면 환매해서 고스란히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단, 비교적 안전하다고 해도 적립식펀드도 투자 상품이다. 적금과는 달리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몇 달 안에 큰돈이 필요한데 펀드가 손실을 보고 있다면 섣불리 환매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한편, 풍차돌리기 재테크를 위해 꼭 한 달에 한 번씩 적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매달 은행에 가기가 귀찮으면 2달에 한 번, 3달에 한 번씩 적금에 가입해도 된다. 물론 이때는 만기의 기쁨도 2~3달에 한 번씩 돌아오게 된다. 자동이체 서비스를 이용하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조금 덜 번거롭게 풍차돌리기 재테크를 할 수 있다.
김정민 부지점장은 투자설계, 은퇴설계 등이 전문인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PB다. 파생상품, 부동산, 증권펀드 투자상담사이며 FP·AFPK 자격인증, CFP 교육수료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