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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건강 핫 키워드 ② 여전히 인기~ 효소 열풍의 허와 실

2013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109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조선대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신현재 교수】

2013년 건강 트렌드의 하나로 효소 열풍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효소를 밥처럼 먹어야 한다며 너도나도 효소 제품 먹기에 열을 올렸다. 이 건강 키워드 역시 뚜렷한 명암을 드리우고 있다. 일부에서는 효소가 설탕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맹비난을 퍼붓기도 했고, 일부에서는 마치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처럼 호도해 숱한 논란을 낳기도 했다. 2013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효소 열풍,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PART 1. 진짜 효소와 가짜 효소

2013년 들불처럼 일었던 효소 붐은 온 국민을 효소 마니아로 만들었다. 학창시절 생물학 시간에 배운 정도로만 기억되던 효소가 2013년에는 세상 밖으로 팔딱 뛰어나와 사람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귀한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열풍 뒤에는 짙은 그늘도 드리워졌다. 그 중에서 단연 압권은 “무슨 효소를 먹었더니 암이 나았다.”거나 “평생 고칠 수 없었던 불치병을 효소를 담가 먹으면서 고칠 수 있었다.”는 체험자들의 말이 전파를 타면서부터였다.

이 말이 던진 파급효과는 실로 컸다. 너도나도 효소 담그기 열풍에 동참했다. 집에서 효소를 담가먹기 위해 용기를 사고 설탕을 구입해 과일과 산야초로 효소를 담그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 액체가 만병을 고쳐줄 기대를 하면서 몇 주일을 기다리곤 했다.

그러나 누가 봐도 허황돼 보였던 이 말은 곧 된서리를 맞았다.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효소 예찬론자와 효소 불신론자 사이에는 극단적인 간격이 생겨났다.

그 뜨거웠던 논쟁은 2013년 한 해의 말미에서 어느 정도 정리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마치 효소가 만병통치약처럼 호도되던 폐단은 많이 수그러들었고, 이제는 좀 더 진지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가 알고 있던 효소가 진짜 효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조선대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신현재 교수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효소는 진짜 효소가 아니라 발효액이었다.”면서 “발효액을 두고 효소라고 우기니 논쟁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설탕물이니까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난무했고, “우리 몸에 전혀 이로울 게 없다.”는 주장도 끝없이 펼쳐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효소와 발효액, 그 차이는 뭘까? 그리고 우리는 왜 발효액을 효소라고 생각했을까?

PART 2. 효소와 발효액 어떻게 다르길래?

매실 엑기스를 해마다 담가 먹었던 사람들은 2013년 효소 열풍이 불자 반색했다. 몸에 좋은 효소를 이미 먹고 있는 자신의 똑똑함에 우쭐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곧이어 발효액은 진짜 효소가 아니고 매실엑기스 또한 발효액이라는 주장에 그 우쭐함은 곧바로 걱정으로 돌아섰다. 몸에 좋을 거라고 철썩 같이 믿고 열심히 먹었던 매실 엑기스가 설탕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정말 그럴까?

이 물음에 신현재 교수는 “발효액을 효소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발효액도 나름대로 영양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발효액은 미생물의 작용으로 여러 영양성분들이 소화되기 쉽게 잘게 부수어진 형태의 액체를 말한다. 설탕을 넣어서 과일과 채소의 영양성분들이 잘 빠져나오도록 조절하고 이 액체에 식용이 가능한 미생물을 접종시켜서 당 성분을 분해하고 유기산과 알코올, 그리고 올리고당 등의 발효 대사산물이 풍부하게 들어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렇게 만든 발효액도 설탕의 농도만 조금 낮추면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차나 양념의 형태로 섭취할 수 있어서 그 나름 무척 유용한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만든 평범한 발효액을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고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 있다. 이런 발효액을 자꾸 효소라고 부르면서 효소가 효과가 없다느니 오히려 몸에 독이 된다느니 하는 부메랑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신현재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해 발효액은 발효액이지 효소가 아니다.”고 밝히고 “따라서 발효액이 효과가 없다고 해서 효소 또한 효과가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곡류발효효소는 진정한 의미에서 100% 효소라고 할 수는 없지만 효소가 풍부한 효소식품으로 간주해도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제품은 발효액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효소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건강을 증진시키는 보조수단으로 이용하자는 데는 대체로 이견이 없는 편이다.

신현재 교수는 “올 한 해 효소 붐을 통해 우리 몸이 건강해진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효소 섭취를 통해 위와 장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것은 효소 붐이 일으킨 수확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한다.

PART 3. 그래도 결론은… “효소는 우리 몸에 유익하다”

신현재 교수는 “발효액과 효소를 놓고 숱한 논쟁이 벌어졌지만 그래도 결론은 하나”라고 밝히고 “그것은 바로 효소는 우리 몸에 유익하다는 사실일 것”이라고 말한다.

효소는 우리의 건강에 무척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효소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건강한 삶을 사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평소 효소를 풍부하게 섭취하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가이드라인을 소개한다.

1. 기본적으로 식단에 ‘발효음식’을 풍부하게 포함시키자

발효가 진행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현상이 미생물의 양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몸에 들어가서 건강에 유익을 주는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가 많아지게 된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우리 몸에 들어가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살아있는 미생물 혹은 균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들이며, 일부 고초균(Bacillus sp.)을 포함하고 있다.

유산균을 비롯한 세균들이 프로바이오틱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위산과 담즙산에서 살아남아 소장까지 도달하여 장에서 증식하고 정착되어야 한다. 또 장관 내에서 유용한 효과를 나타내야 하고 독성이 없으며 비병원성이어야 한다는 조건에도 부합돼야 한다.

이런 조건에 맞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도달한 후 장 점막에서 생육하게 되는데 젖산을 생성하여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장내 환경이 산성으로 만들어지면 유해균에게는 치명적이다. 산성 환경에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유해균의 수는 감소하게 되고 산성에서 생육이 잘 되는 유익균들은 더욱더 증식하게 되어 일명 ‘장내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우유를 발효시킨 요구르트, 배추 등의 채소를 발효시킨 김치, 콩을 발효시킨 된장이나 청국장 등 발효음식을 적극적으로 섭취하여 장내 세균의 분포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2. 액체로 된 발효액은 음식 만들 때 양념으로 사용하거나 차로 마시자

발효액과 효소는 분명 다르다는 것을 이제는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발효액을 설탕덩어리로 보는 데는 아쉬운 점이 많다. 발효액은 미생물의 작용으로 여러 영양성분이 소화되기 쉽게 잘게 부수어진 형태의 액체이다.

따라서 설탕의 농도만 조금 낮추면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차나 양념의 형태로 섭취할 수 있으므로 그 나름대로 무척 유용한 측면도 있다.

현재 당뇨병의 징후가 있거나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보통의 경우라면 좋은 약초와 과일로 만든 발효액을 양념이나 차로 이용하는 것은 무척 환영할 만한 일이다.

3. 효소건강식품의 한계를 인식하고 먹자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것에는 ▶매일 먹는 식사 ▶몸이 아플 때 먹는 약 ▶그리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건강식품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효소 역시 그 종류로 나누어 ▶식사 때 발효식품의 형태로 섭취하는 효소 ▶관절염 등 병의 치료를 위해 먹는 효소제제 ▶평상시 건강을 위해 먹는 효소식품 등으로 나눌 수도 있다.

이들 각각의 음식과 제품은 분명 그 목적과 한계가 뚜렷하다. 식품은 맛과 영양을 위해서 먹는 것이고, 약은 병의 치료를 위해서 먹는 것이다. 효소건강식품도 평상시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것이지 무슨 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 효소가 가진 다양한 효과와 효능은 분명하지만 그 섭취량과 기간에 따라 효용성은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효소 제품을 먹을 때는 그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섭취해야 한다. 고농축의 효소인 경우 약효가 있는 반면 몸에 좋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는 뚜렷한 효과는 없지만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고 에너지를 공급하여 평상시에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같은 특성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효소를 이용한다면 건강에 유익한 효소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신현재 교수는 “결론적으로 말해 효소는 우리 몸에 유익하다는 전제는 변하지 않을 진실”이라며 “그 효능과 한계를 인식하고 적절히 활용하면 분명 위와 장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덧붙인다.

신현재 교수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사를 취득했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객원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주)엔지뱅크 대표이사로서 국내 최초로 효소활성을 표시한 먹는 효소식품을 출시하기도 했으며, 국내외 효소 관련 기업의 자문 및 국내외 효소 관련 집필, 강의 및 강연 100회 이상의 효소 전문가다. 주요 저서로는 <효소는 건강의 시작> <춤추는 효소> <엔자임 : 효소와 건강> 등 다수가 있다. 효소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효소 카페(http://cafe.daum.net/EnzymeCafe)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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