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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테라피]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에 숨어 있는 함정

2012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행복호 110p

【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허양임 교수】

다이어트 중인 여대생 강소라(22세) 씨. 그녀가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집어 드는 것은 ‘웰빙’ ‘다이어트’ ‘무설탕’ ‘저지방’ 등의 수식어가 붙은 식품들이다. 웰빙 쿠키, 다이어트 콜라, 저지방 마요네즈, 라이트 맥주…. 대부분 가격이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내 몸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체중조절용 시리얼바가 1+1. 그걸 본 소라 씨는 “득템!”을 외치며 얼른 집어 들었다. 그리고선 뿌듯해한다. ‘그래도 남들보다 저칼로리로 먹으니까, 살이 좀 빠지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을 고소합니다~

모델 같이 마른 몸매가 찬양받고, 근육질의 몸매를 ‘철저한 자기관리’라고 생각하는 시대. 그래서 요즘은 음료수 하나, 간식 하나도 따져 먹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안심하고 집어 드는 웰빙, 저칼로리, 다이어트 등의 문구가 들어간 식품들….

그렇다면 제로 칼로리 음료는 정말 칼로리가 0일까? 무설탕이라는데 어떻게 단맛이 날까? 저지방인데 어떻게 맛은 그대로 고소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것들만 골라 먹는 나는 왜 살이 빠지지 않는 걸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러한 의문을 가져 봤을 것이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허양임 교수는 “단순히 이러한 문구들만 믿고 식품을 구입해선 안 된다.”며 “이러한 식품들이 다이어트에 크게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저지방, 저칼로리인데 살이 찌는 이유

1. 저지방, 저칼로리 표기를 100% 믿어선 안 된다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는 누구나 알 것이다. 이러한 식품들은 칼로리가 없는 것으로 적혀 있지만 현행법상 식품의 100ml당 열량이 4kcal 미만인 경우 칼로리 표기를 0이라고 할 수 있다. 저칼로리 또한 식품 100g당 40kcal 미만인 경우 저칼로리라고 표기할 수 있다. 무지방 역시 지방이 식품 100g당 0.5g 미만인 경우 무지방으로 표기된다.

또 무가당인 경우 인위적으로 당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것일 뿐, 우리가 흔히 마시는 무가당 주스에는 그 과일 자체의 당이 풍부하다. 결국 식품 자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당이 많더라도 무가당이라고 표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칼로리는 별 차이가 없다.
결국 무지방, 제로 칼로리, 무가당이라고 해서 지방이나 칼로리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허양임 교수는 “완벽하게 칼로리가 없거나 무지방인 음식은 없다.”고 말한다.

2. 인공감미료가 식욕을 촉진할 수도 있다

달콤한 맛, 고소한 맛을 내는 제품들 중 ‘칼로리를 낮췄다.’ ‘무설탕이다.’라고 외치는 식품들은 의외로 맛이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미각이 아주 예민한 사람이라면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 일반 콜라와 다이어트 콜라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맛은 똑같은데 어떻게 칼로리를 줄인 걸까?

허양임 교수는 “우리는 인공감미료에 속고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지만 열량은 적다. 우리나라에서는 막걸리에도 첨가하는데, 미국에서는 이 물질을 발암물질이라며 금지해야 할 품목으로 주장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설탕을 대체하는 인공감미료는 과당, 솔비톨 등이 있는데 이러한 단맛은 미각을 자극하고 식욕을 증가시켜 실제로 다른 종류의 음식물 섭취를 더 촉진시킨다. 또 인공감미료들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그 유해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해 국제적 논란거리라고 할 수 있다.

3. 안심하고 더 많이 먹게 될 수 있다

맥주를 좋아하지만 그 열량이 걱정된다면? 일명 ‘라이트 맥주’가 떠오를 것이다. 기존 맥주에 비해 약 1/3의 칼로리를 줄였다니 과연 혹할 만하다. 하지만 이처럼 칼로리를 약 33%나 낮춘 저열량 맥주도 알코올 도수에는 별 차이가 없다. 알코올의 작용으로 다음날 탄수화물 섭취를 더 촉진할 수도 있다. 그리고 과연 술을 딱 한 잔만 할 수 있을까?

또 과자나 음식을 집어 들면서 ‘이건 저칼로리니까, 하나 더 먹어도 되겠지.’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지 않은가? 물론 저지방^저칼로리 식품은 기존 식품보다 칼로리가 적은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허양임 교수는 “심리적으로 사람들은 저지방^저칼로리 식품이라는 것을 안 순간 안심하고 정량보다 더 먹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먹는 양을 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저칼로리, 저지방 식품도 많이 섭취하면 고칼로리, 고지방이 된다.

4. 이미 고칼로리 식품일 가능성이 높다

저지방, 저칼로리라고 광고하는 식품 자체가 이미 고열량 제품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쿠키나 감자칩 같은 과자류, 콜라나 주스 같은 음료, 마요네즈가 들어가는 드레싱류, 맥주 등 이미 지방을 반으로 줄이거나 칼로리를 반으로 줄였어도 사실 지방과 칼로리가 꽤 되는 식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허양임 교수는 “여기 열거된 식품들은 사실 체중 감량이 목적인 사람이라면 피해야 할 음식들”이라며 “이런 음식 자체가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가공식품 중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권할 수 있는 음식이라면 저지방 우유 정도뿐이라고.

누구를 위한 저지방, 저칼로리입니까?

흔히들 다이어트는 굶어야 하고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먹는 것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허양임 교수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우선, 잘 드세요.”라고 말한다. 많이 먹으라는 것이 아니다. 세끼를 제때, 골고루 제대로 먹으라는 말이다.

굽고 튀기기보다는 삶고, 찌는 걸로~ 절임반찬이나 국물 음식보다는 마른반찬과 건더기만 먹는 방식으로~ 고기를 먹을 때는 밥보다는 야채와 함께~

허양임 교수는 “스스로 식단일기를 써보는 것”도 추천한다. 적어 내려가다 보면 자신의 식습관이 어떤지도 알게 되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도 보인다는 것이다.

허양임 교수는 “식품을 고를 때는 포장 뒷면의 영양성분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1회 분량을 확인해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선택하고, 열량이 같다면 가능한 한 비타민과 영양소가 풍부한 것을 고르는 것이 낫다.”고 덧붙인다.

허양임 교수는 이화여대 의과대학을 거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를 마치고, 현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교수로 활동 중이다. <KBS 비타민-닥터의 응급食>에 출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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