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경희대학교동서신의학병원 한방부인과 이진무 교수】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겨울바람 때문에~ 꽁꽁’ 당신의 손발이 차갑고 시린 이유가 겨울바람 때문 만일까? 한여름에도 손발이 차가워 마음까지 차가운 ‘양철 인간’으로 불리고 있는 S 씨. “난 가슴이 따뜻한 여자예요.”라고 아무리 외쳐봤자 돌아오는 것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일 뿐이다. 몸이 차고 시리니 이러다가 마음의 문까지 닫게 돼 정말 심장 없는 양철인간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그녀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 본다.
손발이 따뜻한 사람과 만나고 싶다
뜨거운 가슴을 가졌을지언정 유난히 추위를 타거나 손발이 차가운 사람들이 있다. 수족냉증은 대체로 군살이 찌고 땀이 많고 소심하여 활동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나 빈혈, 저혈압, 위하수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 마르고 발육이 좋지 않은 사람, 과음·과색·흡연·과로 등에 의해 추위를 타는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그렇다면 단지, 손발 차가운 것만 수족냉증일까?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부인과 이진무 교수에 의하면 “수족냉증은 계절과 상관없이 차가움을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도 손발뿐 아니라 신체의 각 부위, 아랫배, 엉덩이, 무릎 등에 차가움을 느껴 곤란한 상태이거나 신체의 다른 부분은 전혀 차가움을 느끼지 않는 온도임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특정부위만 차가움을 느끼는 경우”라고 말한다.
이러한 냉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여성의 월경·임신 및 출산·갱년기 등의 과정이 자율신경계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난소의 기능이 둔해지거나 난소호르몬의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자율신경의 기능이 나빠져 교감신경의 활동이 촉진되고 부교감신경의 활동은 억제되어 피부혈관 수축과 혈액량을 적게 하며 피부온도를 저하시키므로 냉증이 오기 쉽다.
이외에도 심장 기능 이상, 갑상선 기능 저하, 영양실조, 골반내 염증, 저혈압, 빈혈, 위하수, 편식·과도한 다이어트·스트레스·신경과민, 과음·과색·흡연 등에 의해서도 올 수 있다.
이진무 교수는 “위와 같은 원인들이 서로 얽혀 수족냉증을 유발하고 특히,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잘 조절되지 못하는 것이 수족냉증의 큰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수족냉증 방치하면 불임 원인 되기도…
수족냉증이 심한 경우 △일반적으로 식욕부진, 소화장애(속이 울렁대거나 미식거림, 구토, 묽은 변이나 설사), 잦은 소변 또는 요실금 △남성의 경우 정력이 약해져 유정(자신도 모르게 정액이 흘러나오는 경우), 조루, 낭습(음낭이 축축해지는 경우), 식은땀, 하지무력감 △여성의 경우 월경불순(주로 늦어짐), 대하(질 분비물 과다), 월경통, 안면홍조, 어지럼증, 두통, 가슴 두근거림,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교수는 “수족냉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남성과 여성의 불임, 유산, 조산, 자궁이나 난소의 종양을 초래할 수 있으며 정신적으로 대인기피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말초혈관이 위축돼 사지말단 조직의 괴사에 이르는 레이노이드 증후군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냉증 잡는 방법 다모여라~
* 뜸 : 전신적인 냉증과 국소적인 냉증에 모두 응용할 수 있다. △중완(명치와 배꼽의 중간부위) △신궐(배꼽부위) △기해(배꼽아래 3cm 내외 정도 부위) △관원(기해와 중극혈의 중간정도 부위) △중극(아랫배 중간 음모경계선 부위) △삼음교(안쪽 복숭아뼈 위로 손가락 3개 굵기 정도 윗부분) 등에 놓는 것이 대표적이다.
* 한약 : 냉증이 온 여러 원인과 그 증상의 차이에 따라 소화기능을 강화시키는 처방 및 몸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처방, 스트레스 등으로 기가 막혔을 때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주는 처방, 기운을 도와주고 조혈기능을 강화하는 처방, 혈류순환을 활발하게 하는 처방 등을 조합하여 활용한다.
* 침 : 냉증으로 인해 생긴 온몸의 기혈순환장애를 좋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 광선요법 : 특수 방사세라믹에서 방사되는 원적외선을 쬐어 인체의 신진대사와 면역체계를 정화시켜 주면 냉증이 감소되고 기혈순환이 좋아진다.
* 기공 : 복부냉증, 생리불순, 배변장애 등에도 활용되는 안복행법 등으로 사지말단의 기혈순환을 정상화시켜 준다.
수족냉증 잡는 베스트 생활습관
이진무 교수는 “잦은 음주, 흡연, 과로, 혈류순환을 저해하는 꽉 끼는 의복(청바지, 스타킹, 레깅스 등), 보온을 외면한 과도한 노출의상(배꼽을 드러낸 의상), 편식, 과도한 다이어트 및 스트레스, 신경과민, 찬 음식(밀가루음식·메밀·돼지고기·수박·참외·녹차 등) 등을 피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평소 냉수마찰, 맨손체조, 스트레칭을 기본으로 한 운동이나 냉온욕, 반신욕, 족탕(또는 각탕) 등을 꾸준히 한다.
또 식사시간과 식사량을 일정하게 하되, 더운 음식을 섭취하고 평소 소화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소화기능을 좋게 하고 몸을 덥혀주는 생강, 장을 튼튼하게 하고 혈류순환을 도우며 몸을 덥혀주는 마늘·부추, 철분과 비타민 F가 많이 든 사골탕·소간·콩 종류·우유·찹쌀 등을 즐겨 먹는다.
이외에 목욕물에 말린 무잎·쑥·창포·등겨·귤껍질·유자·홍화 등 몸을 덥혀주거나, 기혈의 순환을 도와주는 약재를 넣어 목욕하는 방법도 있다.
수족냉증은 결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이진무 교수는 “수족냉증은 전신의 혈액흐름을 좋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히고 “평소 단백질이나 비타민, 철 등 에너지가 높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