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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생활] 정신수양엔 독… 기운 허할 땐 약! 금기 채소 ‘오신채’ 숨은 영양가

2010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비상호 136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내과질환센터 이연월 교수】

파나 마늘 같이 자극적인 채소는 한국인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외국인들은 파나 마늘 냄새로 한국인 특유의 체취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할 정도다. 거의 모든 음식에 이 채소가 들어가는 대한민국. 그런데 못 먹는 게 규칙인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바로 사찰이다. 예부터 마늘·파·부추·달래·흥거를 ‘오신채’라 하여 금했다. 그 까닭과 오신채에 숨은 건강 비밀을 알아본다.

식욕 돋우고 정력 쑥쑥~

예부터 불교와 도교에서는 마늘·파·부추·달래·흥거를 수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금했다. ‘오신채는 자극이 강해 입 주위에 귀신이 달라붙고, 익혀 먹으면 음심淫心이 동하고 날로 먹으면 성이 난다.’고 경고해 아직까지도 그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사찰이나 사찰음식점에선 오신채를 넣지 않는다.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내과질환센터 이연월 교수는 “식욕과 정력을 높여 수도에 방해가 된다고 여긴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이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집집마다 안 먹는 집이 없을 정도로 무치고, 데치고, 빻는 등 갖은 방법으로 먹어왔다. 흔히 구할 수 있어 무심히 먹기도 하고, 식욕 증진과 정력 향상을 위해 보양식으로 요리하기도 했다.

오신채의 맛은 공통적으로 맵고, 쓰고, 시고, 쏜다. 잘못 골라 자극이 센 것을 씹으면 눈물이 핑 돈다. ‘오신채에 기생하는 벌레는 고통을 모른다.’는 말처럼 고통에 저항력을 길러주는 채소로도 유명하다.

천연 항균제 마늘

맛은 맵고, 성질이 따뜻하다. 위장과 대장에 주로 작용해 비위를 따뜻하게 하고, 장을 튼튼하게 한다. 입맛을 돋우고, 설사와 급성 이질, 변비, 곽란을 치료한다. 정신을 안정시켜 냉증치료와 신경 안정제, 신경통과 피부에 난 종기 치료에도 활용한다. 항균력과 살균력이 뛰어나다. 식중독이나 이질 치료, 어류나 육류ㆍ채소류의 불쾌한 맛과 독을 풀어준다. 기생충이나 무좀 치료에도 쓴다.

영양가를 극대화하려면 최대한 생으로 먹는 게 좋다. 속쓰림 등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은 생으로 먹는 것보다 익히거나 장아찌를 만들어 먹는다. 통째로 먹기보다는 자르거나 빻는 게 낫다.

《주의할 점》

1. 열이 많아 눈·입·목·혀 등에 잦은 염증이 생기고, 머리가 아프거나 열성 전염병을 앓은 경우, 몸에 음기가 허약해 열이 자주 오를 때는 금한다.

2. 꿀이나 개고기와 함께 복용하지 않는다. 꿀과 마늘을 같이 먹으면 서로 약효가 떨어지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개고기는 따뜻한 성질이기에 마늘과 함께 먹을 경우 열을 높이므로, 냉증이 심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피한다.

3. 체질적으로 소화기가 약해 자주 체하고 배가 차서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자주 하는 소음인은 매일 먹으면 이롭다. 열이 많은 소양인은 적합하지 않다.

체력을 강화하는 파

맵고 따뜻해 폐와 비위의 경락에 작용한다. 땀을 내고 차가운 기운을 밖으로 배출한다. 위축된 양기를 잘 통하게 하며, 몸을 데운다.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는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임산부 출혈을 예방해 태아를 안정시킴은 물론 산후 젖이 잘 돌게 한다. 독을 풀고, 대소변을 잘 보게 한다.

간에 있는 나쁜 기운을 없애고 오장을 편하게 만든다. 흥분을 가라앉혀 통증을 줄인다. 감기, 두통, 부종, 종기, 코막힘, 복통, 설사, 이질, 부스럼 등에 좋다. 항암, 살충, 살균, 소염, 종기 치료에 효과 있다.

고혈압, 저혈압, 동맥경화증, 뇌졸중, 당뇨, 신경통, 여성의 대하, 태동불안, 관절질환, 불면증, 고환의 병변, 유선염, 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 피부질환, 궤양, 감기, 기생충, 병원균 감염의 예방과 치료를 돕는다. 숙취 해소와 체력을 강화하는 식품이다.

흰 뿌리와 생강을 달여 마시면 감기에 좋다. 얇은 속껍질은 상처 지혈에 효과 있고, 흥분이 가라앉지 않거나 잠이 오지 않을 때 끓여 먹기도 한다.

《주의할 점》

1. 지나치게 많이 먹지 마라. 정신이 흐려지고, 뼈마디를 벌어지게 하며, 땀이 너무 많이 나게 하여 체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2. 대추·개고기·꿩고기·꿀 등과 함께 먹지 않는다.

추위 극복에 으뜸! 부추

야사에 따르면 옛날에 겨울만 되면 기운이 떨어지는 남편이 있었다. 이를 걱정한 아내가 한 겨울에 부추를 부뚜막에 심어 먹이자 기운이 돌아왔다 하여 부추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겨울철에 파, 마늘과 함께 추위 극복에 으뜸이다. 시고 맵고 떫으며 독이 없다. <동의보감>에 ‘간의 채소’라 썼을 만큼 간 기능에 탁월하다.

또 신장 기능을 강화해 비뇨·생식 기능을 향상시킨다. 양기부족으로 생기는 발기부전, 유정, 몽정, 요실금, 빈뇨, 여성 냉증과 불임, 월경불순, 산후통 등에 좋다. 설사, 구토, 소화장애, 만성기침 등을 치료한다. 피를 맑게 하고 세포에 활력을 주며 조혈과 강장 효능이 있어 출혈성질환의 치료, 허약 체질 개선과 미용, 성인병 예방, 항균, 항암효과가 있다. 몸이 냉한 사람에게 권한다.

음식 궁합은 된장국에 넣어 먹으면 음식물로 인한 소화장애나 설사 치료에 좋다. 부추즙에 생강을 조금 타 마시면 구토가 낫는다. 잠 잘 때 땀을 많이 흘리거나 코피가 자주 나거나 천식 혹은 갈증에는 부추를 달여 마시거나 생즙을 내 먹는다.

《주의할 점》

1. 평소 열이 많은 경우는 피한다. 술을 마셔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얼굴이 붉어진 상태,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열병을 앓은 후, 체내 음액이 부족해 열이 잘 오르거나 소모성 질환을 앓은 경우도 금한다.

2. 꿀이나 쇠고기는 함께 먹지 않는다.

매콤한 산마늘 달래

역시 맵고 따뜻하다. 비위와 신장의 경락에 작용하여 소화기관인 비위를 따뜻하게 하고, 신장 기능을 높여 양기를 보강한다. 위로 치받아 올라온 기운을 내려주며, 소화를 돕는다.

통증을 완화시키며, 혈액을 생기게 한다. 뭉친 덩어리와 여성의 어혈을 풀어주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가래를 삭혀주며, 기생충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토사곽란, 복통, 구토, 설사, 부스럼, 종기, 산속이나 계곡에 사는 벌레 혹은 뱀에 물린 상처, 흉부 통증, 불면증을 치료하고 정력을 증강시킨다. 멜라닌색소 생성을 억제하고, 기생충을 없애며, 위염, 장염, 여성의 자궁출혈이나 생리불순, 빈혈, 간 기능 개선, 신경안정,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

춘곤증, 각종 염증 예방, 피부노화, 동맥경화, 암을 예방한다. 사상의학에서는 소음인에게 좋은 음식으로 분류한다.

된장이나 초장에 무치거나, 찌개나 국에 넣기도 한다. 김에 싸먹거나 전을 부쳐서도 먹는다. 식초에 타먹으면 협심증에 좋고, 독벌레에 물린 상처를 치료하는 데는 달래를 찧은 찌꺼기를 발라준다. 밀가루와 달래를 반죽해 타박상 부위에 붙여도 회복을 앞당긴다.

《주의할 점》

열이 많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열성 눈병이나 입병이 있는 경우, 전염병을 앓고 난 후에는 금한다.

※ 흥거는 우리나라에는 없고 인도에만 있다. 순무같이 생겨서 그 맛이 맵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연월 교수는 “오신채는 대체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서 몸이 차거나 기운이 뭉쳐서 흩어지지 않는 경우에 좋다.”며 “몸에 열이 나거나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는 피할 것”을 당부한다.

보통 몸이 찬 체질에 잘 맞고,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열이 많은 음식과 어울리지 않는다.

위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거나 위벽이 헐어있는 경우는 매운 맛을 약화시킬 수 있는 조리법을 선택한다. 이연월 교수는 “오신채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조화롭게 먹는다면 훌륭한 보양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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