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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레시피] 우리 삶의 윤활제 스킨십의 ‘힘’

2009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행운호 138p

【건강다이제스트 | 조현정 기자】

【도움말 | 밝은미래 소아정신과 정성심 원장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외래부교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악수, 알 수 없는 힘을 실어주는 어깨 토닥거림, 그리고 다정한 사랑이 배어있는 볼 부비기…우리가 흔히 하는 행동들이다. 그런데 알고 있는지? 이런 행동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일명 스킨십이라고 정의되는 이런 행동들은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바로미터가 된다고 한다. 자, 그렇다면 무심코 행한 스킨십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 저력을 알아보자.

어떤 실험!

생후 일주일 된 비슷한 기질의 순한 아이 십여 명을 모아 2개의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엄마와 같이 재우고, 다른 한 그룹은 엄마와 격리시켜 아기 방에서 일주일 동안 따로 재웠다. 그런데 엄마와 같이 잔 아이가 격리된 아이보다 낮과 밤을 더 빨리 가리고, 밤에 잘 울지도 않고 푹 잤다. 엄마와 같이 잔 아이들은 잠시 깨어 몸을 뒤척여도 엄마가 토닥토닥 쓰다듬어 주면 금세 다시 잠들었다.

반면 엄마와 따로 잔 아이들은 몸을 뒤척여도 누가 돌봐주지 않았기 때문에 자주 깨어 울었다.

이처럼 일주일밖에 안 되는 짧은 양육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스킨십은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킨십이 아기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가는 해리 할로의 실험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동물행동학자 해리 할로가 새끼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애착’ 이라는 본능에 대한 아주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알려준다.

그는 실험을 위해 한쪽에는 철사로 만든 딱딱하고 차가운 어미 원숭이 모형에 젖병을 매달아놓고, 다른 한쪽에는 젖병 없이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어미 원숭이 모형만 가져다 놓았다. 새끼 원숭이는 배가 고플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어미 원숭이에게 매달려 있었다.

이 실험은 어린 포유류의 생존 조건이 단지 배고픔을 채워주는 것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먹을 것보다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웃어주고, 안아주는 스킨십이 생존과 발달에 더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스킨십은 뇌 발달 촉진제

우리의 일생을 통해 볼 때 사람의 뇌가 가장 많이 성장하는 시기는 생후 첫 12개월까지다. 따라서 이때는 풍부하고 기분 좋은 자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엄마 뱃속에서 모든 준비를 마친 아기는 세상에 나와 엄마가 놀아주기를 애타게 기다린다. 이때 엄마는 아기가 원할 때마다 흡족하게 놀아주면 아기의 준비된 모든 뇌세포와 감각기관의 신경들이 활성화되면서 두뇌에 거미줄 같은 회로를 만들어내게 된다.
그런데 이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아이들의 뇌는 부모의 따뜻한 손길, 스킨십을 간절히 기다린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부모는 자라는 아이의 뇌를 만들어내는 조각가와도 같다.

아이들의 미성숙한 뇌는 사회적 경험에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낳아준 부모뿐 아니라 길러준 부모까지 생물학적 부모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그래서 나온 말이다. 그만큼 누가 길러주었느냐, 누구와 어떤 경험을 했느냐가 생물학적으로도 뇌의 구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바깥일에 지쳐서 피곤한 몸으로 퇴근하더라도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아이와 노는 동안은 즐겁고 재미있게 깔깔거리고 웃으면서 마음껏 즐겨야 한다. 아이로 하여금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엄마와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이 있고, 엄마와 노는 것이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스킨십은 아이의 면역력까지도 쑥쑥~

아기에 대한 엄마의 행동, 곁에 있어주기, 품어주기, 쓰다듬어주기, 젖 주기는 아기의 뇌를 자극해 좋은 호르몬과 좋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시켜 체온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키워주며 몸의 모든 기관을 건강하게 지켜준다.

예를 들어, 엄마가 따스하게 품어주고 아이의 피부를 부드럽게 쓸어주는 스킨십을 많이 해주면 이때의 촉감 정보가 아이의 뇌로 전달된다. 그러면 촉감에 의해 자극된 뇌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회로를 형성하게 되는데, 그 신경전달물질은 또 다른 뇌로 전달되고 다시 회로가 형성되면서 이런 과정이 반복된다.

실제로 이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는 엄마와 스킨십을 많이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면역력이 훨씬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반면 엄마가 잘 품어주지 않은 아이는 체온이 떨어지고 몸의 정상적인 화학작용이 둔화되어 발달이 늦다고 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아이의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모든 것을 엄마가 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엄마는 아이의 오감을 자극해서 아이의 몸이 평형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절대적 존재이다. 엄마로부터 따뜻한 스킨십과 다양한 자극을 받은 아이가 자라서 언어를 배우게 되면, 최고의 평형 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이 기분 좋은 것, 행복한 것임을 인식하게 된다.

부부간의 스킨십은 일상생활 속에서~

스킨십의 중요성은 아동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부부간에도 스킨십은 꼭 필요하다. 연애할 때는 단 하루만 못 보아도 보고 싶어 전화기를 붙들고 대화를 나누거나, 또 어느 곳이든 손을 잡고 다니면서 애정표현을 한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다, 집안 살림하는 데 지친다’는 사소한 핑계로 대화도 점점 사라지고 스킨십은 아예 잊어버리고 사는 부부가 많다. 그러나 스킨십은 정서적으로 위안이 되고, 갱년기 주부들의 우울증까지도 치료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스킨십이 발휘하는 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이다.

부부간의 스킨십은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나 가능하다. 그렇다면 스킨십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까?

몸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짧은 시간이지만 부부간의 더욱더 공고한 사랑을, 가족애를 따뜻하게 느낄 수 있는 스킨십을 이제부터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보자.

부부의 정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효과적인 스킨십

1. 출근할 때마다 아내에게 가벼운 포옹을 하자.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도 함께 곁들인다. 아내들은 크고 작은 선물보다는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배어있는 말 한 마디에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다.

2.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때는 이렇게 하자.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서 안겨버린다거나, 두 손으로 얼굴을 어루만져준다면 아무리 화가 난 사람도 화를 낼 수가 없다. 스킨십은 화가 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해주니, ‘미안하다’는 말보다 더 큰 효과를 준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3. 외출할 경우에는 항상 손을 잡고 다니자. 10년이 훌쩍 넘은 부부들은 대부분 나란히 서서 걷기만 할 뿐 손을 잡고 다니는 부부들이 거의 없다. 손 잡는 것은 고사하고 길을 갈 때도 멀찌감치 떨어져 걸어가는 부부들도 종종 볼 수가 있다. 이제부터는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다니거나, 팔짱을 끼고 다니는 습관을 들여보자. [출처] (정홍기 부부문제상담소)

4.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서 TV만 보지 말자. 단 30분이라도 하루 일과를 얘기하는 대화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나누는 스킨십은 부부의 정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고리 역할을 할 것이다.

5. 저녁 식사 후 10분 정도만 시간을 만들어 보자. 아내와 대화를 나누며 어깨를 만져주는 가벼운 안마는 효과만점이다. 부부간의 안마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두드려주고 주물러주고 뭉친 목 부위의 근육을 풀어주면 나른한 행복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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