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홍경아, 사랑해!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어떤 사람은 특별히 하는 것도 없는데 순풍 순풍 아이만 잘도 낳는다. 또 어떤 사람은 이 방법, 저 방법 갖은 방법을 다 써도 아기 낳기가 쉽지 않다. 첫 아이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새 생명 탄생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김종필(38)?이미정(34) 부부. 이들 부부의 조금 특별한 임신 성공기가 2008년 새해 아이를 원하는 많은 부부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될지도 모르겠다.
행복했던 임신, 시련은 찾아오고
식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연구소는 그들 부부의 직장이었다. 아내 미정 씨는 10년, 남편 종필 씨는 16년 간 일해 온 이들은 결혼 후에도 같은 직장에서 식품개발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연구실이라는 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결혼 초부터 임신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맞춰 임신하기 좋도록 몸 만들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저희 둘이 몸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가급적 인스턴트식품 섭취를 자제하고 자연식을 선호했죠. 또 한의사인 동생 덕에 보약도 꾸준히 먹었어요. 김종필 씨의 말이다. 그랬다. 몸 만들기의 결과였을까? 첫 임신은 무리 없이 이루어졌다. 결혼한지 ( )년 만에 그렇게 원하던 임신을 하게 됐던 것이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라는 얘기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었던가! 청천벽력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선천적으로 심장이 좋지 않았던 태아, 세상 밖으로 나오면 엄마, 아빠가 고쳐줄테니 무사하게만 나와 주렴… 이런 기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산이었다. 어떻게 손 써 볼 도리가 없었다. 그저 허망할 뿐. 생애 첫 아이, 감격스러웠고 모든 것에 감사하며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설렘도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차라리 유산이 되었더라면 슬픔이 조금 덜했을까! 누구보다 아내 미경씨의 충격은 컸다. 사교적이었던 아내는 사람들 만나기를 꺼려했고 또 우울증에 시달렸다. 몸과 마음이 지친 아내를 보듬는 것은 남편 종필 씨의 몫이었다. 저도 마음이 아팠지만, 어떻게 합니까? 산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죠.
집 근처 회사에 다니던 남편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내를 위해 미역국을 손수 끓여 점심을 준비하는 등 정성을 다해 아내의 산후조리를 도맡았다.
생식과 단식으로 몸을 추스르고…
김종필 씨의 뼈저린 한마디! 아이를 잃고 보니 건강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길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평소 발효 등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아내의 건강을 제대로 돌봐야겠다는 생각도 그의 결심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런 그가 건강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진 것이 바로 생식과 단식이었다. 다행히 집 근처에 단식과 생식을 할 수 있는 생활관이 있어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단식과 생식.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생활관에 들어가 단식과 생식 프로그램을 2주간 실천했을 때 아내가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고, 김종필 씨 역시 몸이 가벼워지면서 그동안 겪었던 일들에 대해 태연해 질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김종필 씨는 단식이라고 하면 흔히 굶는 것만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라며 생활관에서 받았던 단식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아침 6시에 일어나요. 그리고 옷을 모두 벗은 채 공복상태에서 창문을 열고 풍욕을 합니다. 담요를 덮고 벗기를 반복하면서 몸을 정화시키는 작업을 하는 거죠.
풍욕을 꾸준히 하니 체내에 쌓인 독이 몸 밖으로 빠져나올 때 나오는 역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며, 자신의 몸 속에 독성 물질이 많다는 것도 느꼈다고 한다.
풍욕 후 식사와 물 대신 발효 효소나 발효차 등으로 몸에 에너지를 공급했다고 한다.
이렇게 일주일을 진행한다. 그 후 풍욕을 계속하면서 한 달 동안 일주일 단위로 풍욕 후 소화가 잘되는 유동식을 거쳐 적절한 보식단계를 진행했다.
마지막 단계에는 생채소, 콩, 오곡가루 등을 이용해 생식을 했다. 풍욕 이외에 냉?온욕을 병행하고 장의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된장찜질도 활용했다.
한 달여간 단식과 생식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른 부부는 덤으로 아내 6kg, 남편은 10kg의 체중감량 효과까지 봤다.
생활관을 나오고 나서 2-3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풍욕과 단식, 생식 등을 실천했습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내가 임신을 했어요. 그때 두 사람은 첫 실패의 두려움보다 막연히 이번에는 잘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보석 같은 우리 딸 홍경이!
건강하게 태어나 별 탈 없이 잘 자라주는 우리 딸 홍경이, 홍경이 때문에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라며 올해 4살이 된 딸을 바라보는 김종필?이미정 부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다.
잘 될 것이란 막연한 믿음이 있었지만 사실, 홍경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노심초사하는 마음도 있었다. 딸이 건강하게 태어났을 때 느꼈던 그 감정은 평생 잊지 못할 부부의 보석과도 같다. 태어나서 3년 동안 아이는 건강하게 잘 자랐고 또래 아이들에 비해 머리회전도 건강도 남달라서 아이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부부는 요즘 생식을 철저하게 지키지는 못하지만 홍경이와 함께 하는 풍욕만큼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천하고 있다. 아이에게 건강한 것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어요!라며 그저 환하게 웃는 부부. 작은 욕심 하나 낸다면 아빠처럼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평생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김종필 씨는 “그 일이 제가 하는 발효건강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었으면 더 좋겠지요.”라며 여담을 건넨다. 김종필 씨는 단식과 생식 등 자신이 경험한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온라인에 카페를 만들어 무료로 건강 정보를 나누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를 원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이들은 “단식은 부부끼리 하면 참 좋습니다. 단식과 생식 등으로 부부의 정신 건강과 신체건강을 먼저 돌보세요. 어렵고 귀찮게 느껴질지라도 건강하게 태어날 아기를 상상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지요.”라며 단식과 생식이야말로 비용 대비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한 달, 두세 달의 기간이 부담스러우면 당장 일주일 단위만이라도 실천해 보세요. 몸이 달라진다니까요! “계속되는 김종필 씨의 당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