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경기대학교국제문화대학원 미래명리문화교육과 겸임교수 최영선】
2009년 신년입니다. 진지한 마음으로 혹은 재미로 자신의 신년 운을 점치러 가셨나요? 그리고는 자신의 나쁜 운세에 낙담은 안하셨는지요. 혹은 자신의 좋은 운세에 기고만장해 하지는 않았는지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운세를 점쳐보는 시기, 자신의 운명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도 “안 되면 조상 탓, 운명 탓?”
흔히들 하는 말이 있다. “잘되면 내 탓이요, 안 되면 조상 탓!” 그러나 아니다. 모두 내 탓일지 모른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일수록 “내 팔자는 왜 이럴까?” “일이 잘 안 풀리는데 어쩌면 좋아?”라며 신세한탄을 한다. 특히 주변인의 도움과 용기, 자신의 의지, 종교 등에 기대도 소용이 없을 때 이처럼 자신의 운명 탓, 타고난 사주 탓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사주란 무엇인가? 조선 초, 예지력이 뛰어난 맹인 점복자(占卜者) 홍계관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하루는 연산군이 그의 예지력을 시험하고자 상자에 쥐 한 마리를 집어넣고 쥐가 몇 마리 있느냐고 질문했다. 만약 정답을 맞히면 살고 그렇지 못하면 죽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홍계관은 네 마리라고 답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가 죽은 후 쥐의 배를 갈라보니 쥐의 뱃속에는 세 마리의 새끼 쥐가 더 있었다. 결국 홍계관의 답이 정답이었지만 홍계관은 왜 자초지정을 설명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였을까? 그는 연산군에게 불려가던 날이 자신이 죽을 날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정답풀이와 관계없이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 금·수·목·화·토의 오행, 즉 우주의 기운을 받게 된다. 그래서 인간을 하나의 소우주라고 하기도 한다. 이런 우주의 기운을 받고 태어났기 때문에 명리학에서는 사주를 자신이 타고난 커다란 우주의 기운 때문에 개인의 힘으로 운명을 거역할 수도 조절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홍계관이 자신의 죽을 운명을 바꾸지는 못했을망정 집을 떠나오며 혹은 죽기 전에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노력 없이 오는 행운은 없다
여기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운이 좋은 B와 운이 나쁜 C가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사주가가 말하길 B의 운세가 좋으니 사시에 합격할 것이요, C는 운이 나쁘니 불합격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왜 그랬을까? 선천적으로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면 분명 B는 합격을, C는 불합격 했어야 마땅했다.
경기대학교 국제문화대학원 미래명리문화교육과 최영선 교수에 따르면 “선천적으로는 자신이 타고난 우주의 기운을 물리적으로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운은 좋은 운과 나쁜 운이 같이 오기 때문에 가령, C라는 사람이 나쁜 운을 갖고 태어났어도 그 사람 일생에 나쁜 운만 오는 것은 아니다.”고 한다. 또한 B처럼 운이 좋다고 해서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듯 아무런 노력 없이 가만히 앉아서 좋은 운을 챙기려 든다면 좋은 운을 놓쳐 버리게 된다고 한다.
사주는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각 개인마다 다르며, 운명의 토대가 되는 변하지 않는 중심축이다. 그러나 사주 밑에 대운(10년마다 바뀌는 운), 세운(매년 오는 운), 월운, 일운 등이 있는데 이들은 본인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운명을 받아들이되 나쁜 운이라면 그것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고 좋은 운이라면 좋은 운을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운명은 일기예보와 같은 것
운명을 두고 일기예보와 같다는 표현을 한다. 우리가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비가 올 것에 대비하여 우산을 준비하거나, 더운 날엔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할 수 있도록 궂은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최 교수는 “분명 큰 운의 흐름은 정해져 있지만 환경과 개인의 노력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 운명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의 관상이나 운의 흐름 등을 고려하여 성형을 한다든가, 개명, 명상·요가 등을 통해 마음수련을 하는 방법으로도 운의 기운을 좋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많이 베푸는 일이다. “선행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 최 교수는 “큰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 선행이라도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좋은 일을 베풀어 덕을 쌓으면 자신의 타고난 운세가 좋지 않더라도 나쁜 운이 접근하지 못해 운의 흐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긍정적인 생각에서 좋은 행실이 나오고 그것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그러려면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명상과 요가 등 종교를 갖는 것도 좋지만 “광신과 과잉은 언제나 주의해야 할 요소”라는 게 최 교수의 조언이다. 자신의 의지를 돌보지 않고 남에게 의존하는 인생을 사는 것은 자기 상실감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음과 정신의 항상성을 유지해야 한다. 수련도 좋지만 수련을 잘 하고 나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의미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좋은 운을 불러오는 방법의 핵심은 결국 긍정적인 생각이다.
최영선 교수는 “사주명리학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도덕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바른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학문”이라며 “우주의 기운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연이 순리대로 우주의 틀 안에서 상생하는 것처럼 인간의 삶, 운명도 이와 같다.”고 한다. 자신이 타고난 바뀌지 않는 우주의 기운과 환경 및 노력이 상생하며 빚어내는 것이 곧 자신의 운명인 것이다.
운명의 질그릇이 아름다운 도자기가 되는 것도, 또는 깨어져 다시는 못쓰게 되는 것도 모두 자신이 노력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기하며 기축년 1월을 힘차게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