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신진호 교수】
왼쪽 가슴에 가만히 손을 대보자. 펄떡펄떡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 살아있구나!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 심장은 생명이다. 심장이 멈추면 모든 인체 기능이 정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심장에 병이 드는 것은 곧 죽음과 직결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신경을 쓰지만, 심장 건강에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현실. 생명의 끈 심장, 그 누구도 더 이상 소홀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심장은 건강하십니까?
수축과 이완을 되풀이함으로써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는 펌프역할을 하는 심장. 신경이나 호르몬과 연결되지 않아도 스스로 박동하는 심장은 우리가 생명을 끈을 놓기 직전까지 운동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 물리적으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은 뼈나 관절이 되겠지만, 쉬거나 멈출 수 없는 상태로 혈압을 이기면서 계속 뛰어야 하는 심장 역시 이에 못지 않은 물리적인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있다.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신진호 교수는 기본적으로 건강한 심장은 심장판막이 잘 작동되고 맥박이 고르게 유지되는 심장을 말합니다. 또한 펌프역할을 하는 심장근육의 양이 적절해야 하고 심장근육에 대한 혈액 공급 역시 충분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심장이 튼튼하기 위해서는…
①우선 심장 내부에서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판막이 잘 작동되어야 한다.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 심장으로 혈액이 유입되거나 빠져나가는데 지장이 오면 판막협착에 의한 판막심장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판막이 완벽하게 닫혀 있지 않아 판막이 새면 혈액은 한쪽방향으로 흐르지 못하고 새는 만큼 반대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원래 방향으로 혈액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므로 심장은 쉽게 지치게 된다.
② 심장의 박동 또한 규칙적이고 적절한 횟수를 유지해야 한다.
한 번에 뿜을 수 있는 혈액의 양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심장박동이 느려지면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신 교수는 언뜻 생각하기에 심장 박동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혈액순환도 비례해서 빨라질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고 말한다.
심장은 단순 수축, 확장 운동만을 반복하기 때문에 너무 박동횟수가 빨라지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확장 운동이 완료되기 전에 수축 운동이 일어난다. 심장에 혈액이 충분히 유입되지 않는 상태에서 수축 운동이 일어나게 되므로 결국 뿜어내는 혈액의 양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다. 맥박이 극도로 빨라지면 심장의 펌프작용은 헛펌프작용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쇼크 상태가 될 수 있다.
③ 충분한 ATP가 생산되어야 한다.
궁극적인 심장의 힘은 심장 근육에서 생산하는 ATP라는 에너지에서 나온다. 심근세포가 ATP를 충분히 생산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산소는 혈액을 타고 이동하며 심장에도 혈액을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이 있다. 이 혈관은 죽상경화가 매우 잘 발생하는 혈관이므로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혈관에 죽상경화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ATP란: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체내에 들어간 영양소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산화반응하여 ATP로 전환, 생성된다. 그리고 이 ATP가 다시 분해되면서 근육을 수축시키는 운동에너지와 열에너지로 전환된다. 따라서 우리의 모든 생명활동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 ATP가 분해되면서 방출하는 에너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④ 심장근육의 양이 적절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심근세포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을 때는 심장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심장근육도 팔다리 근육과 마찬가지로 높은 압력을 이기면서 수축 운동을 반복하면 육체미 선수의 근육이 두터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로 심장근육이 두터워진다. 이를 심비대라고 하며,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고혈압이다. 그 외에 비만, 내분비 질환, 신장 질환에 의해 유발되기도 한다.
심장을 튼튼하게, 노화까지 방지한다!
심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은 할 일이 많은 심장을 어떻게 오래오래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신진호 교수는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일반적인 지침은 노화를 억제하는 건강한 생활습관과 직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체내에서 ATP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산화물질은 이산화탄소를 통해 호흡으로도 배출되지만 인체의 모든 생화학적인 반응의 결과로 어쩔 수 없이 발생되는 산화물질은 세포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질병의 시발점이 된다.
그렇게 때문에 짠 음식이나 기름기 많은 육류보다는 항산화작용이 있는 채소나 과일(포도, 베리류, 사과, 배, 브로콜리, 양배추, 양파, 파슬리 등)이 도움이 된다.
또한 체내에서 생성되는 염증매개물질은 혈관 기능을 떨어뜨리고 죽상경화를 진행시키고 합병증을 일으키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염증매개물질은 흔히 비만과 관련이 많다. 비만을 방치하면 당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데 일단 당뇨가 발생하면 혈관기능도 급속히 나빠진다. 따라서 체중관리는 심장건강에 필수이다.
신진호 교수는 운동을 많이 하는 것 자체가 심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운동에 의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거나 혈압을 낮게 유지하는 효과는 심장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라기보다는 관상동맥의 죽상경화를 억제하는 효과로 봐야 할 것이다. 운동의 일차적인 목표는 고강도의 운동을 실시하여 심장의 기능을 극대화시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근육량을 유지시키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여 관상동맥의 죽상경화를 지연시키는 데 있다.
신진호 교수는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려면 결국 바른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하고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나이가 젊었을 때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습관은 고치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하세요.라고 당부한다.
☞튼튼한 심장을 위해서는…
1. 좋아하는 음식을 야채나 과일 종류로 바꾼다.
2. 높은 혈압은 혈관내피세포에 물리적 손상을 일으키므로 국물을 포함하여 짠 음식을 좋아하는 습관을 고친다.
3. 비만을 피하기 위해 음식의 칼로리를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입이 심심할 때 칼로리 섭취 이외의 다른 대책을 마련한다.
4. 고강도 운동에 집착하지 말고 평소에 많이 걷는 습관을 기른다.
5. 정기적으로 혈압과 혈당을 측정해 본다.
6. 금연하고 술은 적당히 마신다.
7. 스트레스를 대처하기 위해 취미를 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