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명선 기자】
【도움말 |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김달래 학장】
온 몸이 나른해지면서 절로 춘곤증이 밀려오는 봄날은 어쩐지 이유 없이 몸이 무겁고 기운 없게만 느껴지기 쉽다. 더불어 입맛도 없어져 영양보충에도 자칫 소홀해지기 쉽다. 겨울을 이겨내느라 지친 몸과 마음에 활기를 북돋워줄 봄나물 활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언 물과 땅이 녹아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는 그야말로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찾아왔지만 정작 우리 몸은 원기 회복에 꼭 필요한 비타민을 한 겨울동안 모두 소진시킨 상태에 있다. 또한 갑작스런 기온 상승으로 인한 변화를 줄이기 위해 인체는 체온이 높아지는 것을 막는 대신 피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을 피부로 보낸다. 그러다보니 내장의 혈액순환이 약해져 소화액 분비가 줄게되고 그 때문에 입맛이 없게 된다. 이것은 봄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체증상들이다.
때문에 이럴 때 섭취하면 좋은 음식으로 단연 ?봄나물’을 꼽을 수 있다. 봄나물은 특유의 향과 쌉쌀한 맛으로 간의 활동을 도우므로 피로를 쉽게 푸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물을 통해서 비타민을 보충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 일거양득인 셈인다.
영양소 지키는 조리가 중요해
나물은 본래’날 것을 그대로 먹는다’ 라고 해서 ‘나물’ 이라는 순우리말이 붙은 유래를 가지고 있다. 그 어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특별히 익히는 조리 없이 그냥 먹어도 크게 탈이 없는 것이 나물이다.
그러나 나물의 본래 갖고 있는 고유의 성질을 알맞게 이용한다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김달래 교수의 설명이다.
“일례로 냉이는 본래 따뜻한 성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날 것으로 먹기보다는 익혀 먹었을 때 효능을 살릴 수 있고 그 맛과 향의 풍미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각각의 성질을 알고 조리하는 것이 좋으며 나물 재료를 구입함에 있어서도 가급적 어리고 연한 것, 색이 짙은 것을 선별하여 취하는 것이 좋다고 김 교수는 덧붙인다.
특히 나물의 조리는 본래의 향과 빛깔, 그리고 영양소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조리 자체가 다소 까다로운 음식일 수도 있으나 여러 가지 조리예로 다양한 맛을 느껴볼 수 있으니 이것도 나물이 갖는 큰 장점이라고 김달래 교수는 강조한다.
효능 알고 맞춤 활용할 때 효과 2배
봄나물은 봄철이 되면서 사라진 입맛을 되찾음은 물론이요, 나른하고 몽롱한 정신을 일깨우고 다소 허약해지고 균형이 깨진 몸에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공급함으로써 활기를 되찾게 해주는 일등공신이다.
그 중 봄철 나물의 대표격인 5가지를 선별해 그 활용법을 알아보자.
냉이,?항기 좋은 일등 소화제
냉이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 채소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칼슘과 철분, 비타민 A?C가 충분하지만, 뿌리와 잎 손질이 번거로와 손이 많이 가는 나물 중 하나이다. 특히 냉이는 무기질이 많고 향이 좋아 입맛 돋우는데는 최고다.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 흡수를 원활히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날 것으로 먹을 수 없으므로 익히는 조리법이 필요한데, 너무 푹 익히면 향긋한 냉이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또 매운 맛이 강해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속을 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김 교수는 설명한다. 하루 100g 정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달래,?동맥경화 예방하고 피로회복 효능 탁월
달래는 봄나물 가운데 특히 비타민과 칼슘이 많이 들어있고 비타민 C가 풍부해 감기와 빈혈,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특히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달래는 원래 ‘산마늘’이라고 해서 알라신 성분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날 것으로 먹어도 크게 부작용이 없지만 건강을 위한다며 맹목적으로 너무 많이 먹을 경우엔 위산이 올라와 속이 쓰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다면 자제할 필요가 있음을 환기시키는 바다.
때문에 특별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에는 하루 30~50g의 양이 적당하다고 이른다.
두릅,?쾌변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 변비에 효과
두릅은 산채의 왕으로 각종 미네랄이 풍성하고 쾌변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 변비에 효과가 있다. 또한 피부미용에도 좋다. 특유의 쌉쌀하고 담백한 맛은 심신이 피로하고 지친 사람들에게 식욕증진뿐만 아니라 강장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관절이나 뼈가 약한 사람에게 좋은 두릅은 예로부터 무릎이나 허리가 쑤시고 아플 때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본다 하여 그 용례가 많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뼈가 약하고 관절이 부실한 소양인 체질에게는 더없이 좋은 나물이라고 한다.
두릅은 살짝 데쳐 먹는 것이 가장 좋으며 너무 오랫동안 삶아 먹으면 영양소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이 빠져나가므로 주의를 요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한다.
쑥,?생리통, 생리불순, 불임, 요통, 수족냉증에 효과
쑥은 단군신화에서부터 등장해 우리 민족의 오랜 약재 중 하나로 그 생명력이 뛰어나 도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쑥은 아랫배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의 생리통, 생리불순, 불임, 요통, 수족냉증을 개선시켜 줍니다.”
또한 소화불량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그러나 아무리 쑥이 좋다해도 한가지에만 치우쳐 섭생하면 자칫 영양의 불균형이 이루어지기 쉬워 콩가루와 함께 먹으면 좋다고 김달래 교수는 말한다.
“쑥을 콩가루에 무쳐서 먹으면 부족한 단백질의 보충효과가 있어서 가장 좋은 요리방법이 될 것입니다.”
죽순,?노약자나 회복기 환자의 건강식품으로 좋아
죽순은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 B가 풍부해, 노약자나 회복기 환자의 건강 식품으로 좋다.
그러나 죽순은 한꺼번에 많이 먹는 음식이 아니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죽순은 식이섬유의 함량이 많아 장운동을 촉진해 변비해소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지만 설사를 자주 하거나 대변을 자주 보는 예민한 사람에게는 소화장애를 일으키기 쉬워 잦은 섭취는 삼가는 것이 좋고, 또 차가운 음식을 먹고 나면 꼭 배가 아프면서 설사하는 사람 역시 주의를 해야겠습니다.”
죽순 요리에서 중요한 것은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캐낸 것은 바로 먹는 것이 좋고, 장시간 저장은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다. 날 것을 오랜 시간 그냥 두면 떫은맛이 강해지고, 수분이 빠져 맛이 없어지게 되므로 제철일 때 요령껏 섭취해두는 것이 좋으며 떫은맛을 없애려면 삶아서 껍질을 벗긴 뒤 하루 정도 맑은 물에 우려내는 것이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