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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다] 무릎 관절을 100세까지 건강하게~ “관절수술 앞두고 있어도 걸을 수 있다면 걷기 운동은 꼭 하세요”

2018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빛호 25p

【건강다이제스트 |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왕준호 교수】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무릎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특히 이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도 급격히 높아지는 국민병이다시피 하여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 되고 있다.

걷는 것조차 힘들어질 때 우리의 삶의 질은 급격히 저하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평생 무릎 관절을 건강하게 지키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늘 규칙적인 운동으로 관절을 잡아주는 무릎 주변 근육의 양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 관절에 어떤 운동이 좋냐고 물어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걷기 운동이다.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이 땅에서 걸으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나요? 물에서 걸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질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럴 경우 필자의 대답은 “관절염이 심해서 내일 당장 인공관절수술을 해야 할 경우라도 걸을 수 있으면 걷기 운동을 하라.”고 말씀 드린다.

수영장에서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은 좋은 운동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운동량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러한 운동은 주로 땅에서 걷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수술 직후 체중 부하를 줄여야 할 경우 초기 재활에 사용되는 방법이다.

물론 걷는 동작이 손상된 관절에 자극이 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관절연골세포의 적당한 자극은 관절연골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연골층을 더욱 두껍게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서 잘 알려져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특히 걷기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운동량이 많아서가 아니고 운동을 많이 안 하거나 운동량이 적어서 통증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 30분 이상, 1시간 이내의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관절염의 유무나 진행 정도와 상관없이 관절 통증이 줄어든다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체중을 줄여 주는 것이 좋다.

약 5kg만 줄여도 무릎 통증의 50%가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다. 체중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걷기 ▶실내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식사 조절을 통한 칼로리 관리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은 한마디로 땀이 나고 숨차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걸을 때는 보폭을 평소 걷기보다 약간 크게 하고 뛰는 정도는 아니라도 약간 속도를 내서 운동한 이후에 땀이 나고 숨이 차고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게 해야 한다.

물론 땅을 딛을 때 발의 뒤꿈치부터 사뿐하게 딛어서 땅에서 올라오는 “쾅” 하는 충격이 무릎에 전달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빠르게 걷는 것이 익숙해지면 관절염이 있더라도 가볍게 뛰기도 가능하다. 적당한 거리는 본인의 체력적인 능력과 컨디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3Km나 5Km가 적당하며, 마라톤 같은 장거리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셋째, 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인 무릎꿇기,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아서 일하기 등은 피해야 한다.

40대 또는 50대의 나이에 관절염도 없고 큰 이상이 없는데도 양반다리를 10분만 하고 있어도, 그리고 버스 등을 오래타고 앉아 있다 일어날 때 무릎이 아프다고 병원에 오시는 분들이 많다. 아직 젊으신데 왜 그럴까?

아직 젊으신 것은 맞지만 무릎의 관절연골, 반월상연골 등은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연골의 형태는 아직 정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퇴행성변화가 생기며, 과거 10대나 20대의 연골만큼의 탄력성이 없는, 뻣뻣하고 딱딱해진 연골이 되었다는 것이 문제이다. 오래 돼서 딱딱해져 눌려도 형태가 금방 회복되지 못하는 스펀지에 비유하면 될까?

연골이 꾹 눌린 자세, 그리고 비틀어지는 전단력이 가해지는 자세인 쪼그려 앉아 걸레질 하기, 양반다리 하기 등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혹 식당 마룻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차를 오랫동안 타고 가야 한다면 무릎을 자주 폈다 굽혔다 해서 연골이 오랫동안 눌려 있지 않게 하면 일어날 때의 뻐근한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이 글을 통해서 세 가지를 강조해 드렸는데 이것은 사실 나이가 많고 적건, 관절에 이상이 있고 없건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건강한 관절을 갖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습관들이다. 모두 건강한 관절을 회복하여 삶 자체가 건강해져서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왕준호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있으면서 무릎 관절경, 스포츠손상, 전방십자인대 파열, 반월상 연골손상, 무릎관절 연골의 열상, 슬관절 치환술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특히 북미 관절경학회(Arthroscopy Association of North America)에서 발간한 2010년판 교과서에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분야 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관절경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여해 집필한 이 책은 관절경수술 및 치료법의 국제표준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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