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기도하고 찬양하면서 건강을 회복했어요”
“이제 죽는구나 했어요.” 하지만 두렵지는 않았다고 한다. “죽으면 천국이니까요.” 그런 대범함 때문이었을까? 췌장암 수술 후 10년을 살고 있는 주인공이 됐다. 경기도 성남시 위례 신도시에 사는 임유례 씨(67세)가 바로 그다. 생존율 낮기로 악명 높은 췌장암을 이겨내고 10년째 장기 생존하고 있는 그녀는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었던 걸까? 궁금하여 만나봤다.
배탈 나서 병원에 갔더니…
2009년 3월 27일, 그날도 임유례 씨의 일상은 지극히 평범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그녀는 교회에서 가는 심방을 따라갔다고 한다. 심방이란 교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가서 잘 되기를 기도해주는 행사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점심식사로 회를 먹었던 것이 화근이 된 것 같았다. 부랴부랴 동네병원을 찾았던 임유례 씨는 초음파를 해보자는 의사의 말에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설사에 무슨 초음파냐고 했어요. 그래도 해보자고 해서 했는데 이상한 말까지 하는 거예요. 혼자 왔냐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짚이는 게 있었다. “혹시 암이에요?” 그래도 망설이는 의사에게 그녀는 말했다. “저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에요. 죽으면 천국 간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니 말해줘도 괜찮아요.”
그제야 의사가 한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췌장암 같다고 했다. 너무도 갑작스런 말이어서 말문이 막혔다. 많이 들어본 암도 아니어서 더욱 그랬다. 췌장암? 아무런 증상도 없었다. 다만, 1년 전부터 느닷없이 혈당이 올라가서 당뇨 약은 먹고 있던 상태였다. 임유례 씨는 “갑자기 생긴 당뇨가 췌장암의 전조였다는 걸 그때는 전혀 몰랐다.”고 말한다.
그래서 좀체 믿어지지 않았던 췌장암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임유례 씨는 한 가지 생각만 했다고 한다. ‘죽으면 천국이요, 살면 하나님께 영광 돌리면 된다.’는 거였다.
“이렇게 작은 걸 어떻게 찾으셨어요?”
“췌장암 같다.”는 말을 듣자마자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던 임유례 씨가 들은 말이다. 입원해서 일주일 동안 각종 검사를 하더니 의료진이 한 말이었다. 발견하기 힘든 암을 발견했다고 놀라워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쩌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나님이 저를 살려주려고 일찍 눈에 띄게 한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그런 믿음 덕분이었을까? 임유례 씨의 투병 과정은 구구절절 힘들지 않다. 보통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수술날짜도 곧바로 잡혔고, 장장 11시간에 걸친 까다로운 수술도 잘 됐다고 했다.
수술을 마친 의사로부터 그녀가 최종적으로 들은 말은 ▶췌장암 2기라고 했고 ▶위 2.5cm를 잘라냈고 ▶쓸개도 잘라냈고 ▶췌장은 끝을 조금 잘라냈다는 거였다.
임유례 씨는 “결코 쉽지 않은 수술이었지만 후유증도 별로 없었다.”며 감사해한다. 항암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거였지만 혹시나 해서 몇 번 하다가 그만두었고, 방사선 치료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2009년 3월 29일 입원, 4월 24일 수술, 5월 초 퇴원까지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그녀의 췌장암 치료기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2018년 1월 초 경기도 성남시 위례 신도시에 소재한 한 교회에서 만난 임유례 씨는 예순일곱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였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고운 자태까지… 췌장암 수술의 후유증은 1도 찾아볼 수 없었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었던 걸까?
날마다 새벽기도 다니며 열렬 신앙인으로 사는 것이 건강 비결
생존율 낮기로 악명이 높은 췌장암을 수술하고 10년째 장기 생존하고 있는 주인공이어서 의학계도 놀라워하는 임유례 씨!
2018년 1월 현재 그녀의 몸 상태는 ‘이상무’다. 일 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에서 늘 깨끗하다는 말만 듣는다고 한다.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 임유례 씨는 “독실한 신앙인으로 산 것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살아서 축복을 받은 것 같다고 말한다. 도대체 어떤 생활을 했길래?
1 날마다 새벽기도 하기
4시 30분이면 일어나 교회에 가서 새벽기도를 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일이다. 그래서 저녁에는 일찍 잠자리에 든다. 9시 뉴스 끝나면 바로 잔다. 다들 좋아하는 드라마는? 안 본 지 오래 됐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새벽 일찍 일어나 교회에 가고, 기도를 하면서 소원을 빌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서 좋다는 게 임유례 씨 말이다. 지금처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도 날마다 실천한 새벽기도의 힘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다.
2 날마다 소식하기
남들 먹는 양의 1/3만 먹는다. 그래야 소화가 잘 된다. 그것을 알기에 결코 먹는 것에 욕심 부리지 않는다. ‘건강해야지.’ 생각하면서 절제를 한다.
췌장암 수술을 한 데는 음식생활을 잘못한 탓도 있다고 믿기에 건강한 음식습관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먹지 않는다.
그런 반면 콩과 버섯은 늘 식탁에 올린다. 서리태를 삶아서 갈아 만든 콩물은 췌장암 수술 후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고 있는 것이다. 육류 대신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 택한 방법이라고 한다.
버섯 또한 항암효과가 크다고 해서 즐겨 먹는 편이다. 췌장암 수술 후에는 버섯농장에서 박스째 사다 먹었다. 표고버섯, 느타리버섯을 쌓아놓고 먹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으면 맛도 좋아 늘 식탁에 올린다.
그 외에도 채소는 삶아서 많이 먹기, 청국장 즐겨 먹기 등은 임유례 씨가 항암식생활로 실천한 것들이라고 한다.
3 날마다 한 시간씩 운동하기
아침 식사 후 한 시간은 꼭 운동을 한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도 하고 아령도 든다. 지금도 아침저녁으로 당뇨 약을 먹고 있는 터라 당뇨 관리를 위해서도 하루 한 시간 운동은 꼭 실천한다. 단 음식 안 먹고, 과식 안 하고, 운동 열심히 하는 것으로 당뇨 관리를 하고 있다.
4 날마다 좋아하는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기
날마다 새벽기도도 하지만 하루의 많은 시간을 교회에서 보낸다. 기도도 하고 전도도 하느라 바쁘다. 교회 권사이기도 한 임유례 씨는 “교회는 마음의 피난처와도 같다.”고 말한다. 모든 걱정이 없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 교회에서 살다시피 한다.
오늘도 시간 날 때마다 기도하고 찬양하는 삶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는 임유례 씨!
누가 뭐래도 췌장암에서 살아난 비결은 신앙의 힘이라고 믿고 있는 그녀다. 그래서 사는 날까지 하나님께 충성하며 살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한다. 암 환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신앙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종교적인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임유례 씨가 끝까지 강조한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건강으로 천국 가는 그날까지 충성하며 살고 싶다.”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