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H 사장은 부동산업으로 성공하여 고향 동창회에서도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그런데 최근 모임에 오랜 친구인 P 교수와 K 상무가 참석하지 않았다. P 교수는 본래 유복하게 태어나서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으나 지난겨울부터 팔다리가 무거운 것 같다고 하더니, 며칠 전엔 숟가락 들기가 거북하여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K 상무도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못 나왔다는 소리가 들렸다. K 상무는 늘 배가 나와 있었는데, 요사이 더 배가 불러지고 눈이 아프고 뱃속이 불편해져서 종합검진을 받았더니 복수증(腹水 ascites)이 있었다는 거였다. 그것은 오래된 간디스토마(Chlonorchiasis)가 원인이었다고 한다.
그런 소식을 듣는 순간 H 사장 자신도 가슴이 철렁하였다. 얼마 전부터 그 역시 머리가 아프고 뒷목이 뻣뻣하며 가슴이 답답하고 다리가 묵직하였다. 최근에는 기억력이 많이 감퇴되었고 왼쪽 손발이 둔해졌고 대소변도 시원치 않고 허리도 아프고 체중이 줄어서인지 늘 노곤하였다.
얼른 병원에 가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중풍이나 복수증에는 걸리지 않았으나, 그 역시 고지혈증과 순환기장애, 퇴행성관절염이 있었고, 통풍과 지방간의 위험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병명은 수 년 전 형님의 진단명과 똑같은 것들이 아닌가? 그 후 형님은 뇌혈관장애와 간경화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그 또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됐다.
모든 생물은 살아 있는 동안 세포분열을 계속하여야 한다. 이때 DNA에 비결합전자(Unpaired electron), 과산화기(Superoxide radical), 자유기(Free radical) 등이 작용하여 변형과 노화를 일으킨다. 머리카락은 더 가늘어지고 빠져나간다. 피부는 주름살이 생기고 색소가 침착되며 건조해진다. 뇌세포가 줄어서 기억력이 감퇴되고 청력·시력·후각·미각·촉각이 둔화되며, 치매나 파킨슨병에 걸리기도 한다.
혈관벽은 지방이 축적되고 딱딱해진다. 심장은 탄력성과 최대방출량이 감소되고 허파와 기관지의 탄성반발력이 약화된다. 내분비기능(Endocrine)이 변화되고 근육·관절·뼈에 구멍이 생기고 얇아지고 닳아지고 찢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노화현상이 일반적으로 그냥 계속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이런 것들을 제어하는 과산화억제효소(SOD: Superoxide dismutase)가 있고, 세포의 원상복귀를 돕는 촉매효소(Catalase) 등이 있어서 노화방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것은 미미한 기능적 변성의 누적현상이므로 혈액정밀분석검사(Hematology)를 통하여 노화의 정도나 질병의 가능성을 알아낼 수 있다. 정밀분석은 한 번 소량의 혈액만으로 여러 장기의 각종 질병을 골고루 찾아낼 수 있고 간편 신속하며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없고 재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