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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희망가] 폐암 수술 후 21년 장기 생존자 김헌삼 씨 체험고백

2015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맞이호 22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저를 살린 최고의 항암제는 산입니다”

1994년 8월, 폐암 3기 진단을 받았던 사람! 그래서 오른쪽 폐를 절단해야 했던 사람! 

그런데 그런 몸으로 21년을 살아온 사람! 그래서 수많은 폐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는 사람! 경기도 평택에 사는 김헌삼 씨(77세)는 지금 새로운 기적을 써내려가고 있는 주인공이다. 폐암 수술 후 21년이란 장기 생존의 새 역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 사는 암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그를 수술한 의료진까지도 놀라게 하고 있는데 그 노하우는 과연 뭘까?

1994년 닥친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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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부터 건장했던 몸은 언제나 김헌삼 씨의 든든한 밑천이었다. 떡 벌어진 어깨에 큰 키, 90kg에 육박하는 몸으로 세상 무서울 것 없이 살아온 그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1994년 접어들면서 갑자기 몸무게가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침과 가래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쉰여섯이라는 나이 탓으로 돌렸다. 그런데 불과 서너 달 사이 몸무게가 20kg이나 빠지자 덜컥 겁이 났다. 기침과 가래는 날로 심해졌다. 그래서 찾게 된 동네병원!

CT를 찍었다. 그런데 담당의사가 대뜸 하는 말이 “큰 병원으로 가라.”는 거였다. 폐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알 수 없는 불안감! 그래도 ‘별일 아니겠지?’ 했다.

“쉰여섯 해를 살아오면서 건강 때문에 속앓이를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술도 많이 먹고 담배도 많이 피웠지만 언제나 건강은 자신이 있었어요.”

그러나 곧이어 닥친 현실은 그의 바람과는 많이 다른 것이었다. 1994년 8월1일 원자력병원에 입원을 하고, 보름 동안 이어진 각종 검사가 끝났을 때 그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폐암 3기라고 했다. 수술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반반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김헌삼 씨 눈앞에 어른거린 것은 늦은 나이에 얻은 네 살배기 딸의 얼굴이었다.

수술과 항암치료, 지옥을 맛보다

‘네 살배기 딸만 아니면…’

폐암 3기 진단을 받고 김헌삼 씨가 피눈물을 흘린 이유다. 그는 폐암 3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직감했다. ‘힘들겠구나.’ 그래서 수술도 포기하려고 했다. 살 확률도 낮고 설사 수술이 잘 됐다 하더라도 어차피 시한부 삶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끝끝내 서러움이 되었던 네 살배기 딸! 죽어도 병원에서 죽게 해달라고 매달리는 아내!

결국 수술이 감행됐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암세포는 오른쪽 폐를 절단하면서 다 제거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수술 후 피가 멎지 않았다. 또 다시 생사의 기로에 서야 했던 중환자실에서의 5일! 김헌삼 씨는 “하루에도 몇 명씩 죽어나가는 중환자실에서의 하루하루는 피를 말리는 나날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는 날마다 점쳤다고 한다. ‘나는 오른쪽 문으로 나가게 될까? 왼쪽 문으로 나가게 될까?’

“중환자실에서 나가는 길은 오직 두 갈레뿐이었으니까요. 오른쪽 문으로 나가는 사람은 죽어서 장례식장으로 가는 사람들이었고, 왼쪽 문으로 나가는 사람은 상태가 좋아져 입원실로 가는 사람들이었어요.”

생사의 처절한 갈림길에서 그는 다행히 왼쪽 문으로 나올 수 있었다. 비로소 ‘살았구나!’ 했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고통의 시발점이었다. 15회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더 힘들고, 더 고통스럽고, 더 처절한 지옥을 맛봐야 했다.

김헌삼 씨는 “보름에 5일씩 항암치료를 받고 나면 그야말로 뼈다귀만 남아 있을 정도였다.”고 말한다. 먹지 못하고 정신은 비몽사몽…세상에 그런 고통이 있을 줄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한다.

그런 고통을 견디며 15회의 항암치료가 끝났을 때 김헌삼 씨의 모습은 많이 변해 있었다. 건장했던 예전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몸! 그래서 시작했다. 살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그를 살리기 위한 아내의 지극정성도 시작됐다.

돌미나리즙을 먹고 산에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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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진단에서 항암치료까지…3개월 동안 광풍처럼 몰아닥친 시련은 김헌삼 씨 인생 지침을 돌려놓기에 충분했다. 다시는 그런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모질게 결심했다. 항암치료를 끝내고 1994년 11월부터 새롭게 살기 시작한 김헌삼 씨의 일상은 예전과는 많이 달랐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과 담배를 단번에 끊었다. 네 살배기 어린 딸을 생각하니 못할 것이 없었다.

날마다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쪽 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폐활량을 늘려야 했다. 그러기 위해 산을 선택했다. 집 주위에 있는 부락산을 날마다 오르기 시작했다. 190m 높이여서 정상인이라면 20~30분이면 올라갈 거리였지만 그에게는 3~4시간 동안 걸어야 했다. 다섯 발자국 걷고 10분 쉬고… 그렇게 5개월 동안 날마다 산으로 향했다. 그 덕분이었을까? 숨쉬기가 편해졌다. 신이 났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산을 찾았다. 산악회도 가입해서 전국의 산으로 활동반경도 넓혔다.

그랬던 그는 지금 산악인으로 통한다. 그가 만든 산악회도 여러 개다. 새천년산악회, 백두산산악회를 만든 것도 그다.

김헌삼 씨는 “산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건강을 되찾았고, 그 행운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산악회를 만든 이유다.

특히 그는 원자력병원에서 수술한 암 환자들의 산행모임인 불암산악회의 태동을 가능케 한 주역이기도 하다.

폐암 3기로 수술까지 한 그가 10년 이상 장기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수많은 암환자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었다. 모두들 궁금해 했다. ‘비결이 뭘까?’ 그리고 그 비밀이 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곧바로 산행모임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불암산악회는 지금도 암환자들의 든든한 희망지기가 되고 있다.

아내가 지극정성으로 만들어준 두 가지 식이요법은 체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새벽마다 시장에 나가 한 아름의 돌미나리를 사왔던 아내. 이렇게 사온 돌미나리를 절구에 찧어서 즙을 낸 뒤 수시로 마시게 했다.

김헌삼 씨는 “믹서기에 갈지도 않고 꼭 절구에 찧어서 만든 돌미나리즙을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먹었다.”고 말한다.

돌미나리즙과 함께 아내가 지극정성으로 만들어준 또 하나의 건강식은 옻과 돼지족을 푹 삶아 먹는 거였다. 김헌삼 씨는 “지금도 실천하고 있는 이 방법은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원기 회복에는 큰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2015년 2월 현재 김헌삼 씨는…

폐암 수술 후 21년의 장기 생존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날로 갱신하며 수많은 암환자들의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있는 김헌삼 씨!

그런 그에게 산은 여전히 최고의 친구다. 날마다 산행을 한다. 일주일에 두 번은 산악회 회원들과 전국에 있는 좋은 산도 찾아다닌다. 몸 상태는 어떨까?

“1년에 한 번씩 체크를 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비록 오른쪽 폐는 없어도 그런 몸으로 환갑동이 아들까지 얻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 아들이 결혼할 때까지는 살고 싶다는 김헌삼 씨. 그런 그가 폐암이라는 어려운 암을 이겨내고 전하고 싶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리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희망을 가지라는 것이다. 산은 능히 희망의 보루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암환자라면 누구나 겪는 우울증 특효약도 산에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산을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며 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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