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것은 점점 증가하는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대사란 영양물질을 섭취해 그것을 적재적소에 쓰고 불필요한 것은 몸 밖으로 내보내는 생명활동을 말한다. 이런 대사에 문제가 생겨 만성병으로 발전하는 것이 대사증후군이다. 만성병 전 단계인 대사증후군부터 철저히 예방하면 점점 만성병과 멀어질 수 있다.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대사증후군 명의 2인방으로부터 맞춤 실천법을 들어봤다.
‘죽음의 오중주’ 대사증후군 예방은… “생활습관 8가지 꼭 실천하세요”
【건강다이제스트 | 동국대학교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
과거 국내 주요 사망원인은 결핵이나 기타 역병 등 감염성 질환이 차지했지만 지금은 의학의 발달, 생활환경의 변화 등으로 이런 질병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대신에 흔히 만성질환이라고 부르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같은 질병들이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이들 질병에 대처하는 가장 훌륭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예방입니다. 이미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의 경우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책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평소 예방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냥 별다른 관심 없이 지내다가 중년에 들어 주위에서 이런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큰 후유증을 앓는 것을 보고 그때서야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혹시 나도 이런 질병에 걸릴까’ 미리 알 수도 있을까요? 만약 이를 알고 예측할 수 있다면 아주 심각한 상황에 도달하는 것을 미리 대비하고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사증후군은 이러한 바람에서 탄생한 개념입니다.
경고하고 예방하는 대사증후군
현대인의 질병을 보면 아주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현대인의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질병들은 어느 한 가지만 오기보다는 복합적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당뇨병 환자는 고혈압,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등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동시다발성을 고려하여 서로 연관성이 높은 질병을 한데 모아 정립한 것이 대사증후군입니다. ▶복부비만 ▶혈압 상승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혈당 상승까지 5개의 증상 중 3개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를 대사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진단 기준은 질병으로 진단하는 기준보다 낮게 정해져 있습니다. 대사증후군에는 질병 이전 단계에 미리 선별해서 경고하고 중재하려는 의도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정상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아무 대비와 노력 없이 지내면 결국에는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암 발생 등으로 넘어갈 위험이 큽니다.
‘죽음의 오중주’ 대사증후군 예방하는 생활습관 8가지
1. 끼니를 거르지 마세요!
끼니를 거르면 우리 몸의 식욕조절중추에 에너지 부족 상태라는 신호를 강하게 주어 오히려 과식하고 기름진 음식을 찾는 결과를 낳습니다. 한두 끼에 식사를 몰아서 하지 말고 양을 조절해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짜지 않게 드세요!
우리나라 음식은 소금 함유량이 많은 편입니다. 흔히 먹는 국, 찌개, 라면 같은 국물 요리는 소금 양이 많지만 다른 맛으로 인해 덜 짜게 느낍니다. 국물을 많이 먹는 습관, 짭짤한 반찬에만 젓가락이 가는 습관, 자극적인 음식만 찾는 습관 등은 고쳐야 합니다.
3. 야식은 피하세요!
밤늦게 기름진 음식을 먹고 누워있으면 혈액 속을 떠다니는 지질 성분이 그대로 축적되어 동맥경화, 인슐린저항성 증가로 이어집니다.
4. 식사일기를 쓰세요!
자신의 식습관을 파악하기 위한 제일 빠른 방법은 식사일기를 써보는 것입니다. 하루 동안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뿐 아니라 식사를 한 시간, 식사하는 데 걸린 시간 등을 적습니다. 식사일기를 써보면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먹었던 음식의 종류와 흐름을 알 수 있고 내가 먹었던 음식 중에 어떤 것이 비만의 원인이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5.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을 주의하세요!
트랜스지방은 우리 혈관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이로운 HDL콜레스테롤은 감소시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까지 식품에서 트랜스지방을 완전히 퇴출하기를 전 세계 각국에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트랜스지방이 규제를 받고 여론의 뭇매를 맞자 새로운 복병이 등장했습니다. 포화지방의 사용이 많이 늘어난 것입니다. 지방은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맛이 있어야 사람들이 찾기 때문입니다. 포화지방은 주로 고기류의 지방질, 유제품, 팜유 등을 통해 섭취하게 됩니다. 포화지방도 트랜스지방처럼 혈관에 해로운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을 높여 문제를 일으키는 중요한 위험요인입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라도 예방 차원에서 포화지방 섭취가 많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6. 잠을 잘 자세요!
충분히 자지 못하면 고지방·고탄수화물 음식에 대한 식욕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즉 수면 부족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말입니다. 또한 수면 부족이 체중을 증가시킬 때 근육보다는 체지방을 늘려준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7. 규칙적인 운동으로 지방을 태우세요!
어떤 운동이든지 숨을 가쁘게 하고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몸에도 좋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이상지질혈증 등의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춥니다. 인슐린 민감도를 증가시키고, 염증 반응 감소와 같은 대사증후군 관련 위험인자를 개선하기도 합니다.
8. 스트레스를 줄이세요!
스트레스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심혈관질환, 암 발생 등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대사증후군의 구성요소인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도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다이어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입니다. 운동이나 식사 조절 과정이 고달프다고 느껴지면 체지방은 빠지다가도 멈춰버립니다. 적절한 운동과 적절한 식사 조절을 즐기면서 장기간 할 수 있어야 제대로 체지방이 빠지고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해결하려고 음주와 흡연을 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것들은 일시적으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능력을 감소시키고 악화시킵니다. 운동, 적절한 수면 등으로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명상, 대화, 휴식, 편안한 호흡, 근육 이완 등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해봅니다.
오상우 교수는 오랫동안 대사증후군 분야의 연구를 해왔으며 꾸준히 대사증후군 예방법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동국대일산병원 건강증진센터장, 비만대사영양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비만학회 교육위원회 이사, 대한영양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대사증후군: 제대로 알고 확실히 예방하는 법>, <12주 체지방 다이어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