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도움말 |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전루민 교수】
노안으로 인해 돋보기를 사용해야 하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돋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노인들이 많다. 게다가 시중에서 아무렇게나 판매하는 돋보기를 사용하는 인구도 늘고 있다.
과연 돋보기는 어떻게 맞추어야 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45세 전후로 노안 찾아와
우리의 눈은 모양체근이라는 눈 안의 근육이 수정체를 조절해 주어 사물을 정확히 볼 수 있다. 모양체근이 수정체의 두께를 변화시켜서 필요한 거리에 초점을 맞추는 이 기능을 눈의 조절 기능이라 한다.
눈의 조절 기능은 나이가 들면 약화되어 먼 곳과 가까운 곳을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것이 어려워진다. 보통 45세 전후로 이 기능이 약화되는데, 주로 수정체가 딱딱해지거나 탄력이 약해지는 것이 원인이다. 이처럼 나이가 들어 눈의 조절 기능이 약해지는 것을 노안이라고 한다.
노안 초기에는 책이나 신문을 읽는 거리가 조금씩 멀어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책 보는 것이 힘들어진다. 책을 조금만 읽어도 눈이 피로하고 머리가 아파오며, 처음에는 글씨가 잘 보이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시야가 차차 흐려지기 시작해 책을 읽는 일이 힘들게 되기도 한다. 때로는 책을 보다가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보면 초점이 안 맞을 수도 있다. 반대로 먼 곳을 보다가 책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 같은 노안 증상은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 원시의 경우, 원래 근점이 정상인보다 멀기 때문에 노안 현상을 더 빨리 느끼게 된다. 그러나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근시의 경우에는 노안을 잘 못 느껴 발견이 늦고, 노안이 되더라도 가까운 것이 잘 보이게 되므로 별도의 교정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전루민 교수는 “초점이 잘 맞지 않는 등의 증상이 40세 이후에 나타나면 노안의 초기증상일 수 있습니다. 최근 여러 수술 방법이 소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가장 보편적인 교정 방법은 돋보기입니다. 따라서 올바른 돋보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라고 설명한다.
시력에 맞는 돋보기 써야 부작용 없어
노안 현상이 나타난 사람들은 주로 시중에서 파는 돋보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신의 시력에 맞지 않는 돋보기를 사용하게 되면 눈의 시력이 점점 더 저하되는 부작용이 생길 뿐이다.
돋보기는 일반적으로 최소한의 볼록렌즈를 사용하여 선명하고 안락한 근거리 시력을 찾도록 도움을 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각 개인의 나이와 작업거리, 직업 등을 고려하여 돋보기를 조정하게 된다.
이 같은 돋보기의 사용은 눈이 나빠지면 안경을 쓰는 것처럼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안인 사람들 중 일부는 돋보기 사용을 미루며 여러 가지 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돋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물이나 글씨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세히 보려고 무리를 한다. 이렇게 무리를 하게 되면 충혈이나 피로감 또는 두통 등의 안정피로 증상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임의로 시중에 판매하는 돋보기 중 도수가 강한 안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전루민 교수는 “도수가 강한 돋보기를 쓰게 되면 수정체의 조절 작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노안의 진행이 빨라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나이에 비해 상당히 높은 도수의 돋보기를 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따라서 노안의 진행 방지와 눈의 피로를 막기 위해서는 돋보기를 정확한 처방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돋보기 올바른 사용법>
·돋보기를 끼었을 때 가장 잘 보이는 거리를 염두에 두고 선택해야 한다
같은 돋보기라도 개개인의 나이나 눈의 도수에 따라 사용이 달라질 수 있다. 글씨가 똑똑하게 잘 보일 뿐 아니라 무리 없이 편하게 장시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돋보기를 맞출 때에는 그 돋보기를 끼고 가장 잘 보이는 거리를 염두에 두고 선택해야 한다.
·돋보기는 근거리만을 위한 안경이므로 사용에 주의한다
돋보기는 가까운 곳을 보기 위한 안경으로 먼 곳이나 중간 거리를 보는 경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하나의 돋보기로 여러 거리를 보는 것은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하여야 한다.
·시력의 상태에 따라 돋보기 도수를 조절한다
노안은 나이가 들어 생기는 현상이므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해마다 조금씩 진행되어 간다. 이처럼 변해가는 시력에 돋보기 도수를 맞춰야 만족스러운 근거리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보통 2∼3년에 한 번씩 조정하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돋보기는 개인의 눈과 작업환경에 맞게 맞추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제대로 맞추었다면 그것은 본인의 시력에 맞추어진 돋보기이다.
따라서 부부가 같이 사용하거나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해서는 안 된다. 위험한 일을 할 경우 작업거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큰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중초점렌즈나 다초점렌즈는 전문가와 상의한 후 결정한다
“돋보기가 눈에 잘 맞지 않는다”거나 “돋보기를 쓰면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중초점렌즈나 다초점렌즈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같은 렌즈를 사용한 경우 적응이 잘된 사람은 돋보기를 따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거리감 등의 문제로 적응이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충분한 상담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
돋보기를 사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40세 중반에 돋보기를 쓰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껴 돋보기 사용을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40대 이상에서 시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시중에서 파는 돋보기 안경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이다.
전루민 교수는 “돋보기를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거나, 돋보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치료 가능한 질환을 방치하여 치료가 어려워지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 자신의 눈에 알맞은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