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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취재] 난치병 환자들 줄기세포만 바라본다

2005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량호

【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줄기세포를 추출해 내는 기술이 서울대학교 황우석 교수에 의해 성공하면서, 줄기세포 이용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치료방법이 없는 난치병 환자에게 줄기세포는 마지막 희망과도 같다. 이는 줄기세포가 신체의 어떤 조직으로도 성장이 가능한 만능세포이기 때문이다. 난치병과 줄기세포에 대해 알아본다.

난치병의 마지막 희망 ‘줄기세포’

인체에는 약 210종류의 세포가 있다. 사람들은 보통 세포에 문제가 생기면 병에 걸렸다고 표현한다. 우리는 질병에 걸리게 되면 각종 약물과 의료기술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가끔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경우 두 번 다시 정상 조직으로 돌아올 수 없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난치성 질환에 걸렸다고 말한다. 난치성 질환에 걸리게 되면 생명을 위협받거나,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게 된다.

이 같은 경우 대안이 되는 것이 바로 ‘줄기세포’이다. 줄기세포란 인체에 있는 모든 장기로 자랄 수 있는 근원세포이자 만능세포이다. 무한히 분열하고 증식하며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줄기세포의 이러한 능력을 활용하면 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를 들어 도파민 분비가 되지 않아 발생하는 파킨슨병을 살펴보자. 파킨슨병은 현재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도파민 분비세포로 분화시켜 환자 자신에게 이식한다면 이 난치병은 완치될 수 있다. 당뇨병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세포로 분화시킨 후 췌장에 이식하면 되는 것이다. 다른 질병들도 같은 원리로 치료가 가능하다.

줄기세포 치료의 현주소

이처럼 난치병의 희망인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우리에게 얼마만큼이나 다가와 있는 것일까?

아직 마냥 먼나라 이야기인 것만 같은가?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방법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백혈병 치료가 그것! 골수나 제대혈에서 뽑아낸 줄기세포(조혈모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함으로써 백혈병을 고치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줄기세포는 성인의 몸안에서 추출해낸 성체줄기세포이다.

그렇다면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황 교수가 만들어내는 줄기세포는 복제배아에서 추출해낸 복제배아줄기세포이다. 복제배아줄기세포는 복제과정을 거친 수정란을 배반포기 단계까지 배양한 뒤에 추출해낸다. 2004년 황 교수는 복제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뒤이어 올해 2005년에는 난치병 환자들의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세포 치료시대를 앞당겼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전히 거센 논란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가 항상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생명경시와 같은 윤리적 문제와 기술미비의 문제를 들어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 혹은 우려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인 경우 윤리적으로 큰 논란은 없지만, 복제배아 혹은 냉동배아를 이용하는 것은 곧 생명을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카톨릭을 포함한 일부 종교계에서는 인간배아 자체를 생명으로 보는 생명윤리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윤리적 문제점을 제시하며 배아의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윤리적인 문제 외에도 기술 미비의 문제가 뒤따른다. 현재 골수나 제대혈을 이용한 백혈병 치료에 줄기세포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난치병에 이 같은 기술이 접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모든 줄기세포가 안정성을 검증받은 것도 아니다.

줄기세포는 어디서 추출해 내느냐에 따라 3가지로 나뉜다. 복제배아줄기세포, 냉동배아줄기세포, 성체줄기세포.

이들 줄기세포는 차례로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를 융합시킨 복제배아, 불임환자 치료에 사용하고 남은 냉동배아, 성인의 몸에서 추출해 낸다. 이들 줄기세포의 안전성을 100% 확신하기에는 아직 우리의 기술이 너무 미비하다. 게다가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는 뚜렷한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어떤 줄기세포가 더 우월하고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많은 연구 뒷받침되어야

황우석 교수가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세포 치료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줄기세포 치료 기술에 있어서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다.

우선 아직 추출해낸 줄기세포의 분화를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는 즉 신경세포로 분화되어야 하는 부위에서 뼈나 근육 등의 세포로 분화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경우 병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또한 분화가 멈추지 않아 암세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으로 면역 거부반응을 없애는 문제가 있다. 이는 여성의 난자 세포질에 남아 있는 미토콘드리아에 들어있는 ‘유전자표식 항원인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대량 생산할 기술이 미비하다던가, 난치병 환자로부터 얻어낸 줄기세포가 건강한 것인지에 대한 불확신, 사람에게 적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등의 미해결 과제가 남아 있다.

이처럼 아직 미해결 과제가 남아 있으나, 줄기세포 치료는 분명히 인류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치료방법이다. 줄기세포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줄 수 있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줄 수도 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도 있고, 종식해야 할 논란들도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줄기세포가 인류에게 해보다는 득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세계 각국의 의학계가, 과학계가 우리나라 황우석 교수의 성공을 부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지금 거세게 일고 있는 논쟁을 적절히 해결하고, 줄기세포의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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