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도움말 | 동국대학교 식품공학과 노완섭 교수】
“설탕은 건강에 좋지 않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이가 썩는다, 설탕은 당뇨병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이처럼 설탕이라고 하면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많이 인식되어 있다.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설탕은 건강을 위해 섭취를 줄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경 써서 섭취하지 말아야 할 정도로 설탕은 건강에 무조건 나쁜 것일까?
설탕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입안에 부드럽게 퍼지는 단맛은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 같은 단맛을 내는 대표적인 식품은 바로 설탕이다. 설탕은 우리의 식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감미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설탕은 소금, 흰쌀과 더불어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3백 식품’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인식이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설탕은 당뇨와 충치를 유발하는 해로운 감미료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성인들은 너무 달게 먹는 것을 피하고, 부모들은 설탕 함유량이 많은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먹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당부하기도 한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설탕 상식들이 다 맞는 것일까?
동국대학교 식품공학과 노완섭 교수의 말에 따르면 “설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해로운 식품이 아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오해가 마치 정설인 듯 널리 퍼져 있다.
설탕은 억울하다
“우리가 섭취하는 설탕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다. 설탕은 표백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하얗고, 많이 섭취하면 비만해진다. 당뇨병과 충치를 유발하는 주요 식품이기도 하다. 따라서 건강에 매우 해롭다.”
설탕에 대해 묻는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같은 대답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위의 대답에 진실은 하나도 없다. 그만큼 설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 노완섭 교수의 도움말로 그 진위 여부를 가려본다.
설탕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설탕은 인공감미료라서 건강에 해롭다? (X)
우리는 흔히 설탕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감미료이기 때문에 건강에 해롭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모르고 하시는 말씀! 설탕은 사탕수수와 사탕무라는 식물에서 추출해 낸 즙을 이용해 만들어지는 천연감미료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인공적으로 또는 화학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추출한 원당을 불순물을 거르고 깨끗이 정제하여 만든다.
설탕이 안전한 천연감미료라는 사실은 세계사탕연구기구(WSRO)와 미국식품의약국(FDA) 등 많은 연구단체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므로 인공감미료라서 건강에 해로울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 설탕을 많이 먹으면 뚱뚱해진다? (X)
많은 사람들이 설탕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한다거나 살이 찌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설탕이나 단맛이 나는 식품을 극도로 피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설탕은 살찌는 음식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또 한 가지! 비만은 신체의 지방조직 저장소에 중성지방이 과다 축적된 질병이다. 과다하게 섭취한 지방과 운동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지, 설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영양학회 영양정보센터장 정진은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인의 설탕 섭취와 체중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 결과, 설탕 섭취량은 관계가 없다.”고 한다. 정 교수는 ??비만의 원인은 설탕 자체가 아닌 섭취하는 총 열량의 과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설탕은 당뇨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X)
‘설탕을 많이 섭취해서 걸리는 대표적인 성인병’이라는 문장을 본다면 누구나 당뇨병을 쉽게 떠올릴 것이다.
이상하게도 설탕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에 걸린다는 오해는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오해 중 하나이다. 또한 누구나 어린 시절 달콤함에 반해 자꾸만 설탕을 먹고 있으면, 할아버지 할머니께 당뇨병에 걸리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며 혼이 났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이 오해는 세대를 걸러 계속해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설탕을 먹는다고 해서 당뇨병에 걸릴 일은 없다. 당뇨병은 인슐린이라는 효소가 부족해 혈관에 있는 포도당을 우리 몸에 공급해주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다. 이러한 포도당 대사는 설탕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설탕의 양과 섭취방법이 인체에 해롭다고 할 수 없으며, 당뇨병과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뇨 환자의 설탕 섭취 문제에 있어서도 설탕이 빵이나 감자 등의 복합당질 식품보다 혈당을 특별히 더 올리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미국 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금지 식품 리스트에서 설탕을 제외시켰다고 한다.
▶ 설탕은 충치를 유발한다? (?)
충치가 생기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입속에 특정한 박테리아가 존재하고 있는 경우. 둘째, 발효할 수 있는 탄수화물이 있는 경우. 셋째, 치아 표면이 이미 충치가 발생되기 쉽게 되어 있는 경우.
설탕은 탄수화물이다. 따라서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설탕 한 가지로만 충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노완섭 교수는 “설탕은 여러 가지 충치 발생의 간접적인 요인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탄수화물에 설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에도 탄수화물이 있으며, 빵이나 감자 등에도 있다. 충치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설탕을 먹지 않는 것보다는 식사 후에 반드시 이를 닦도록 하는 것이 좋다.
▶ 설탕이 하얀 이유는 표백제 때문이다? (X)
하얀 색의 설탕은 표백제를 사용해 탈색되었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설탕의 주성분은 자당이라는 순백색의 달콤한 결정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탕이 흰색을 띠는 것이지, 표백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하얀 것은 아니다.
노완섭 교수는 “오랜 기간 설탕을 섭취해 오면서도 많은 오해를 안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설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위험한 식품이 아닙니다.”라고 밝히고, “그러나 과도한 것은 어느 것이든 좋지 않습니다. 적정량의 설탕 섭취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현명한 섭취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라고 당부한다.
※ 자료제공 <대한제당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