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서울대학교 의대 생화학과 박상철 교수】
“할머니, 할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새해 인사보다 오히려 더 많이 하게 되는 장수 인사. 남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인간의 최대 고민이자 숙제인 장수에 대해 새해 벽두, 힘차고 건강하게 논의해 보자.
건강백세 ‘장수’는 본인하기 나름
오래는 살지만 건강하지 못하다? 건강은 한데 장수하진 못한다?
참 아이러니 하게도 이 두 가지 질문에 흔쾌히 반기들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 오랜 투병기간을 가지며 간신히 목숨 부지하는 이도 있고, 평소 건강을 자신하지만 의외로 단명하거나 오래 살지 못하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면서도 장수하는 것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꿈에 그리는 ‘소망’이 아닐까?
서울대학교 의대 생화학과 박상철 교수는 “사람들은 장수하기 위해 뭔가 대단한 비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전에 우리나라 100세 이상 고령자 1,6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수하는 비결이란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하는 것’이더군요. 다시 말하면 근면성실하고 부지런하되 음식을 골고루 먹으며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집안 대소사에 관여하는 등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바로 장수의 비결이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기적을 일으키는 장수의 묘약이나 묘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순전히 본인 하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2005년 기준으로 78.6세이며, 주민등록상 100세 이상 노인 1,653명을 대상으로 본인이나 가족이 알고 있는 띠, 3·1운동이나 8·15 광복 같은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해의 연령, 자녀의 나이 등을 토대로 나이를 조사한 결과, 실제 100세 이상 고령자는 1,296명으로 집계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랜 연구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박상철 교수의 ‘평범하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장수비법’에 대해 아래 10가지로 요약해 보았다.
박상철 교수가 제안하는 장수를 위한 10가지 방법
국내 장수연구의 1인자로 꼽히는 박상철 교수는 장수의 비결을 크게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과 긍정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가족과의 유대관계를 으뜸으로 꼽았다.
① 장수음식 NO, 규칙적으로 일정량만 먹어라
100세 이상 고령자들을 보면 육류, 어류, 나물류 등 좋아하는 음식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다만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정해진 시간에 적정량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장수의 첫째 비결이다.
② 나이가 들수록 적게 먹어라
무조건적인 소식이 능사는 아니다. 다만, 젊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먹는 것이 건강할 수 있는 두 번째 장수비결이다.
③ 가족 간의 유대관계를 좋게 하라
지나치게 자식한테 의존하는 것도, 또 지나치게 권위를 내세우는 것도 장수에 도움이 못된다. 모든 문제는 자기 스스로에게 있으니 항상 편안하고 화목한 가족을 만들 수 있도록 먼저 노력하는 것이 관건이다.
④ 은퇴하더라도 항상 일을 하며 살라
여기서의 일이란 경제적인 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집안의 소일거리도 좋고, 자신만의 취미생활이나 봉사활동 등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깨닫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일하는 사람이 노는 사람보다 평균수명이 14년은 길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⑤ 머리를 바쁘게 하라
노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다름 아닌 치매. 하지만 머리를 바쁘게 굴리는 노인의 경우 치매의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평상시 책을 자주 읽고 주변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등 항상 생각을 바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⑥ 나만의 벗을 만들어라
늙으면 외롭고 서럽다는 말, 이제 그만 할 때도 됐다. 친구를 많이 사귀고 외로움을 떨쳐버릴수록 보다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다.
⑦ 생활계획표대로 살라
매일 뒤죽박죽 불규칙하게 살다보면 우리의 건강엔 반드시 적신호가 온다. 규칙적으로 잠을 자고 일어나되, 규칙적인 식사와 일을 하는 등 스스로의 생활계획표대로 실천한다면 마침내 장수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⑧ 산을 사랑하고 즐겨 오르라
세계적인 장수마을은 전북 순창처럼 200~300m 중(中)산간 지역에 자리하며, 기후가 좋고 기복이 심한 지형이라고 한다. 결국 자연스레 산을 오르내리느라 운동량이 많은 덕분에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었다는 사실. 무리한 등산보다는 가볍게라도 등산을 생활화하는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
⑨ 입에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라
기본적으로 우리 미각을 심하게 자극하는 음식은 근본적으로 좋은 음식이 아니다. 기름기가 많은 튀긴 음식을 피하되 짜고 매운 음식을 멀리하는 대신, 돼지고기의 경우 가급적 삶아서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물론 술 담배는 당연히 금물이다.
⑩ 노인을 위협하는 간염과 당뇨를 조심하라
장수인들 사이에서는 간염과 당뇨란 존재하지 않는다. 평상시에도 이와 같은 질병이 생기지 않도록 항상 유의하며, 건강을 위한 정기검진도 꾸준히 해야 한다.
☞ 박상철 교수의 장수 코멘트
요즘 노인들 사이에선 ‘9988234’라는 숫자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이틀’만 앓다가 ‘사흘’째 되는 날 ‘죽는(死)’것이 행복한 인생이라는 뜻입니다. 부디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장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장수란 곧 내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무언가 쓸모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 돈보다 봉사활동 등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것이 오히려 장수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장수하고 싶다면 먼저 새로운 일과 삶의 가치를 찾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