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최근 살 빼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 전문다이어트 클리닉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하면서 살을 빼는 시술들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최근 가스를 이용한 살 빼는 방법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카보메드법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치료들에 대해 아직 확실한 표준 치료법이 자리잡고 있지 않은 상태라 여러 가지 부작용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산화탄소 가스를 이용한 살 빼는 주사 ‘카보메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인류가 풀어야 할 과제 ‘비만’
비만은 체내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최근 발표된 우리 국민의 주요 사인을 보면 당뇨병, 심장병, 유방암,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비만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와 무관치 않다. 최근 어린이 비만 역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비만은 성인병뿐 아니라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 특히 허리와 무릎 관절에 지속적으로 무리를 주게 되므로 퇴행성관절염이 빨리 찾아온다. 비만여성은 체내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리량과 주기가 불규칙하게 되며 심할 경우 생리가 없어지거나 불임이 올 수 있다. 특히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대사증후군, 당뇨병, 심장병의 위험인자이다.
이렇게 성인병으로 가는 지름길인 비만을 막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땀 흘리면서 살을 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운동만으로 살을 빼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설사 빠졌다 하더라도 운동을 쉬면 다시 찌기 일쑤다. 그러므로 다소 비용은 비싸더라도 편하게 누워서, 혹은 간단히 주사를 맞고 살을 뺄 수 있다고 한다면 귀가 솔깃해 질 수밖에 없다.
살 빼기 어려운 부분 비만
최근에는 몸짱 열풍이 불면서 비만한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다이어트 한 번쯤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볼륨있는 몸매를 갖고 싶어한다. 운동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반면, 지방 흡입술은 빠르게 살을 뺄 수 있지만 수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운동보다 빠르게, 수술을 하지 않고 살을 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살 빼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 전문다이어트 클리닉이 강남 일대에 생기기 시작하면서 지방을 분해하고 살을 빼는 시술들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이렇게 병원마다 다양한 시술을 하기 때문에 ‘주사를 맞아 팔뚝살을 뺐다’ 든지 ‘기계로 지방을 분해해서 살을 뺐다’ 든지 하는 얘기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특히 국내 비만환자 상당수는 전체 비만보다는 복부나 팔ㆍ허벅지와 같이 쉽게 지방이 축척되는 곳에 국한해서 나타나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특정부위에 체지방이 심하게 쌓인 경우는 음식의 양을 줄이고 운동을 해도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선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거나 변화가 없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부분체형 교정을 위해 다이어트 클리닉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카보메드’도 등장
노력해도 빠지지 않는 부분 비만인들에게 대표적인 체형교정 방법은 지방흡입술, 지방이 뭉쳐있는 곳에 약물을 주입해 체형을 교정하는 메조테라피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카보메드 시술법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있다.
카보메드는 의료용 이산화탄소 가스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1930년경부터 프랑스에서 폐쇄성 혈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그 시초이다. 이후 류마티즘이나 건선 등의 치료에도 사용되었다. 요즘 비만치료에 이용하는 카보메드는 이산화탄소 가스를 피하지방층에 주사하여 국소적으로 축적된 지방세포를 녹여 제거하는 것이다.
카보메드는 카복시 테라피라는 기계를 이용해 아주 작은 바늘관을 통해 원하는 피하지방층에 탄산가스를 주입한다.
탄산가스로 지방세포를 직접적으로 파괴시켜 지방을 분해한 후, 확장시킨 혈관과 모세혈관을 통해 지방세포에서 방출된 지방산을 배출시키는 원리이다. 주로 지방이 뭉쳐있는 팔뚝과 복부 지방 제거에 이용하며, 이중턱이나 얼굴 축소에도 사용되기도 한다.
카보메드 치료시 가스의 주입량은 몸이 힘들다고 느끼는 정도에 따라 주입량의 조절이 가능하다. 대개 1주에 1∼2회 시술하여 5회∼10회 정도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술시간은 10∼20 분 정도로 1회비용은 20만원 정도이다.
표준적인 치료 없고 부작용 안심 못해
최근 단시간 내에 부분적으로 축척된 지방을 제거할 수 있는 다양한 시술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몇 달 전 열린 비만과 대사증후군 주제의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가한 코넬의대 루이스 애런 교수(북미 비만학회 회장)는 “메조테라피 시술이나 지방 흡입술을 비만 치료법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시술이 비만 해소에도 효과이란 임상증거가 나오지 않았으며 단지 성형 테크닉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카보메드 시술 역시 표준화된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아 가스 주입량이나 시술자의 치료 경험에 따라 치료효과의 편차가 크다. 더불어 시술만 받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의 과도한 홍보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3년도부터 카보메드 시술을 해온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류지호 원장은 “수술이 아니므로 시술 후 출혈이 없고 붓기가 거의 없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만 고도 비만의 치료 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주기적인 치료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효과가 지속될 수 없다.”고 말한다.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치료 시에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효과일 뿐 꾸준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그렇게 비싼 돈을 들이고도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기 쉽다.”라며 교과서적인 비만 치료법을 외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