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손호영 교수】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기술로 떠오른 췌도이식술! 인슐린 분비세포를 증식시켜 체내에 이식하는 기술로, 최근 당뇨환자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췌도이식술이란 무엇인지? 당뇨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에 대해 알아보자.
췌장이식술, 시술 전후 복잡함이 단점
췌도이식술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몇 년 전 세간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던 췌장이식술에 대한 것이 그것이다.
췌장이식술이란 다른 사람의 건강한 췌장을 당뇨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이다. 물론 지금도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이 계속되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당뇨인들에게 ‘꿈의 실현’과도 같은 것이었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손호영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췌장이식이 성공하면 당뇨병이 완치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췌장을 기증할 사람이 필요하고, 그 사람의 췌장을 이식할 수 있는지 없는지 다양한 특수검사 후 이식 적합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또 췌장이식술은 아주 큰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중이나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인 문제점과 합병증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또 이식받은 췌장에 의한 거부반응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 면역억제제를 투여 받아야 하며, 면역억제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릅니다.”라고 부연 설명한다.
결국 과거에 비하면 성공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이처럼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모든 당뇨환자에게 췌장이식술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손 교수의 설명. 사실 췌장이식수술은 1966년 미국에서 처음 시도돼 현재 7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술을 받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10여 명이 조금 넘는 사람이 이 수술을 받았을 뿐이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시술 후에 1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는 전체의 약 70~80%이고, 인슐린주사를 맞지 않고 혈당이 잘 조절되는 경우는 약 60~70% 정도라고 한다.
췌도이식술, 이식 후 거부반응이 문제! 그렇다면 췌도이식술은?
지난 2000년 5월 캐나다에서 췌도이식 시 췌도에 손상을 주지 않는 새로운 면역치료법을 개발함으로써 생체 췌도이식을 통한 당뇨병 완치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췌도이식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췌도의 양’. 연구개발 당시에도 뇌사자 3~4명으로부터 기증받은 췌도를 모아 겨우 단 1명의 당뇨병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었다. 결국 췌장이식술과 마찬가지로 췌도이식술 역시, 극소수의 당뇨병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시술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손호영 교수는 “사실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 인슐린 부족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를 이식하면 당뇨병이 치료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췌장에서 필요한 췌도만을 골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췌장이식술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복잡한 수술이라 할 수 있죠.”라고 설명한다.
췌도이식술은 췌장이식술에 비하면 큰 수술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극히 적은 췌도의 양과 시술 후의 거부반응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캐나다와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췌도세포 증식기술을 이용한 증식배수를 더욱 늘리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손 교수는 말한다.
손호영 교수가 밝히는 당뇨 Q&A
Q1. 췌도이식술로 당뇨병을 이길 수 있나요?
사실 췌도이식술은 아직까지 계속 연구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췌도의 양이 극히 적다보니 충분한 양의 췌도 확보와 장기이식에 따른 거부반응 및 부작용이 관건으로 작용하지요.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올 겁니다.
Q2. 췌도이식술은 어떤 사람에게 적합할까요?
약물이나 기타 방법으로도 혈당조절이 안 되는 난치성 당뇨환자에게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슐린 분비 자체가 안 되는 1형 당뇨(소아 당뇨)의 치료에 활용된다고 할 수 있죠. 다만 앞서 말한 대로 이식 후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고, 또 뇌사자가 기증한 췌장도 많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시술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처럼 췌도이식술은 이론상으로 당뇨환자에게 희소식이지만, 실행 여부에 대한 현실의 벽이 의외로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항상 혈당과 인슐린 체크를 꼼꼼히 하고, 식이요법과 더불어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당뇨환자의 건강을 보다 튼튼히 하는 길이다.
이에 손호영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을 조절해주고, 인슐린 효과를 좋게 하며,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압을 내려 혈당을 조절해줄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증 발생을 예방하여 합병증 발생을 억제시켜줍니다.”며 운동을 거듭 강조한다.
다만 계속 산소를 들이마시며 하는 걷기, 조깅, 수영, 운동, 자전거타기, 에어로빅, 노젓기 등 유산소운동 위주로 선택하되, 병원에서 미리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전문의의 권고에 따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물론 췌장 및 췌도이식술과 같이 신 의료기술의 출현은 무척이나 반갑다. 하지만 무엇보다 당뇨는 생활 식습관 병이니 만큼, 올바른 생활 식습관을 통해 당뇨를 예방하고 이겨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