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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건강]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성격 좋은 아이로 키우는 비결

2007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새봄호 108p

【건강다이제스트 | 양미경 기자】

【도움말 | 인간발달복지연구소 이유미 연구원】

자녀에게 좋은 것만 물려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 그러나 부모 역시 아이와 함께 하는 성장의 통과의례 속에서 좋은 방법만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이 느끼는 고민과 이를 대처하는 요령을 통해 성격 좋은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본다.

성격이란 것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신의 훈육 방법이 아이의 성격에 좋은 영향을 끼칠지 나쁜 영향을 끼칠지 고민하게 된다. 특히 다른 아이들은 안 그런 것 같은데 유독 내 아이만 힘든 성장통을 치러내는 것 같을 때 아이 뿐 아니라 부모 역시 혹독한 시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인간발달복지연구소의 이유미 연구원은 3살 미만의 아이들을 둔 부모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고민이 “배변 훈련의 시기와 방식, 아이의 떼쓰기, 동생과의 다툼”이라고 이야기한다.

얼핏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격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상담을 요청해 온 질문들을 통해 아이의 성격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결방법을 알아보자.

case1

배변 훈련을 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네요. 하지만 아이가 변기에는 아직 앉으려고 하지 않아요. 변기를 누르면 소리가 나는 것을 재미있어 하지만 소변을 보라고 앉혀놓으면 부담을 느껴요. 그리고는 아무데나 쉬도 하고 응아도 하고 그래요. 화도 내보고 달래도 보지만 쉽지 않네요.

계획성과 책임감을 기르는 기초 배변훈련

대소변을 가리는 시기는 개인차가 많은 편이지만 대체로 생후 15-18개월 이상이 되면 기저귀가 젖거나 더러워진 것을 아이들은 부모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 부모는 이를 칭찬하고 북돋아주게 되는데 그러면 아이는 멀지 않아 용변을 보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단계로 발전하게 된다.

이후 21개월이 되면 대변을 미리 알리며, 24개월이 되면 소변을 미리 알릴 수 있다. 27개월이 되면 낮 동안에 대변을 가릴 수 있으며 30개월에는 낮 동안에 소변을 가릴 수 있게 된다. 33개월이 되어서야 밤에도 대변을 가리며 3세가 되면 대체로 밤에 소변도 가리게 된다.

대변을 가린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이가 발전적인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이전에는 저절로 움직였던 항문을 이젠 조절할 수 있어 대단한 자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기저귀를 더럽히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배변 훈련은 사실상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받은 첫 책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을 어떻게 수행했느냐에 따라 부모와 아이 사이에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신뢰감이 형성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배변 훈련은 이후 손을 깨끗이 하고 옷을 말끔히 입고, 집안을 정돈하고, 어떤 일을 순서대로 처리하는 태도의 기초가 된다. 또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려내고 책임감을 가지며 계획적인 사람이 되도록 하기도 한다.

배변 훈련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아동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찍 배변훈련을 시키려 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유미 연구원은 “빨리 대소변 가리기를 시킨 경우 신경기능의 미숙으로 야뇨증이나 변비의 확률이 높으며 훈련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부모가 대소변 가리기에 과도한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아이는 배변 근육조절에 실패했을 때 실망감을 안겨주게 될까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아이는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빨지 않던 손가락을 다신 빤다든가 젖병을 물려야 잔다든지 하는 훈련으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을 다른 행동으로 보상하려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배설물을 치우는 시기 역시 중요하다. 1~2세 아이는 처음에는 물이 나오는 것이 신기해서 직접 해보려고 하지만 나중에는 대변이 강하게 씻겨 내려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변기에 앉기를 피하려고 할 때도 있다. 이는 자신이 변기에 빠져 배설물이 씻겨 내려가듯 사라질까봐 두려움을 느끼거나 대변을 자신의 신체 일부와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년 6개월까지는 배설물을 아이가 보지 않을 때 버리는 것이 좋다.

case2

아이의 떼쓰기가 이제는 도에 벗어난 것 같습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엄마를 때리기도 하고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집어던지고 스스로를 때리거나 머리를 바닥에 부딪치기도 합니다. 때로는 과도한 아이의 투정에 저까지 이성을 잃고 화를 내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다 아이 성격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적절한 감정 표현의 기초 떼쓰기

아이들의 떼쓰기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나 부모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이유미 연구원은 “만 2~3세 사이 아이들의 50%~80%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떼를 쓰고, 20%는 날마다 떼를 쓴다.”고 한다.

이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떼쓰기와 부모의 반응, 이 둘의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좌절감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데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떼를 쓰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이 미숙하여 화가 나거나 서운하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거나 배고플 때, 적절한 표현방법을 찾지 못해 나타난다. 이때 부모가 화내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경우 이를 보고 배우게 되어 자신의 감정표현 수단으로 떼를 쓰기 쉽다.

따라서 이 시기에 부모는 적절한 감정표현과 자신의 좌절감을 다스리는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아이들이 고집을 부리거나 떼를 쓸 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음을 생각하고 그 원인을 찾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떼쓰는 아이…이렇게 대처하세요!

우선 떼쓰는 아이와 ‘누가 이기나 보자’ 식의 실랑이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는 아이와 부모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되어 관계를 소원하게 하고 아이의 성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과도한 규칙이나 제재가 가해지는 경우도 오히려 아동의 문제 행동을 증가시키게 된다. “안 돼”, “이거 해”와 같은 명령은 아이에게 화를 내게 하고 저항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정도만 지시하고, 정 안 되는 것만 못하게 해야 한다. 가능한 상황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어떤 것을 먹을래?”, “어떤 컵으로 마실 거야?” 등 아이를 존중해 주는 것이 좋다.

고집 부리고 떼쓰는 아동을 다루는 것은 힘든 일이며 아동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우선 한 번 안 된다고 말한 것은 절대 들어주어선 안 된다. 나중에 아동이 조른다고 들어줄 일이라면 처음부터 허용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얻고자 하는 물건이나 답을 위한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떼쓰기를 사용하게 된다.

떼를 써서 그 결과 부모가 항복하게 되면, 그 과정을 통해 아이는 ‘떼를 쓰면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모나 주위 환경을 조종하는 도구로서의 떼쓰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아동의 행동을 멈추게 할 때는 아이의 눈을 쳐다보며 “안 돼!”, “그만!”이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눈을 피하는 경우 아이의 양 어깨를 가볍게 잡은 상태에서 말하는 데 이때는 낮은 톤으로 강하고 분명하게 말하고, 신경질적인 목소리나 소리를 질러서는 안 된다.

아이가 과도하게 화가 난 경우에는 관심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나 장난감을 쥐어 주거나 찬물로 세수를 시키거나 잠시 혼자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다. 안 된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조르며 고집을 부릴 때는 아동의 떼쓰는 행동을 무시하는 것이 좋다. 이때 가능한 말을 하지 않고, 말을 하더라도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하며 아동이 다치지 않도록 아이 주변에 있는 위험한 물건은 미리 치워 두어야 한다.

상황이 종료된 다음에는 아동이 화를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이후 고집을 부리거나 떼를 쓰지 않을 때 칭찬을 해주거나 상을 줌으로써 갈등과 해결의 올바른 과정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TIP.떼쓰는 아이에게 효과적인 ‘타임아웃(time-out)’

타임아웃은 분노발작(바닥에 나뒹굴면서 떼씀), 칭얼거림, 싸움질, 말다툼과 같은 나쁜 행동들을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타임아웃은 장난감이나 TV 없이 아이에게 의자에 앉아 있도록 하는 것이다. 타임아웃 동안에는 아이에게 말을 하지 말아라. 타임아웃은 아이의 나이 햇수 당 1분씩 계산하여 시간을 정한다. 예를 들어 만 4세인 경우는 4분간 타임아웃을 지키게 한다.

타임아웃이 끝나기 전 최소한 15초 동안은 조용히 있게 해야 한다. 나이가 더 든 아이는 좋아하는 것(TV, 컴퓨터 게임, 비디오게임, 친구와 만나기)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나쁜 행동을 교정해 준다. 이때 아이에게 꼭 해 주어야 할 말은, 그 행위가 나쁜 것이지 아이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case3

아이가 동생을 때리거나 꼬집는 행동이 잦습니다. 이를 못하게 하면 동생 침대에서 잠을 자거나 갓난아기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거나 안고 있을 때마다 동생을 밀어내는 통에 아기가 다칠까 걱정입니다.

사회성을 기르는 기초 동생과의 관계

부모에게 동생의 출생은 새로운 가족의 탄생으로 기쁜 사건이지만 지금까지 모든 식구의 관심을 받고 살다가 관심을 빼앗긴 형제에게는 오히려 화가 날 수 있는 사건이다.

이유민 연구원은 “지금까지 받아오던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빼앗아가고 자신을 귀찮게 하는 동생은 일종의 적일 수 있으므로, 그 적에게 빼앗긴 사랑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난폭해지며 동생을 꼬집고 때리거나 자기주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또는 반대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젖병을 찾거나 동생 침대로 들어가려 하거나 대소변을 못 가리고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이를 위한 출산준비 이외에도 큰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고 누군가와 함께 사랑을 나누는 방법을 깨우치게 되어 사회성을 기르는 기초를 닦을 수가 있게 된다.

아이에게 동생을 받아들게 하는 방법

우선, 임신 중 또는 출산 직후 아기 인형을 선물해서 그 인형을 돌보는 경험을 시켜주는 것도 좋다. 갓 태어난 아이의 모습과 생활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면서 아기들은 말하거나 걷거나 같이 놀 수 없다는 것, 상당 기간 동안은 계속 잠자고 자주 울고, 먹기만 할 것이라는 등의 실제적인 정보도 제공해주어야 한다.

동화책을 사용해서 형제 사이의 일화를 들려주고 대화를 해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무엇보다 동생에 대한 경쟁자로서보다는 양육에 도움을 주는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간단한 기저귀 치우기, 얼러 주기 등의 과제를 주고 도와달라고 해보는 것도 좋다. 또한 출산 후 친지들과 함께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큰 아이가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이유미 연구원은 큰 아이가 갓 태어난 아이와 똑같이 행동할 경우, 꾸짖거나 큰애처럼 행동하라고 훈계하는 대신 “아기처럼 행동하면 기분 좋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말해주고 어느 정도의 한계 안에서는 응석을 받아주어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동생과 떨어져서 공차기, 동화 들려주기, 산책, 드라이브 등 큰 아이하고만 함께 하는 특별한 시간을 계획하여 ‘너만의 독점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해 주어 사랑을 확인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방법에 우선되는 기술은 아이와의 잦은 스킨십이다. 이유미 연구원은 “아이는 어머니와의 스킨십으로 애착을 형성하고 이러한 굳건한 애착과 신뢰성 속에서만 다른 세계에 나설 수 있는 자립심이 생기게 된다.”고 강조한다.

어머니와 애착이 굳건하지 못한 아이는 외부세계에 노출되었을 때 퇴행적인 행동양상을 보이며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하게 된다. 내 아이를 좋은 성격으로 키우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스킨십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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