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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특집] PART 2. 미세플라스틱 위험한 경고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들

2018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38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서강대학교 화학과 이덕환 교수】

미세먼지에 이어 또 하나의 공포로 떠오른 미세플라스틱! 2018년을 달군 건강 키워드 중 이름도 생소한 미세플라스틱의 위험한 경고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또 하나의 환경적 재앙으로 불리며 우리 건강의 위험물질로 급부상 중이다. 벌써 그 실체를 드러내며 경고음도 내기 시작했다. 사람의 대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장차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건강에 어떤 위협이 될지 전 세계가 숨죽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우리의 대처는 어떠해야 할까?

미세플라스틱이란?

짐작은 될 것이다.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를 말한다. 좀 더 전문적으로 말하면 “지름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이 만들어지는 경로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병이나 쓰레기가 자외선이나 물리적인 힘에 의해 부서지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세안용 화장품이나 치약 속에 넣은 작은 플라스틱 조각인 ‘마이크로플라스틱’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강대학교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본래 미세플라스틱은 화장품 등에 사용하던 마이크로플라스틱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이제는 플라스틱 입자 전부를 뜻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의 위협자로 떠오른 것은 2015년 유엔환경계획(UNEP)이 한 편의 보고서를 내면서부터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보고서에서 “바다로 흘러든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인간의 건강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던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험한 경고…왜?

20세기 인류의 최고 발명품으로 불리는 플라스틱! 가볍고 질겨서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힌다.

그 쓰임새도 전방위적이다. 비닐봉투에서 문구류, 가전제품, 심지어 자동차 내장재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다.

특히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등장은 플라스틱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카페에서,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회용 컵과 빨대는 불티나게 소비됐다.

그것이 화근이 됐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험한 경고가 시작된 이유다. 무분별하게 남용하면서 우리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르는 기로에 서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프란스 팀머만스 부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은 생산하는 데 5초, 쓰는 데 5분,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린다.”며 “인류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50년 후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고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대 5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미세플라스틱은 야금야금 토양을 오염시키고 하천을 오염시키고 바다를 오염시키면서 인간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마시는 물도 먹는 식품도 심지어 공기까지도 이미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돼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2017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공개한 해양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위해성 연구에 따르면 국내 연안에서 채취한 굴, 게, 지렁이, 담치의 내장과 배설물을 분석한 결과 139개 개체 중 135개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동물 플랑크톤을 40일 동안 미세플라스틱에 노출한 결과 활동성이 떨어지고 발달지연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덕환 교수는 “어류와 조개류뿐 아니라 해안의 천일염까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돼 있는 상황은 우리 건강에도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세플라스틱의 역습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

편리해서, 간편해서 무분별하게 사용했던 플라스틱이 건강을 위협하는 잠재적 재앙으로 떠오른 지금 우리는 많이 곤혹스럽다. 장차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위협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 더더욱 걱정스럽다.

전 세계가 미세플라스틱과 한 판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회용 컵, 빨대를 커피 매장에서 추방하고, 비닐봉지 안 쓰기 캠페인도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미세플라스틱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로 지정도 하고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플라스틱의 위험한 경고는 날로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설마설마 했던 일이 급기야 그 실체까지 드러냈다.

올 10월 유럽연합소화기학회에 보고된 연구논문에 의하면 유럽, 러시아, 일본 등 총 8개국 8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1주일 동안 섭취한 음식 목록과 양을 기록하게 하고 이 기간 중 대변 샘플을 채집해 분석한 결과 8개의 대변 샘플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비엔나의대 필립 슈바블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장기간 남아 있을 경우 염증을 일으키거나 장의 내성, 면역체계에도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인체에 대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지만 동물 연구 결과에서는 혈류, 림프,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경고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덕환 교수는 두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우리 생활에서 플라스틱, 비닐, 합성섬유의 사용은 반드시 줄여야 한다.

둘째, 우리가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재활용이다.

이덕환 교수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확실한 대안이 없어 어려운 난제임이 분명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길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덕환 교수는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프린스턴 대학교의 연구원을 거쳐 현재 서강대학교 화학과와 과학커뮤니케이션 협동 과정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비선형 분광학, 양자화학,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으며, 과학에 관한 많은 책을 번역해왔다. 2004년에 대한민국 과학문화상을, 2006년에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바 있고, 과학기술훈장 웅비장(2008)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이덕환의 사이언스 토크토크>, <이덕환의 과학세상>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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