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소확행’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키며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트렌드가 되고 있다. 건강관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너무 방대하고 어려워 금방 포기하는 습관보다는 작지만 확실히 좋은 습관부터 공략하는 것이다.
2019년 새해다. 어느 때보다 미뤄뒀던 건강습관을 실천하기 좋은 때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지금부터 실천하면 건강에 두고두고 도움이 될 소확행 건강습관 6가지를 소개한다.?
PART 1. 매일 다크나이트로~ 어둡게 하고 자기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
우리는 빛을 좋아한다. 어둡고 칙칙한 공간은 어쩐지 싫다. 밝고 환한 공간에 끌린다. 밖이 조금만 어두워지면 재빨리 조명 스위치를 눌러 실내를 밝게 만든다. 뭐 여기까지는 괜찮다. 깜깜한 채로 생활할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밝지 말아야 할 때 밝게 지내면 생각보다 큰 건강 문제를 불러온다. 특히 빛과 잠은 상극 중의 상극이다.
불을 켜고 잔 그 후…
세상에 잠을 안 자는 사람은 없다. 잠을 잘 자야 좋은 것을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깊이 자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이 많다. 빛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다. 흔한 예가 불을 환하게 켜고 자거나 TV를 보다가 끄지 않고 잠드는 것이다. 이럴 때는 아무리 오래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오래 보거나 PC 작업을 오래 하고 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왜 그럴까?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는 그 이유를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멜라토닌은 뇌 안의 송과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잠들기 쉽게 하고 잠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은 저녁시간, 대개 취침 2~3시간 전에 분비가 되어 수면 내내 높은 혈중 농도를 보이다가 새벽녘에 급속도로 떨어지는 양상이 반복된다.
멜라토닌은 빛에 매우 예민한 호르몬이다. 저녁시간에 빛 공해, 휴대전화 사용, 컴퓨터 작업 등으로 빛 자극에 많이 노출되면 멜라토닌이 분비되는 시간이 늦어져 쉽게 잠들지 못하고 분비량도 적어진다.
또한 빛 노출은 대뇌피질 회로망에 영향을 미쳐 잠의 질을 떨어뜨린다. 주은연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실험한 한 연구에서 10명의 건강한 피험자에게 하룻밤은 잘 때 깜깜하게 하고 다른 날에는 머리맡에 미등을 켜고 자게 했는데 불을 켜 놓은 상태에서 각성지수가 높고 얕은 잠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깊은 잠을 자고 싶다면 저녁 시간과 수면시간에 빛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
불을 꺼도 밖에서 빛이 들어오면 암막 커튼이나 암막 블라인드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침실에서 너무 밝은 조명을 사용하는 습관, 취침등·무드등을 켜고 자는 습관, 잠자리에서 시계나 휴대전화를 자주 보는 습관도 이제 정리하자.
잠을 우습게보면 생기는 일들
잠을 자면 우리 몸이 비활성화 상태로 바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주은연 교수는 “잠을 자는 것은 중추신경계, 혈역학적, 호흡, 대사의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활동적인 생리적 상태”라며 “잠은 회복, 에너지 보존, 기억, 면역, 감정 조절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조언한다. 그래서 잠을 못 자면 피곤하고,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식욕이 증가한다. 24시간 이상 자지 않으면 혈중 알코올 농도 0.1%와 같은 상태가 된다.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 시간은 다르지만 성인은 평균 7~8시간, 어린이는 9~10시간이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피곤하지 않고 낮 동안에 졸리지 않게 생활하는 수면시간이 개인에게 필요한 잠의 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잠을 우습게 생각해서는 결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빛을 차단하는 것과 더불어 깊은 잠을 유도하는 생활습관은 다음과 같다.
꿀잠 자는 좋은 습관 10가지
1.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잠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난다.
2. 저녁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한다.
3. 잠자리에서는 잠만 자고 TV나 책을 보지 않는다.
4.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5.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나 음식은 피한다.
6. 조용한 환경에서 잠을 잔다.
7. 자기 전에 음주와 흡연은 피한다.
8. 잠이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깨면 다른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잔다.
9. 과식하지 않는다.
10. 너무 덥거나 춥지 않게 실내 온도를 조절한다.
주은연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수면클리닉에서 수면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생체시간학 연구 등을 하고 있으며 대한수면연구학회 편집이사, 대한수면학회 정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