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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만드는 건강식] 내 손으로 담가볼까? 웰빙주 막걸리 DIY

2010년 02월 78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신라대 막걸리세계화연구소 배송자 소장】

【도움말 | 막걸리학교 허시명 교장】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싸구려 술’ ‘아저씨 술’이라며 홀대하던 막걸리가 급부상했다. 직장인의 회식은 물론 청와대 만찬이나 재계 건배 자리에도 막걸리가 자주 오르고 있다. 맛있는 것을 골라 몰려다니는 20대 여성들이 막걸리 맛집 탐방에 나섰고, 콧대 높은 특급호텔과 백화점, 국제선 항공기 기내식에 당당히 입성했다. 바야흐로 막걸리 전성시대다. 막걸리의 인기 비결과 맛있게 만들어 먹는 법을 알아본다.

와인 부럽지 않은 건강 전통주

우리 주식으로 만든 곡주, 막걸리.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 벼농사를 짓기 시작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사철에 밥 대신 막걸리만 마시고도 힘이 불끈불끈 솟았다거나 탁주와 함께 시를 읊고 거문고를 즐겼다는 선조들의 기록이 많이 남아있다.

풍류와 노동의 벗 막걸리가 우리 곁에 돌아왔다. 신라대 막걸리세계화연구소 배송자 소장은 “막걸리는 진정한 웰빙주”라며 “다른 술이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한 영양성분이 많다.”고 말한다.

막걸리엔 양질의 단백질이 1.5~1.9% 정도 들어 있다. 우유단백질이 3%임을 고려할 때, 다른 술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양이다.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유기산도 함유하고 있다. 원재료나 발효과정 중에 생기는데, 막걸리의 상큼한 느낌을 주는 청량감을 나타낸다.

면역증진과 신체활력에 효과 있는 비타민 B, 대표적 항산화제이면서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C군도 건강에 이롭다.

알코올 도수는 보통 6~8%로 낮은 편이다. 혈액순환과 혈류개선,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해 힘을 내게 한다. 발효식품이라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김치, 된장, 청국장과 같이 발효과정을 거쳐 유산균과 효모가 동시에 살아 있다. 이런 술은 막걸리 외에 찾아보기 어렵다. 생맥주엔 효모가 소량 살아있을 뿐이다. 유산균은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해 정장작용과 변비예방에 특효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

영양만점 막걸리의 부활이 심상치 않다. 판매량도 와인을 따라잡으면서 명실상부한 대표 술로 자리매김했다.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과 미국, 중국, 호주 등지에 수출하면서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쌀, 밀, 칡, 인삼, 더덕, 조껍데기 막걸리 등 다양한 막걸리를 슈퍼마켓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해 문턱이 낮다. 그런데도 굳이 담가먹겠다고 과정을 공유하는 동호회나 가르치는 강연 등이 늘어난 까닭은 무엇일까?

막걸리학교 허시명 교장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은 내가 만든 술”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국내 자가양조自家釀造는 1995년부터 합법이 됐다. 이미 일본이나 미국에서 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허시명 교장은 “단순히 자급자족하자는 의미가 아니다.”며 “술을 스스로 빚어 먹을 때라야 맛을 제대로 감별할 수 있고 애정도 싹튼다.”고 강조한다.

내 손으로 직접~ 막걸리 담그기

《☞ 집에서 막걸리 만드는 방법》

【재료】

쌀 1kg, 누룩 약 200g, 효모 8~10g, 물 1.5ℓ 정도.

【만드는 법】

1. 먼저 도정된 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불린 후 쌀을 건져낸다.

2. 40분가량 찜통에 쪄서 고두밥을 만든다.

3. 찐 고두밥을 선풍기 등 바람에 살짝 말린다.

4. 한편 일정량의 누룩과 효모를 각각 물에 개어 놓는다.

5. 살짝 말린 ③의 고두밥에 ④의 누룩과 효모를 골고루 저어주면서 섞는다.

6. 섞은 ⑤를 담글 용기에 넣은 후 25~28℃가 되게끔 유지한다. 처음 2~3일간 아침저녁으로 두어 번 저어 곰팡이 생성을 방지하면서 발효시킨다.

7. 일주일 정도 지나면 술 익는 냄새가 난다.

배송자 교수는 “담그는 손맛, 원료비율, 조건 등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허시명 교장은 “무엇보다도 재료가 좋아야 맛이 있다.”며 “꼭 국내산 햅쌀로 담가 먹으라.”고 당부한다.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시작할 때 쌀을 깨끗이 씻는다. 술을 담글 항아리는 짚이나 알코올, 뜨거운 김(물) 등으로 소독한다. 온도는 25~28℃를 지켜야 술이 쉬지 않는다. 다 익었는지 확인하려면 냄새를 맡아보거나, 성냥불로 그어서 꺼지지 않으면 완성된 것으로 본다.

항아리 등 용기에 담근 날짜를 정확히 적어둔다. 가정에서 만든 것은 보통 냉장보관 시 유통기한을 한 달 정도로 본다.

정성들여 만든 막걸리, 안주는 무엇이 좋을까? 흔히 ‘막걸리’하면 빈대떡, 김치, 두부, 젓갈 등이 떠오른다. 허시명 교장은 “신 김치가 최고”라며 “침도 괴고, 막걸리의 텁텁한 맛을 시원하게 상승시킨다.”고 말한다. 이어서 김치에 해물 양념을 넣어 미니롤처럼 만든 해물보쌈김치도 일품이라고 추천한다. 그밖에 와인에 자극받은 입을 식빵이 닦아주는 것처럼 막걸리는 백설기로 대체할 수 있다.

막걸리의 변신은 무죄

막걸리가 인기를 끌면서 용도와 분위기, 입맛에 따라 응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응용 막걸리는 ‘막걸리 칵테일’이다. 막걸리에 계절 과일 등 각종 과일 바나나, 키위, 딸기, 토마토 등을 넣고 믹서에 곱게 갈면 완성된다.

허시명 교장은 복분자와 수삼을 추천한다. 수삼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갈아서 넣는다. 막걸리의 탁함과 잘 어울린다. 복분자는 주물러 으깬 복분자를 1/3정도 맛보면서 넣는다. 일주일 후 먹는다.

배송자 소장은 ‘막걸리 찐빵’과 ‘막걸리 아이스크림’을 소개했다. 먼저 막걸리 찐빵은 밀가루에 탈지분유와 소금을 넣어 체에 내린다. 막걸리에 설탕을 넣고 중탕해 앞의 것과 함께 따뜻한 물로 반죽한다. 그릇에 담아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킨다. 발효 후 가스를 빼고 적당한 크기로 떼어낸 후 찜통에 보를 깔고 찐다. 기호에 맞게 건포도 등을 넣는다.

막걸리 아이스크림은 막걸리 양의 0.2배 만큼 우유와 미숫가루를 첨가해 섞는다. 취향에 따라 꿀이나 설탕을 첨가한다. 아이스크림용 종이용기(일회용 종이컵도 좋음)에 부은 후 냉동실에서 12시간 얼린다. 꺼내 숟가락으로 으깨면서 저어준다. 다시 냉동실에 넣고 6시간 얼린다.

배송자 소장은 미국 예일대와 존스홉킨스대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신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마린-Bio 기능성소재 산업화지원센터장으로 있다.

허시명 교장은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이자 술 품평가다. 전통술 분야 국가지정 문화재를 심사했고, 명지대 산업대학원 식품양생학과에서 강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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