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다인이비인후과 임도형 원장】
이제 완연한 봄이다. 봄이 온 것은 반갑지만 많은 이의 코도 점점 괴로워질 조짐이 보인다. 꽃가루가 날리고, 미세먼지가 자주 밀려오는 봄철은 코가 유해물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계절이다. 휴지가 바닥을 보일 때까지 막힌 코를 풀어도 개운하지 않고, 창문만 열어도 재채기, 맑은 콧물 연합 공격에 진이 빠진다. 올봄 알레르기비염, 축농증의 맹공격에 마냥 당하지 않아도 될 핵심 비책을 준비했다. 올봄은 부디 당신의 코가 안녕하길 바란다.
PART 1. 콧물·코막힘 잠재우자! 알레르기비염일 때… 편하게 봄철 나는 법
알레르기비염은 코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으로 악명 높다. 알레르기비염을 심하게 앓으면 자살 충동까지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결과도 나올 정도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다인이비인후과 임도형 원장은 “알레르기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보이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다양한 물질들에 의해 염증반응이 생기는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알레르기비염의 대표 증상은 코막힘이다. 또한 맑은 콧물이 나거나 연속적으로 재채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재채기와 콧물은 아침에 일어날 때 가장 심했다가 오후가 되면서 괜찮아지며 코막힘은 계속된다. 알레르기비염이 있다면 코뿐 아니라 눈, 목, 귀 등에도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일교차·꽃가루·미세먼지 때문에…
알레르기비염은 왜 봄만 되면 심해질까? 임도형 원장은 그 이유로 일교차, 꽃가루, 미세먼지, 황사를 꼽는다.
▶일교차는 어느 계절에나 있지만 유독 봄에 알레르기비염이 심해진다. 겨울과 여름의 일교차는 봄의 일교차와 좀 다르다. 추운 겨울은 원래 코에 안 좋은 날씨이므로 일교차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여름은 20도 이상의 기온에서 일교차가 생기므로 코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봄은 20도 미만의 기온에서 기온 차가 7~8도 이상 나므로 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임도형 원장은 “봄에는 일교차가 심해 코의 체온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알레르기비염이 심해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꽃가루, 미세먼지, 황사도 사계절 존재하지만 봄의 이것들은 다른 계절과 좀 다르다. 추운 겨울에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가 있더라도 지면에 붙어 있어 바람에 날리지 않는다. 여름에는 비가 많이 내려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가 씻긴다. 그러나 건조하고 따뜻한 봄에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가 제 세상을 만난 듯 공기 중을 떠다니며 콧속으로 들어간다.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알레르기비염 증상 확~! 줄이는 내 생활실천법
임도형 원장은 “알레르기비염이 심해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원인 항원을 찾아낸 다음 그것의 노출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염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집먼지, 바퀴벌레 등이다. 이러한 원인을 해결하는 법을 알아본다.
1 창문 닫아 꽃가루 철벽 방어!
알레르기비염을 일으키는 꽃가루는 수목, 목초, 잡초 등 주로 풍매화다. 풍매화는 꽃가루가 가벼워 멀리 이동하므로 도심에도 많다. 알레르기비염이 있다면 이러한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창문과 문을 닫아 실내로 꽃가루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2 집먼지진드기에게 영양 제공 끊기!
집먼지진드기의 주식은 사람의 피부에서 생기는 비듬이다. 그래서 매트리스, 이불, 베개 등은 55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1~2주에 한 번은 세탁해야 한다. 요즘에는 집먼지진드기가 통과할 수 없는 침구 커버가 나와 있으니 이런 제품을 활용한다. 집먼지진드기 번식 예방에는 일반적인 청소기가 아닌 이중 여과 장치가 된 진공청소기가 효과적이다. 침실이나 거실에 카펫을 없애고 천으로 만든 가구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3 애완동물 기르기 전 신중하기!
애완동물 중 고양이가 가장 알레르기 반응 비율이 높으니 참고한다. 고양이의 알레르젠(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은 고양이를 없애더라도 수개월 남아있을 수 있다.
4 바퀴벌레 못 사는 환경 만들기!
바퀴벌레의 허물과 배설물도 알레르기비염의 원인 중 하나다. 음식물은 밀폐해서 보관하고, 흘린 음식은 즉시 치우며, 쓰레기는 꼭 뚜껑이 닫히는 용기에 담아놓아야 한다.
5 환기와 습도 조절로 곰팡이 예방하기!
임도형 원장은 “실내 곰팡이는 습도가 높고 통풍이 잘 되지 않는 곳에서 잘 자라고 하수구, 샤워장, 쓰레기통, 지하실, 창문의 몰딩 등은 곰팡이가 생기기 좋은 장소”라고 설명한다. 평소 환기를 잘하고 곰팡이가 보이면 즉시 제거하자.
위의 환경적인 요인 외에 다음의 생활수칙을 실천하면 알레르기비염이 심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① 금연하고 담배 피우는 사람 옆에도 가지 않는다.
② 감기나 독감 예방을 위해 손 씻기를 잘한다.
③ 실내는 깨끗이 청소하고 청결을 유지하며,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한다.
④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은 외출을 삼가거나 황사마스크를 쓴다.
⑤ 효과적이고 검증된 치료방법으로 꾸준히 관리해 천식,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을 예방한다.
PART 2. 막힌 코 뻥~뻥~뚫자! 축농증일 때… 편하게 봄철 나는 법
축농증(부비동염)이 있어도 봄철이 괴롭다. 축농증은 부비동(콧구멍과 가까운 뼛속 공간, 굴처럼 만들어져 공기로 차 있는 부위) 점막의 염증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임도형 원장은 “만성축농증은 도시 인구 중 5~15%에 달하는 흔한 질환이며, 증가추세에 있다.”고 우려한다.
만성축농증은 자연공(코와 부비동을 연결해주는 작은 통로)이 막히고, 알레르기에 노출되고, 면역력이 떨어지고, 섬모운동 이상, 점액분비 이상 등 때문에 지속된다. 보통 코가 막히고, 심한 콧물, 후비루(코와 부비동에서 만들어진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 안면통, 두통, 후각장애, 기침 등이 동반된다.
면역 뚝 떨어지는 봄철에 증상 악화
만성축농증도 알레르기비염처럼 봄철이면 증상이 심해진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계절적 요인으로 알레르기비염이 악화되면서 축농증이 심해질 수 있고, 면역력까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면 유난히 나른하고 피곤하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우면 인체의 기초대사와 신진대사가 발열 에너지를 증가시키는 쪽으로 움직인다.
임도형 원장은 “추운 겨울을 보내고 나면 생체 에너지의 소모가 늘어나 면역자원이 줄어들고 면역기능에 나눠줄 생체 에너지도 줄어들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면 심한 일교차를 감당하기 어려워 축농증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일수록 푹 쉬고, 특히 잠을 잘 자야 한다.
지긋지긋 축농증 뿌리 뽑는 내 생활실천법
1 코 유해물질과 떨어지기!
담배 연기나 먼지가 많은 곳은 피한다. 환기를 자주 해 건조하지 않게 하고 침구류 등을 정기적으로 세탁한다.
2 식염수로 코 세척하기!
약국에서 파는 생리식염수(0.9%)로 코 세척을 해주자. 관장용 주사기(50mL) 등을 사용하면 된다. 세면대에서 고개를 숙이고 양쪽 코에 약 100mL 정도 콧구멍과 평행하게 넣고 기구가 코 안쪽을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3 바로 치료해서 완치하기!
코막힘이나 콧물 증상이 있으면 빨리 정확한 진단을 받자. 축농증은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다. 만성축농증이라면 해로운 환경을 피하고 전문 의료진에게 정기적인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임도형 원장은 “콧속 뼈가 휘어진 상태나 자연공의 폐쇄 등 해부학적인 원인 때문에 생기는 축농증은 약물치료만으로 한계가 있어 수술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TIP. 알레르기비염일까? 감기일까? 구분법》
알레르기비염은 코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증이 주증상이다. 반면 감기는 코막힘, 콧물 등 코 증상은 알레르기비염과 비슷하지만 인후통, 근육통, 미열 등의 증상을 함께 보인다. 감기는 5~7일이면 치료 없이도 좋아진다. 1주일이 지나도 감기가 낫지 않거나 심해진다면 축농증 등 다른 질환일 수 있으니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자.
임도형 원장은 알레르기비염, 코막힘, 휜코, 비염면역치료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중앙대 의료원 이비인후과 외래교수를 역임했고,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