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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 프로젝트] “암 생존율 60% 시대” 빛과 그림자

2011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새순호

【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80세까지 살 때 3명 중 1명은 암 진단을 받을 수 있고, 5년 이상 생존율이 60%다.” 2010년 말, 각 언론사 기사자료 중 하나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암 진단ㆍ치료기술 수준의 향상, 국가 암 관리사업 수준의 향상이 이러한 결론을 이끌어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한 언론사에서는 갑상샘암 생존율 99%, 유방암 생존율 90%라는 타이틀로 웬만한 질병처럼 치료가 된다는 식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암 생존율 60% 시대가 열렸다고 자축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없을까?

“암을 조기 발견하면 생존율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는 말은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을 완치로 보는 것은 의학적 또는 산업적 이해관계에 의한 합의이지 5년 생존율을 완치율로 보는 것은 아주 잘못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는 5년 생존율 자체에 포함돼 있다.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배가 아파 무심코 병원에 갔다가 암이 발견된 경우, 그것도 초기 암이란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 아주 다행한 일이라 생각한다.

의사는 조금만 늦었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말하면서 서둘러 수술과 화학요법을 권하고 곧바로 치료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그 환자는 암 완치 환자가 된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통증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CT를 비롯해 이런저런 검사를 마친 후 결과를 보니 전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병원치료를 더 이상 할 수 없습니다.” 그 환자는 3개월 시한부 진단을 받은 후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숨진다. 암 완치 환자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이미 통계에는 완치 환자로 올라가 있는 상태. 이것이 5년 생존율의 함정이다. 진단받은 후 5년만 지나면 무조건 암 완치 환자로 돼버리는 통계자료에 절대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초기 암 환자가 진단을 받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 환자는 어떤 증상으로 인해서 몇 년 후 아니면 십 수 년 후 말기 암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초기 암에서 아무런 의료적 처치도 하지 않는다면 말기 암으로 가서 사망하는 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암의 종류와 발생 부위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통상 5년 이상은 소요된다고 봐야 한다. 또한 암이 발생했다고 반드시 암으로 죽으라는 법도 없다. 그 이유는 우리 몸엔 자연치유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어떤 경우에는 어떤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암의 자연소멸현상이 발생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오히려 진단과 함께 강행되는 공격적인 치료법으로 인해서 암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사례도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암 관리 사업은 몇 가지 원칙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암 예방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80세까지 살 때 3명 중 1명 암 확률”이라는 통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암이 걸리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식생활 개선 운동이다. 암 발생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식습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생활 개선 운동이야말로 암 관리사업의 역점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미 암 진단을 받은 후에 하는 데이터 관리는 큰 의미가 없다. 5년 생존율도 큰 의미가 없다. 그것은 치료기술의 발달로 만들어진 통계가 아니라 진단기술의 발달로 만들어진 통계이기 때문이다. 식생활 개선 운동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으로 암 발생률을 낮출 수만 있다면 사회적 비용을 줄여 국가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키게 될 것이다.

이미 암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병원의 응급처치 이후 사후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

암 진단 후 병원에서 하는 치료법은 응급처치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이 궁극적인 치료법이 아님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병원치료 후 생활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한다. 이는 산업적인 역학관계를 떠나서 우리의 생명은 언제 어떤 경우라도 고귀하며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일깨워주어야 한다.

암은 이미 생활습관병으로 규정된 병이다. 이는 의료계에서도 인정하는 바, 근본적인 원인인 생활습관이 변화돼야 암의 자연치유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식습관, 생각습관, 운동습관이라는 것은 굳이 설명이 필요가 없다. 이 중 국가가 가장 쉽게 이끌어줄 수 있는 것이 식생활 개선 운동이다. 양질의 먹을거리는 우리 몸뿐만 아니라 마음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저런 사실을 확인해보면 암 관리사업 결과 발표된 5년 생존율의 상승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해마다 암 진단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또한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비례하여 증가해 가고 있다.

이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리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아직 암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면 암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생활습관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이미 암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목숨 걸고 기존의 생활습관을 뒤집어엎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가는 양적인 생존율 증가에만 집착하지 말고 실질적인 암 예방과 치유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생활습관 개선 운동이라도 전개해야 하지 않을까?

암 조기발견에 집착하는 이유도 생존율의 양적인 증가에 목적이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치료기술의 발달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3기 이상의 암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다. 가만히 놔둬도 5년은 거뜬히 넘길 환자를 조기발견해서 5년 생존율 데이터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암 생존율을 높이고 이것을 전체 암 환자의 생존율로 데이터화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필자는 암 환자가 마음 편히 투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공포분위기 조성보다는 평화로운 분위기, 힘들다는 말보다는 희망적인 말을, 닫힌 마음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아는 모습으로 투병했으면 좋겠다.

암을 자기 생활이 반영된 결과물로 받아들이고 암이 발생한 원인을 찾아내 이것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의사는 일부분만을 도와줄 수 있는 조력자일 뿐이며 치료의 주체가 될 수 없으니 의사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도 안 된다. 암의 완전치유가 목표라면 본인의 의지와 노력, 생활패턴의 변화를 통해서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5년 생존율의 함정에 걸려 의사만 쳐다보며 어떻게 해주겠지 하는 기대를 하는 동안 당신 몸속의 암은 또 다른 새로운 암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이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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