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 교수】
보릿고개로 상징되던 영양 결핍의 시대에는 비만이 주된 건강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제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서구화된 식습관과 산업화로 인한 신체 활동 저하가 한국인들을 점점 더 비만해지게 하고 있다.
한때 ‘사장 배’라고 하여 배가 나온 것이 부의 상징이었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 뱃살은 건강의 주요 위험신호가 되었다.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혈중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의 수치가 상승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태를 고지혈증이라고 한다. 고지혈증은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동맥경화로 인한 여러 가지 질병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기에 문제가 된다. 또한 내장지방이 과다할 경우 체내에서 인슐린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되면서 체내 인슐린 분비가 늘어나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여 신장과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
최근에는 비만이 대장암, 유방암 등의 악성 질환의 발생까지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어 복부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 할 만하다.
복부비만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조금 적게 고루 먹자. 체중 조절을 위한 식사의 기본 원칙은 평소 식사량보다는 줄이되 기초대사량보다는 더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슷한 체격인 사람이 먹는 양의 60~70%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끼를 꼭 챙겨먹되 매끼의 식사량을 줄이고 고열량 식품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술자리는 최소로 줄이고 안주를 덜 먹자. 알코올은 1g당 7kcal의 열량을 내지만 체지방으로 축적되지 않고 열로 발산될 뿐이다. 하지만 문제는 술자리에서 술과 함께 꼭 따라다니는 안주이다. 특히 안주로 섭취하는 음식들은 대부분 고열량, 고지방 식품이므로 술과 함께 먹으면 몸이 알코올을 먼저 태우느라 나머지 음식들의 열량은 소비되지 못하여 체지방으로 저장이 된다.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술자리를 경계하고 술을 먹더라도 안주를 덜 먹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주 4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자. 복부 비만 해소에 도움이 많이 되는 운동은 걷기, 달리기, 수영, 구기 운동,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은 운동 중에 체지방을 태워서 없애는 효과가 큰 운동을 말한다. 1주일에 4~5회, 1일 1시간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넷째, 하루 만 보 이상 걷자. 바쁜 현대인들은 일상생활이나 업무 중 신체활동량이 매우 적으므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따로 운동을 못하더라도 하루 만 보 정도를 걸을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약 350~400kcal를 운동으로 소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섯째, 되도록 한식을 먹자. 건강한 체중 관리를 위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고, 포만감을 주면서도 건강에 유익한 한식을 추천한다. 한식은 밥에 국, 생선구이, 나물, 김치 등이 어우러진 식사로 영양소 균형과 함께 다양한 맛과 풍미를 즐기면서도 지방 함량이 낮다. 특히 포화지방은 낮고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많은 식사로 비만과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