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 (내과전문의, 재미의학자)】
양질의 잠은 인간에게 주어진 혜택이며 권리이자, 몸과 마음의 건강유지를 위해서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면서 빛을 구하기 쉬워졌고, 해야 할 일들이 늘어나면서 잠자는 데 소홀하게 된 현대인들을 보게 된다.
옛날 사람들은 풍부한 빛을 얻을 수 있는 낮에 활동했고, 밤에 켜는 희미한 불빛으로는 할 일들을 접어둘 수밖에는 없었다. 따라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잠을 잔다는 간단한 생활양식 속에서 살았던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현대인들은 옛날 사람들에 비하여 1~3시간이나 덜 자는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좋은 잠을 자지 않을 때 우리 몸에 주는 영향으로는 ▶식욕감퇴와 ▶소화불량은 물론 ▶면역성 저하로 인한 감기에 잘 걸리게 되고 ▶졸음운전으로 차 사고를 당하게 된다. 마음에 주는 영향으로는 ▶정신집중장애 ▶기억력 저하는 물론 ?불안증과 우울증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현대인들의 부족한 수면생활은 하나의 패턴으로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존경쟁에서 이기려면 남들이 잠 잘 때 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우리는 많이 볼 수 있다. 사람들에게서 여유가 사라지면서 급박해진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가난한 살림을 살아가기는 했지만, 마음의 여유는 갖고 살면서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있으면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어 보인다. 편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외로워지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잠은 5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1-2단계는 수면 도입부이고, 3-4단계는 깊은 잠으로 들어가는 단계로 델타 수면이라고 부른다. 다음에는 잠이 얕아지면서 5단계로 이어지는데 이때 꿈을 꾸게 된다.
좋은 잠에는 반드시 꿈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1단계로부터 5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90분이 걸린다. 이런 수면 패턴이 5번 이루어지면서 하룻밤의 잠을 자게 되면서 모두 7시간 30분의 수면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보다 너무 짧거나, 긴 수면은 건강에 좋지 않게 작용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양질의 잠을 잘 수 있을까?
1 계명. 맴도는 생각이 잠에 들지 못하게 만든다
낮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생각이 더 이상 진전되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맴도는 것이다.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것이다. 잠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자극적인 TV 프로그램은 이른 저녁시간에 시청하고 취침 시간이 가까워지면 역사책이나 우주에 관한 책을 읽도록 한다. 또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명상법을 하면 좋다. 마음챙김 명상법을 하면 더 좋다.
2 계명. 수면 환경이 좋아야 한다
침실의 전등은 책읽기에 적당하면 된다. 너무 밝은 빛은 잠으로 인도하는 길을 막는다. 또한 침실이 너무 어두워도 좋지 않다. 침대보다 낮은 곳에 보안등을 켜 놓으면 된다. 특히 어린이들은 너무 어두워도 잠자는 데 지장을 받는다.
침실의 온도는 18도 전후가 잠자는 데에는 가장 적당한 온도이다. 약간 싸늘한 온도에서 이불을 덮고 자는 것이 가장 좋다. 겨울철에 숙면을 할 수 있는 대신에 무더운 여름 날씨에서는 잠을 설치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이불도 나일론과 같은 인조섬유보다는 면으로 된 것이 잠자는 데 도움이 된다. 베개도 푹신한 것보다는 약간 단단한 것이 좋다.
3 계명. 수면 의식을 정해 놓아야 한다
일례로 전화 통화와 TV 시청, 특히 뉴스는 초저녁에 시청하고, 저녁 시간이 깊어갈수록 마음의 안정을 구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취침시간이 가까워 오면, 이를 닦으면서 자신에게 잠자는 시간이 오고 있음을 전해준다. 다음에는 잠옷으로 바꾸어 입으면서 이제는 잠 잘 시간임을 자신에게 일깨워준다.
4 계명. 근육이 피곤해야 잠자는 데 도움이 된다
근육을 피곤하게 만들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은 건강 유지에 필수이지만, 좋은 잠을 자는 데에도 절대로 필요한 요소이다. 너무 늦은 시간에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잠자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늦은 밤에 더운 샤워를 하면서 체온을 올려놓아도 잠자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5 계명. 술을 마시면서 잠을 청하는 것은 아주 좋지 않은 방법이다
술은 간에 부담을 주고 기억과 인식에도 나쁜 영향을 주지만, 술을 마시고 자게 되면 토막 잠을 자게 될 가능성이 올라가게 된다.
6 계명. 잠자기 전에 담배를 피우면, 수면에 방해가 된다
스트레스 때 나오는 흥분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나오기 때문이다. 담배를 끊으면 체중이 늘어나게 되는데, 그 이유는 흡연으로 인한 아드레날린이 덜 나오기 때문이다. 아드레날린은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다.
7 계명. 노인이 되면 잠을 못 자는 것이 일종의 통과의례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으로 인한 불면증일 가능성이 있고, 또한 우울증, 불안증,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수면중무호흡증과 같은 질병으로 인한 불면증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위와 같은 문제가 없으면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노인들은 1-4계명에 대하여 잘 검토해보아야 한다. 맴도는 생각이 없고, 좋은 수면의식에 최적한 수면환경 그리고 적절한 운동을 하면, 양질의 수면을 취하게 될 가능성이 올라가게 된다.
8 계명. 잠을 자면서 코를 고는 사람은 양질의 잠을 자는 것이 아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입이 말라있는 사람은 코가 막혀있기 때문에 입으로 숨을 쉬면서 잠을 자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구강호흡을 하면서 잠을 잔다는 것은 잠을 설치는 것은 물론 다른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게 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가 막히고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잠을 자고 난 후에도 개운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당히 위험한 증상으로 이에 대한 마땅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양압기를 사용하는 길 이외에도 막힌 코와 기도를 넓혀주는 시술을 받으면 좋을 것이다.
9 계명. 잠동무의 중요성에 대하여 새로운 인식을 해야 할 것이다
잠동무란 같은 방이나 침대에서 같이 자는 경우를 말한다. 요즈음은 각방을 쓰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는 편인데 대부분의 경우 배우자의 코고는 소리에 좋은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각방을 쓰게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하지불안 증후군이란 병이 있다. 잠을 자면서 발로 차는 등 아무런 뜻 없이 하지를 움직이면서 잠동무를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본인은 물론 잠동무를 위해서도 이에 대한 특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10 계명. 멜라토닌 복용에 유의하자
멜라토닌은 수면제가 아니고, 인간의 24시간 주기를 관장하는 호르몬으로 잠자는 시간을 관장할 뿐 아니라 신진대사 전반에 대한 조절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면을 위해서 멜라토닌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정설로 굳어진 것이 없다고 보여지므로 멜라토닌은 조심해서 복용해야 할 것이다.
수면제 및 신경안정제 역시 조심해서 복용해야 한다. 물론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는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수면제를 복용하면 기억력에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수면제나 신경안정제의 복용은 허약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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