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 (내과전문의, 재미의학자)】
현대인들에게 있어 스트레스는 인생의 최대 적수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스트레스 호르몬 영향으로 몸과 정신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더 나아가 스트레스가 어떤 한 곳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으로부터 동시에 오는 스트레스를 상대로 해야 하는 현대인들은 점점 더 불안해지게 된다. 경제적인 불안감과 점점 좁아지는 사회적인 압력으로부터 21세기는 도망을 칠 수 없는 세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란 무엇인가?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다음의 정의도 상당히 설명이 잘 되어있다.
“스트레스란 기대와 현실 사이의 차이로부터 오는 것이다.”
간단한 정의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최초로 스트레스가 있음을 발견한 한스 셀리 박사는 “스트레스란 변화에 적응할 수 없을 때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 두 가지의 스트레스에 대한 정의를 합해서 스트레스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면 “스트레스란 기대하던 것과 다른 현실에 부딪혔을 때 이에 적응하지 못함으로 오는 마음과 몸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현실에 직면하게 되면 두뇌의 기억장치에 기록되어 있는 전부터의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본 다음에, 주어진 현실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된다. 기억이 없으면 스트레스도 없게 된다. 이때의 기억이란 주관적이다. 따라서 주관적인 기억에 비추어보고 판단하게 되는 마주친 현실에 대한 판단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 점이 스트레스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스트레스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서 오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객관적인 스트레스도 있다. 천재지변, 이상 기후 등 사람의 오관으로 느낄 수 있는 주변상황도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런 객관적인 스트레스라도 주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여부에 따라서 스트레스의 강도가 달라지게 된다.
싸우거나 뛰거나(fight or flight)
‘싸우거나 뛰거나’라는 말은 스트레스를 설명할 때 반드시 나오게 된다. 20세기 초 하버드대학의 월터 캐넌 박사가 최초로 기술한 바 있다. 스트레스를 초래하게 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을 때 우리의 몸이 생리학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한 설명인 것이다.
호랑이와 마주치게 되면 우선은 누구나 놀라게 된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선 심장이 빨리 뛰게 된다. 심장이 빨리 뛴다는 것은 심장으로부터 혈액을 온몸으로 더 많이 보내려는 생리작용에 해당된다.
혈액의 양은 일정하다. 혈액순환에 대한 재분배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혈액의 양은 일정한데 더 필요한 곳이 생겼으므로 그곳으로 혈액을 더 보내주기 위해서는 덜 필요한 곳을 찾아서 그곳으로 가던 혈액순환은 최소한으로 만들어야만 된다. 그래야만 필요한 곳으로 더 보낼 수 있는 혈액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기본적인 스트레스의 생리작용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 스트레스를 정상으로 환원시킨 다음의 몸 상태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 심장을 통한 혈액순환을 늘리기 위하여 우선 심장이 빨리 뛰게 된다. =심계항진
●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액을 보내는 힘을 올려주기 위하여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고혈압
● 관절과 근육으로 혈액이 많이 간다. 많은 힘과 빠른 반사를 위해서이다. =관절 근육통
● 힘을 더 내기 위해서는 혈중 포도당이 올라가게 된다. =당뇨병 또는 신진대사증후군
● 이런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힘을 더 내기 위한 혈중 지방도 올라간다. =고지혈증
● 빠른 판단을 위해서 두뇌로도 혈액이 많이 간다. 남이 못 보는 것을 보게 되고 남이 못 듣는 것을 듣게 된다. =신경과민
소화불량부터 암 발생까지 문어발 영향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별로 많은 혈액순환이 필요하지 않은 기관들이 있다. 따라서 이런 기관들에서는 스트레스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다음과 같은 생리작용이 생기게 된다.
● 위장계통: 소화불량, 변비, 신경성 위장염
● 피부: 피부로 가는 혈액순환이 줄어들게 됨으로써 손발을 비롯한 피부가 차게 된다.
● 생식기관: 성적 동기가 소멸하게 된다. 따라서 불임증, 발기부전으로 이어진다.
● 면역계통: 스트레스로 면역의 중요성은 뒤로 밀리게 된다. 스트레스에 빠지게 될 때 감기 등 바이러스에 약해지는 이유인 것이다. 만성 스트레스와 암 발생과도 무관하지는 않다.
1 이완 기술을 배워라.
요가, 명상, 점진적 근육 이완법, 유도 영상법, 타이치와 같은 이완 기술을 배워서 일상생활화하면 좋다. 이런 기술은 이완 반응을 유도한다.
2 낙관적인 태도를 기른다.
부정적인 생각과 혼자서 하는 말은 스트레스와 무기력감, 절망감 및 우울증을 악화시키면서 부정적인 건강 쪽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3 사회적인 도움을 받도록 한다.
친구나 친지들과 긍정적인 접촉을 하면서 대인관계를 넓혀간다. 사회적으로 격리된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약하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4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자신에 대한 생각을 줄여가면서 남을 위한 봉사를 할 때 스트레스를 줄여갈 수 있다고 한다.
5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라.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세우고, 결정을 하면서 자신과 생활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있을 때 스트레스를 줄여갈 수 있다.
6 운동을 하라.
하루에 30분씩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를 줄여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몸의 건강에도 좋고 뇌의 새로운 신경단위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7 건강한 음식생활.
균형 잡힌 저지방 음식 생활을 하면서 과일, 채소 및 전곡류 등의 섭취를 통하여 적절한 탄수화물을 뇌에 공급하면 뇌를 편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감해주는 세로토닌의 대사에 도움을 주게 된다.
8 정말로 큰일인가?
연구조사에 의하면, 큰일로 인한 고민보다는 작은 일로 인한 고민들이 사람을 더 괴롭힌다고 한다. 잘 생각해 보아야 할 사항이다.
9 혼자서 걱정하고 해결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자신을 찾기보다는 절대자에 의지해서 자신을 찾고 자신의 위치를 정립하고 있을 때 주변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는 하나의 과정임을 알 수 있게 된다. 나에게 주어진 선물 보따리를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애물단지라고 여기는 것보다 좋다.
10 양질의 잠.
잠을 잘 자고 나면 모든 것이 좋아진다. 많은 경우에, 잠자리에 들어갈 때 갖고 들어갔던 고민거리가 아침에 깨어나 보면 훨씬 작은 고민거리로 변해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좋은 잠을 자고 났을 때의 경우이다. 그러나 지난밤에 잠을 설치고 일어난 아침이면 지난밤보다 더 큰 고민으로 될 가능성도 있게 된다. 좋은 잠은 몸의 건강만 되찾아주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생각까지도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들어 준다.